TV를 잘 보지 않고 지내지만 이슈가 되는 프로그램이나 육아, 교육 관련 프로그램은 관심있게 보는 편입니다. EBS 인기 다큐 <초등 생활 보고서>는 언제부터인가 아이들 사회에서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잡을 만큼 흔해진 '따돌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수 개월 동안 교실에서 직접 촬영한 '차별 실험 ' 다큐입니다. 실험이 진행될수록 드러나는 아이들의 비밀스런 집단생활은 또래 초등 아이를 둔 엄마로서 너무나 충격적이고 또 감동적인 것이었어요. 그 충격과 감동, 깨달음을 언제나 만날 수 있도록 <차별을 이겨내는 힘 관심 >이라는 제목의 책이 선보였네요. 초등 아이를 두신 분들은 물론 부모라면 누구나 읽고 아이들의 심리와 세계를 이해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책이었어요. 한 덩치 하는 5학년 3반의 왕따 남석주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이른바 남대위(남석주 왕따시키기 대책 위원회)까지 만들어 철저하게 따돌리는 위원장 박태민의 시선으로 본 이야기와 함께 행동이 느리고 공부를 잘 못하지만 착한 남석주의 억울한 자기 이야기, 남석주를 싫어하지 않고 '안티 남대위'를 결성하여 석주를 돕는 이준이 이야기 등 따돌림 문제를 다양한 입장의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바라보는 관점이 흥미롭습니다. 처음 석주를 따돌리는 남대위 아이들의 이야기만 읽었을 땐 부끄럽지만 솔직히 남석주 같은 아이라면 나도 싫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는데 남석주 자신의 이야기와 석주를 돕는 아이들 이야기를 읽고 나니 초등 아이들이라면 얼마든지 오해를 하고 따돌림이라는 것이 당사자에겐 얼마나 큰 고통인지 알지도 못한 채 왕따를 가하는 가해자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정작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피해자일 뿐이지만 말이에요. 아이들만의 사회를 생생하고 진솔하게 그려낸 <초등 생활 보고서>를 아이와 함께 읽고 함께 사는 사회의 미래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모든 구성원의 소중함을 아는 아이들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