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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도 괜찮아!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23
류호선 지음, 박정섭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8월
평점 :

하교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갑자기 후두둑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우산도 없는데 어쩌나... 걱정이 되지요.
어린 시절 누구나 경험해 보았고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추억입니다.
알록달록한 우산들이 한 눈에 시선을 사로잡는 재미있는 표지의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비가 와도 괜찮아!>랍니다.
비 오는 날 아이의 상상은 마음껏 펼쳐집니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면서 비를 맞지 않는 방법을
곰곰이 생각하는 아이의 모습이 천진하고 사랑스러워요.

3교시가 끝나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답니다.
걱정스러운 아이 표정이 재미있어요.
회색이 된 학교 건물과 검게 변한 태양 등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면서 상상을 하는 아이...
'푸른 수족관' 이라고 씌어진 펜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지요.
펜의 머리부분엔 해파리가...ㅎㅎ
딱 아이의 그림다운 삽화가 정겨움을 더합니다.

아이의 기발하고 거침없는 상상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답니다.
하늘 위 검은 비구름 위로 올라가 신나게 달려가는 아이가 보이네요.
거리와 상점들을 구경하는 재미 속에
144번 버스 뒷자리에 탄 안경 쓴 아저씨를 놓치지 마세요.
이야기 속에 매번 등장하는 아주 중요한 사람이거든요^^

사막으로 이사를 가면 우산이 필요하지 않겠지.
하지만 사막에도 비가 온다고 합니다.
그럼 비가 내리지 않는 곳은 없나요?
남극이나 북극은 너무 추워서 비가 눈으로 변한다고 하네요.
역시 얼음에 구멍을 뚫고 얼음낚시를 하고 있는 아저씨가 보이죠?^^

끝날 시간은 다 되어가는데 빗줄기는 더욱 굵어집니다.
우산 대신 쓸 수 있는 게 없을까요?
나뭇잎은 너무 작고, 비닐봉지는 숨을 쉴 수가 없고,
책가방은 너무 무겁고...

그런데 정말 신기한 일이 벌어졌어요.
커다란 해파리가 내 머리 위로 올라와 우산처럼 펴진 거예요.

비를 한 방울도 맞지 않고 집으로 왔답니다.
그림을 그리고 있는 이 페이지를 보니
처음에 나온 아이의 손 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빠의 손이랍니다
아이에게 우산을 들고 달려갈 수는 없지만
아이를 지켜주고픈 아빠의 마음을 그림에 담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답니다.
신나고 유머러스한 아이의(또는 아빠의) 상상이지만
가슴 한 구석이 따뜻하게 물들어가는 감동도 느낄 수 있었어요^^

이 곳은 수영복 만드는 일을 하는 아빠의 작업실입니다.
우산 꽂이에 꽂힌 우산을 잘 보세요.
해파리 무늬가 멋진 우산 아래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답니다^^
아이를 지켜준 해파리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아이에게 마음껏 상상하게 해 주세요.
아빠의 사랑을, 자신을 사랑하는 모든 이의 마음을
가슴 따뜻하게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