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를 위하여 - 서울대 교수진이 추천하는 통합 논술 휴이넘 교과서 한국문학
황석영 지음, 이주영 그림, 방민호, 조남현 감수 / 휴이넘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한국 문학...
학창 시절 그 매력에 심취하여 밤새워 읽던 기억이 아련하다.
실로 오랫만에 주옥같은 작품들을 만나는 기쁨과 즐거움을 만끽하였다.

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 에는 <아우를 위하여>, <금단추>, <지붕 위의 전투>, <잡초>, <자객>, <북망, 멀고도 고적한 곳> 모두 여섯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아우를 위하여>는 제목 그대로 동생에게 쓴 형의 편지 형식으로 구성된 '서간체 소설'이다.

주인공은 서울 수복 이후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노깡(하수도 공사 등을 위해 시멘트 따위로 땅에 묻은 시설물)속에 총알을 찾으러 들어갔다가 뼈다귀를 발견하는데 , 그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 공포로 깊숙히 자리잡게 된다.

'메뚜기'라는 별명을 가진 담임 선생님은 절대적인 권위를 행사하는 영웅같은 상징적 존재이며, 그런 담임 선생님의 모습을 꼭 닮은 영래라는 인물이 선생님의 권력을 대리 행사한다.
동등한 급우들의 관계는 사라지고 지배와 복종의 관계만이 횡행하는 교실,
영웅의 탈을 쓴 독재자의 횡포에 억눌린 아이들의 모습은 마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보는 듯 하다.
불만은 팽배해있지만 저항할 용기를 내지 못하던 아이들은 교생 선생님의 등장을 계기로 저항과 부정이라는 큰 용기를 내게 되는데...

알레고리와 성장 소설이라는 두가지 특징을 가진 이 작품은 당시 사회적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불의를 부정하고 저항하는 용기를 낸 이후 건강함을 되찾는 과정과
주인공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노깡 속에 들어가는 모험을 하는 과정이 오버랩되며 커다란 감동과 흐뭇함으로 다가온다.

"애써 보지도 않고 덮어놓고 무서워만 하면 비굴한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겁쟁이가 되어 끝내 무서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거예요"

교생 선생님의 이 말은 주인공으로 하여금 노깡에 대한 극심한 공포와 권위에 대한 맹목적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한 원동력이 되었으리라.
나 자신에게는 물론 아이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용기를 북돋우는 좋은 말이다.

맹목적인 집단 의식, 영웅 예찬의 문제점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용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독자들의 연령을 고려한 다채로운 코너들이 문학작품의 부담감과 거리감을 줄여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논술에 도움되는 깊이 있는 작품 분석과 독서 길잡이 역시 교과서 한국문학만의 돋보이는 장점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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