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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 꽃들아 - 최병관 선생님이 들려주는 DMZ 이야기
최병관 글.사진 / 보림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한국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만에 민간인 최초로
비무장 지대를 걸어서 3번을 왕복하며 사진 작업을 한
작가 최병관의 감동이 남다른 사진책이다.
긴장과 위험이 늘 존재하는 비무장지대의 자연을
아름다운 생태계의 보고로만 바라보는 시각은 늘 있어왔다.
하지만 시처럼 아름다운 이 사진책은 시간이 멈춰버린 비무장지대의 생생한 모습을
더도 덜도 아닌 있는 그대로 앵글에 담아낸, 가장 담백하고 솔직한 자연을 보여준다.
휴전과 더불어 시간이 멈춰버린 비무장지대엔
못다한 이야기가 그대로 남아 터질듯한 그리움으로 쌓여 있는 듯 했다.
전쟁과 분단을 겪어보지 못한 것은 우리 엄마들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우리는 반공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
분단과 이념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 지
처음엔 막막하고 어렵게만 생각되었다.
하지만 아이들도 남북이 분단되어 있다는 사실은 스포츠 경기 등을 통해 잘 알고 있으므로
의외로 전쟁과 분단을 잘 이해하고 마음 아파하며 공감하였다^^
남북 분단으로 인한 이념을 이용하면서 감성에 호소하는 책이 아닐까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전혀 이념적, 사상적 냄새를 풍기지 않는다.
오로지 비무장지대의 현재의 모습과 자연 생태에만 초점을 맞추고
독자에겐 단지 마음을 울리는 글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할 뿐이다.
아이들과 고즈넉이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어렵지 않은 글과
백 마디 말보다 더욱 감동적인 한 컷의 사진들이 어우러져
잔잔한 감동이 모여 큰 울림을 이루어 내고 있다.
사상과 이념을 떠나 가슴 아픈 우리 역사를 바로 알고
아픔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의 빛을 비무장지대에서 찾을 수만 있다면
우리 아이들도 평화와 생명의 소중함을 깊이 깨달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