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워죽겠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소녀와 강아지... 널 항상 지켜 줄게! 누가 생각해도 약자인 강아지를 지켜주겠다는 소녀의 다짐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작고 귀여운 강아지의 겉모습 안에 상상할 수 없이 큰 사랑의 힘이 들어 있으리라고는 적어도 처음 표지를 보았을 땐 상상하지 못했다. 그저 흔한 아이와 애완견의 따뜻한 정을 이야기한 책이려니 생각했을 뿐... 표지를 넘기고 이야기가 시작되는 첫 페이지부터 나의 뻔한 상상은 통렬히 빗나가고...^^ 배를 한껏 내민 보무 당당한 모습으로 아이에게 말하는 강아지를 보게 된다. 작은 몸집의 강아지가 내뱉은, 어처구니없기까지 한 그 한마디는 바로 '내가 이 집을 지켜 줄게'라는 것... 사랑하는 소녀를 위해 적도 물리치고 소녀가 위험에 처하거나 힘들어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양말 돛단배를 타고 온 악당들도 쫓아내고 성난 바다도 조용히 시키는 이 놀라운 힘과 용기의 원천은 과연 무엇일까. 도대체 이 강아지의 끝없는 사랑은 무엇 때문일까. 너무나 당연하고 평범해 보이는 짧은 대답이지만 이 대답을 보자마자 빙그레 미소가 떠오르고 가슴이 따뜻해진다. 작고 평범한 강아지에 지나지 않지만 자신의 주인인 소녀를 위해 온갖 정성을 다하겠다는 그 놀라운 사랑과 충성심, 책임감에 유머러스한 상황에 일순간 지어지는 웃음 뒤로 진한 감동이 밀려온다. 오랜 세월 함께 해 온 사람과 강아지의 믿음과 사랑을 다시금 생각하게 했고 변함없이 주인을 믿고 따르는 그들의 충직한 사랑을 당연하게 받을 수 있는 부끄럽지 않은 우리 사람들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사람과 동물과의 관계를 떠나 언제까지나 자식을 사랑하고 지켜주고픈 부모의 마음처럼 생각되어 간결한 글이지만 더욱 생각할 거리가 많은 절절한 사랑 그림책인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