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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설탕 두 조각 ㅣ 소년한길 동화 2
미하엘 엔데 지음, 유혜자 옮김 / 한길사 / 2001년 5월
평점 :
딸아이가 좋아하는 책 1순위에 빛나는 참 재미있는 책이예요.
이 책은 워낙 유명한지라 모르시는 분들이 없으실테지만요.^^
90여 쪽의 분량이지만 취학 전후 아이들도 푹 빠져서 볼 수 있어요.
초등 저학년 정도가 딱 읽기 좋구요.
워낙 내용이 흥미진진하고 코믹한데다 뒷부분에선 마음도 찡~ 하니까요.
팬터지 문학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모모>와 <끝없는 이야기>의 저자 미하일 엔데가 아이들의 현실 세계에서의 갈증과 억눌린 욕구를
시원하고 후련하게 치유해 주고 있는 통쾌한 작품입니다.
요정에게 얻은 마법의 각설탕 두 개.
그것을 넣은 차를 마신 다음부터 아이의 말에 반대할때마다
부모의 키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ㅡ.ㅡ;;;
비록 책 속의 이야기지만 아이들은 얼마나 통쾌할까요.
딸아이도 책을 읽는 내내 킥킥,낄낄,우하하... 웃고 소리지르고 난리였답니다.
저 녀석도 대리만족을 느끼는구만... 싶어서 저는 허걱,,,했습니다만.
부모님이 자기가 원하는 건 다 안들어준다고 생각하는 아이 렝켄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마법을 쓸 줄 아는 요정을 찾아가지요.
요정에게서 각설탕 두 개를 받게 되는 렝켄.
부모님이 렝켄의 말을 들어주지 않을 때마다
원래의 키에서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는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이지요.
렝켄이 만화영화를 보고 싶어하는데 아빠는 뉴스를 보십니다.
그 순간 '푸시식!' 바람빠지는 소리가 나면서 아빠의 키가 반으로 줄어버리지요. 엄마도 곧 같은 신세가 되고 맙니다.
이젠 너무나 작아진 아빠엄마.
그 와중에도 통조림을 따다 다친 렝켄의 상처에 반창고를 붙여주는 엄마.아빠.
'키가 작아진 부모님은 딸의 손가락에 반창고를 감아 주느라 쩔쩔맸습니다. 하마터면 자기들도 반창고에 붙을 뻔했습니다.'
제 딸아이는 이 대목에서 엄청 웃어대다가 엄마아빠가 불쌍했던지 곧 숙연한 표정이 되더군요.
렝켄은 처음 생각처럼 재미있지도 즐겁지도 않은 상황에 고민합니다.
부모님이 안됐다는 생각도 들고... 마침내 렝켄은 요정을 다시 찾아가게 됩니다.
이야기의 재미는 여기서부터 급격히 증가하는데요.
이번에도 요정은 각설탕을 하나 줍니다.
그 각설탕은 렝켄이 먹어야 하고 렝켄이 엄마아빠의 말을 거역할때마다 렝켄의 키가 점점 작아지게 된다는데...
그리하여 요정은 시간을 사건 전으로 되돌려 줍니다.
렝켄은 설탕을 먹었고 그 순간부터 부모님의 말씀을 이상하리만큼 잘 듣습니다.
이상하게 여긴 부모님께 그간의 이야기를 다 한 렝켄.
아빠의 기지로 평생 수동적으로 말 잘들으며 살아야 할 운명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아빠의 기지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다들 아시죠?^^)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부모의 키를 원상태로 돌려놓은 렝켄의 결정이 얼마나 다행인지요.
아이에게 요정에게 부탁하고 싶은 소원이 뭐냐고 했더니
엄마는 더 예쁘게 아빠는 더 멋있게 만들어 달라고 할거라나요?
아빠엄마를 절대로 작게 만들고 싶진 않다니
이거 휴~~ 하고 가슴을 쓸어내려야 할 일입니다.ㅎㅎㅎ
부모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아이들이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 가족 모두의 이해와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 동화를 통해 절실히 깨달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