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사람이잖아.



누구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일로 당해보기 전까지는 절대로 공감할 수 없다.


우리 안에 있는 분노들은 방향성을 잃고


어디로인가로 무작정 흘러가고 있다.


이러한 분노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수확을 하기 위해 키우고 있는 것일까.


혹은 알알이 맺혔던 분노가 의도치 않게 수확을 앞두고 있는 것일까.


톰의 가족이 도착한 그곳은 희망도, 꿈도, 미래도 없는 곳이었지만 그럼에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작은 단서를 제공한다.


그것은 오로지 뭉칠 것, 하나가 되어 소리칠 것.



(우리가 시간 당 25센트를 주겠다고 할 때 30센트를 달라고 하는 개자식들이 다 빨갱이야!


분노의 포도가 사람들의 영혼을 가득 채우며 점점 익어간다. 수확기를 향해 점점 익어 간다.


말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녀석들을 굶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
그건 말 얘기지. 우린 사람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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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5-23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사람’이라서 어떤 특정한 상황에 휩쓸러 쉽게 분노하고, 타인의 상황을 지켜보면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당해보면 정신 차리게 되죠. 물론, ‘사람’이 덜 된 존재는 정신 못 차리고 매번 실수를 반복합니다. ^^;;
 

분노는 무엇을 향해 있는가?



고향에서 희망을 잃고 캘리포니아로 떠나는 톰의 가족들.


캘리포니아는 포도, 오렌지가 넘쳐 나고 일자리가 많이 있으며 여기에서처럼 굶주리지는 않을 거야.


기대를 품고 사막을 지나서 서부로, 서부로.


배경은 미국이지만 그곳의 목소리는 여기, 지금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피도 눈물도 없는 은행, 거대 기업.


고향을 그리고 희망을 빼앗긴 사람들.


캘리포니아로 새 꿈을 찾아 떠나지만 그곳 사람들 역시 호의적이진 않다.


사람들이 많이 모일수록 임금은 줄어들고, 그들을 착취하는 것은 쉬워진다.


사람들의 분노는 모여서 어디로 향하게 되는 것일까?




˝원래 사는 게 그런 것 아닌가? 마음껏 즐기면서 다른 건 신경쓰지 않는 것. 하지만 비열하고, 고독하고, 나이 많고, 실망으로 가득 찬 인간은 죽는 걸 두려워하지!˝



p.s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겨우 1권을 끝내고 이제야 2권을 들게 되었다. 최근에는 세계문학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는데 시만 읽다가 소설을 읽으니 잊고 지냈던 즐거움이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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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책의 날 10문 10답


Q1.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출근하는 시간에 지하철에서 책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때 귀에는 이어폰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습니다.
지하철의 작은 소음은 책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Q2. 독서 습관이 궁금합니다. 종이책을 읽으시나요? 전자책을 읽으시나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책을 접거나 하시나요?
전자책을 사 보기도 했지만 역시 책은 넘기는 맛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종이책을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물론 주간지는 배달이 오기 전 전자책을 보고 있지만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지는 않습니다. 책은 항상 깨끗한 형태로.
물론 좋은 구절이 있는 부분은 접습니다. 밑줄을 긋고 싶거나 따로 남기고 싶은 부분은 공책에 필기를 하고 있습니다.



Q3. 지금 침대 머리 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요?
이부자리 근처에 책은 있지 않습니다. 책은 집중하면서 보고 싶기 때문에 자기 직전에 졸린 상태로 보는 것을 선호하지는 않거든요.
다만 현재 읽고 있는 책은 <분노의 포도>, <순자2>, <현대문학·문화비평용어사전> 3권입니다.



Q4. 개인 서재의 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열해두시나요? 모든 책을 다 갖고 계시는 편인가요, 간소하게 줄이려고 애쓰는 편인가요?
고전/세계문학/시 3가지 정도로 분류를 해놓고 있습니다. 세계문학의 경우에는 민음사, 문예출판사, 문학동네, 펭귄클래식, 열린책들로 분류를, 시의 경우에도 역시 문학과 지성사, 민음사, 창작과 비평사, 문학동네로 출판사별로 분류해놓고 있습니다.
한번 읽고 말 책과 끝까지 가져가야 할 책을 구분하고 놓자는 주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한번 읽고 소장가치가 없다고 느낄 경우에는 중고서점을 이용해 팔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책이 점점 늘어나는 이유는 아마 좋은 책이 많아서라고 변명하고 싶네요.



Q5.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어린왕자>였습니다. 초등학교 때,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읽을 때마다 좋았던 구절이 달랐고 느낀 점도 많이 다르더군요. 좋은 책은 읽을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책이 아닐까요.



