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튼 -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과 배려
닥터 수스 지음, 김서정 옮김 / 대교출판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닥터 수스....
처음 책의 제목과 표지 그림을 보았을 때 너무나 반가웠던 그의 그림.
아직도 책을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빙그레 미소가 지어지며 흐뭇해진다.
영미권 어린이들의 필독서로 자리잡은 그의 책들은 비단 파닉스적인 가치를 논하지 않더라도 그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책들이다.

지금 3학년인 아이가 서너살때부터 닥터 수스의 책들을 보며 자란 탓인지 아이 역시 이 책을 보자마자 아주 반가워하고 기뻐했다.
한국어판으로 그의 책을 만나볼 수 있다는 설렘은 어른인 나에게도 예외가 아니어서, 책을 받은 날 바로 뒤에 수록된 영문 원문으로 먼저 읽어 보았다.

그러나, 곧 아뿔싸....
역시 닥터 수스는 만만치 않았다. 그의 리드미컬하고 유쾌한  말장난들은 여전했던 것이다.
원서로 읽는 감동을 먼저 느끼고 싶었건만, 곳곳에서 헤매게 되었고 결국은 맘편히 한국어 편을 읽게 되었다.

4살 둘째에게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예쁘고 따뜻한 이야기가 닥터 수스만의 유머러스하면서도 기괴한(?그의 그림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으로  펼쳐진다.

마음 착한 코끼리 호튼이 바람에 날려 지나가는 먼지뭉치를 발견하고, 그 먼지뭉치위('누구' 마을)에 살고 있는 조그만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그린 이야기이다.
다른 동물들은 그 누구도 이 '누구' 들의 존재를 믿지 않아 심술궂게 괴롭히고 없애버리려 하지만, 호튼은 끝까지 작은 친구들을 지켜 준다.

진리를 말하여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아이에게 물어보니 너무나 슬프고 기운이 빠질것 같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진리를 부정하는 데 동참할 수는 없다고 한다.
호튼 역시 지치고 힘들었지만 끝까지 작은 친구들의 존재를 입증하려 애를 쓴다.
'누구' 마을 사람들은 조그만 아이까지 조금이라도 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힘을 합쳐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큰 소리를 낸다.
드디어 먼지뭉치에서 울려 퍼진 작은 사람들의 소리는 다른 동물들에게도 전달이 되고, 호튼의 말을 믿게 된 동물들은 이제 모두 작은 친구들을 지키는 데 동참하게 된다.  

어른의 시각에서 본다면 참으로 사소하고 별 것 아닌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부제에도 밝히고 있듯이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과 배려' 라는 소중한 진리를 깨닫게 하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비록 작고 사소한 것일지라도 어느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으며 하찮은 생명체란 없다는 것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평소에도 지나칠 정도로 작은 것들(곤충 등)을 아끼는 딸아이는 책을 읽는 내내 호튼이 그 작은 사람들을 지켜주지 못할까봐 마음을 졸였다. 극적인 긴장감을 지나 마침내 해피 엔딩으로 끝나자 무척이나 안도하는 눈치다.

영어 원문으로 읽어보는 호튼 역시 또다른 맛이 있어 참 좋았다.
라임을 즐기며 닥터 수스 느낌 그대로 읽어 나가면 되는 것을, 처음엔 왜 그리 헤맸던지..ㅎㅎ

집에 모아둔 닥터 수스 책들 사이에 이 책을 잘 꽂아 두었다.
그의 책들 중 제일 크고 외양도 가장 멋드러진 책, 호튼은 둘째에게까지 오랫동안 사랑받을 책임을 예감할 수 있어 더욱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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