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뚱맞은 표정의 올빼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큭~ 웃음이 터져 나올것만 같은 재미있는 그림에 마음을 빼앗긴 채 표지를 양쪽으로 펴 보니 더욱 재미있는 비밀이 숨겨져 있네요. <반대말> 이라는 제목에 딱맞는 기발한 표지 디자인을 먼저 즐겨 봅니다. 반대말을 소재로 한 유아 그림책은 제법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아주 어린 영유아를 위한 책들로 보드북 소재가 많고, 단순하기 짝이 없는 내용이 많았지요. 보림에서 선보인 이 <반대말>은 제목부터 군더더기 없는 딱 떨어짐으로 다가옵니다. 동글동글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탄생된 올빼미들은 자유로운 공간에서 마음껏 책과 함께 하는 환상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그다지 많은 표정 변화를 보여준다고는 할 수 없는 올빼미를 소재로 어떻게 이런 독특하고도 사랑스러운 책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야기가 시작될 때는 달빛이 고즈넉한 밤입니다. 주어진 반대말 외에 글은 없지만 글이 많은 그림책보다 오히려 더 많은 이야깃거리가 가득한 점도 매력이네요. 설명도 없고, 전개되는 이야기도 없고... 보드북은 아니지만 완전 아기 그림책 아냐...? 하실 분도 계시겠습니다만 저는 이 책을 보는 순간, 아... 저절로 탄성이 나왔고, 아이 역시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었답니다. 즐겁고 유쾌한 상상이 판타지처럼 아름답게 표현되었다는 느낌이예요. 비록 글이라고는 반대말만 간결하게 적혀 있지만 너무나 간결해서 오히려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그림을 보시면 그 아름다움과 유쾌함이 어우러진 묘한 매력에 빠지실 거예요. 이 책은 굳이 반대말 단어 이해를 위해 아이에게 설명하려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림을 보면 저절로 빙그레 웃음이 떠오르고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니까요. 얇은 책 틈에 낀 올빼미의 표정... 정말 재미있죠.ㅎㅎ 아이의 상상력을 한껏 키워주는 즐거운 상상... 제 아이는 저 넓고 크고 두꺼운 책을 바다 위에서 펼쳐 보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어른들도 헛갈리기 쉬운 많다-적다 / 크다-작다 의 개념도 이 책을 보고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그림은 재미있다-재미없다 를 표현한 이 페이지랍니다. 올빼미의 표정, 특히 눈을 중점적으로 보시면, 초롱초롱한 눈으로 열심히 책을 읽는 건 재미있다 아예 눈을 내리 감고 졸다시피 하고 있는 건 재미없다 정말 재치만점 그림이지요.ㅎㅎ 이야기가 끝날 무렵 밤은 가고 어느새 아침이 밝았어요. 밤에 활동하는 올빼미의 특성과도 잘 맞아 더욱 재미있습니다. 영아부터 유아는 물론 초등 저학년 어린이들도 즐길 수 있는 즐거운 상상의 유쾌한 세계를 꼭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그림책이 주는 진정한 즐거움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