Q6. 당신 책장에 있는 책들 가운데 우리가 보면 놀랄 만한 책은 무엇일까요?
‘놀랄 만한’ 책이라는 것은 평소 저의 모습을 보았던 사람을 전제로 했을 때.
아마도 동양고전이나 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동양고전은 제 또래의 사람들이 즐기지 않는 분야이고, 시는 소장하고 있는 권수가 꽤 많이 때문입니다.
평소 아는 사람들은 ‘독서’를 잘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놀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Q7.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중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작가’는 아니지만,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공자’입니다.
논어는 그가 집대성한 책은 아니고 제자들이 엮은 책이지만 인생의 책이라고 삼을 만큼 정말 좋은 책이기 때문입니다. 만나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당시 중국보다야 외적으로는 평화롭지만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내적으로 방황하고 힘들어하고 있죠. 가르침을 받고 싶기 보다는 커피 한잔 마시고 싶다, 아니 차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작년부터 맹렬하게 책을 읽어낸 덕분에 꽤나 유명한 책들은 거의 완독을 했습니다. <죄와 벌>,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 <안나 카레니나>, <돈키호테> 등. 막대한 분량을 자랑해서 시도가 어려운, 그렇지만 꼭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사기 열전>, <자본론>은 끝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Q9. 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
한번 잡은 책은 늦더라도 꼭 완독을 하는 편인데, 이상하게도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끝까지 읽지 못했습니다. 집중을 못했던 것인지, 작가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아서 마치지 못했던 것인지. 여성이 어떤 부분에 있어서 우대받아야 한다는 생각에는 동의를 하지만, 그녀 역시 가정부를 두고 꽤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지 않았나를 생각했을 때는 버지니아 울프를 마냥 극찬하기는 힘드네요.



Q10. 무인도에 세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굳이 ‘책’이라고 한다면 <논어>, <죄와 벌>, <입 속의 검은 잎> 3권입니다.
<논어>를 통해서 배움의 기쁨을, <죄와 벌>에서 인생을, <입 속의 검은 잎>에서 반성을 배우고 깨닫고 싶습니다. 이 세 권의 책들은 언제 어디서 몇 번을 읽어도 좋을, 나침반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꽤나 안타까운 것은 ‘무인도’라는 전제를 하지 않고서도 지금 책을 읽고 있는 제 모습이 마치 ‘무인도’가 아닐까 하는 기분이 든다는 것입니다. 독자(讀者)가 아닌 독자(獨者)가 되는 것은 아닐까, 아무도 책을 읽지 않는데 누구나 책을 읽으라고 말하는 이상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책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기쁨인지, 또한 동시에 얼마나 큰 외로움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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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6-05-28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을 좋아합니다. 특히 :-)
 

총선을 잊은 당신, 초심을 잊은 당신에게



4.13 총선이 2주가 지났습니다.


투표 결과에 만족하거나 혹은 불만족스럽거나.


어느 쪽이든 누구에게 이번 총선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을 것입니다.


투표를 모두 하셨는지, 어느 순간 ‘정치’가 절대 내뱉어서는 안 되는 금기어가 된 기분이네요.


성향을 살짝 떠 봐야하고 내 편인지 확신이 없는 한 ‘정치’는 그야말로 싸움이 일어나기 딱 좋은 주제이니, 모두 외면해 버리게 되는 것이 현실이죠.


총선 직전에 <목민심서>를 펴서, 총선이 지난 후 완독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조선시대가 배경이니만큼 <목민심서>를 현 상황에 완벽하게 비춰볼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직접 ‘뽑고’, 조선시대에는 ‘임명’한 것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민심서>의 몇 구절은 이번 국회의원들에게 필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 마지막 인용 부분은 정말 무섭지 않습니까?


악독하고 간사한 자는 이름을 비석에 새겨 영구히 복직하지 못하게 한다.


3선, 4선, 혹은 5선 국회의원.


설마 이 중에 ‘악독하고 간사한’ 사람이 복직하게 된 것은 아니겠죠?


삼권분립의 원칙에 맞게 국민의 뜻을 따르는 국회의원의 모습이 되기를.



(다른 벼슬은 구해도 좋으나 목민의 벼슬은 구해서는 안 된다.


청렴은 천하의 큰 장사이다. 욕심이 큰 사람은 반드시 청렴하려 한다. 사람이 청렴하지 못한 것은 그 지혜가 짧기 때문이다.


이익에 유혹되어서도 안 되고, 위세에 굴복해서도 안 되는 것이 수령의 도리이다. 비록 윗사람이 독촉하더라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있어야 한다.


악독하고 간사한 자는 모름지기 정당(政堂) 밖에다 비석을 세우고 그 이름을 새겨 영구히 복직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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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나의 관점에서


전지적인 나의 관점에서 내가 질투하는 것과 외면하는 것.


당신의 모든 기억에 내가 없다는 것.


당신의 ‘첫’을 함께 하지 못했다는 슬픔, 아니 질투, 아쉬움, 집착.


그러나 나의 모든 기억에도 역시 당신은 없다.


나의 ‘어떤’ 눈물, 한숨.


다행인가요?


김혜순, 당신의 첫
(내가 세상에서 가장 질투하는 것, 당신의 첫, /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질투하는 것, 그건 내가 모르지. - 첫, 김혜순)


김소연, 수학자의 아침
(눈물 따위와 한숨 따위를 오래 잊고 살았습니다 / 잘 살고 있지 않는데도 불구하고요 -수학자의 아침,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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