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 상영되기 위해서 필요한 해설이 잘 나와있다.


줄거리나 대사가 재미있었다거나 기억에 남는다고 보긴 어려웠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 연극이 이루어질지 궁금증이 생겼다.


인생은 결국 희극이나 비극이 아니라
일종의 부조리극이 아닐까.


옆에 있지만 소통이 되지 않고
서로 대화가 되지 않는 상황
그러나 우리는 무대에서 내려갈 수 없는 배우이다.


가끔 독백도 하고 방백도 해야 하는
내 속마음을 이야기하기도 감춰야하기도 하는
내가 원하는 줄거리가 아니더라도
내 인생은 단 한 번의 초연이자 마지막 공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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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잡히질 않아 책을 읽기가 어려웠다. 눈으로 읽으면서도 마음이 따르지 못했으니, 어떤 책을 골라도 끝까지 읽지 못했다.


마음의 안정을 위해 <대학>을 고르게 되었다는 것이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았다. 책 하나로 마음이 뒤집혀진다는 것은 극적인 것이고,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누군가 힘들 때 성경을 찾는 것처럼, 나는 그 책이 <대학>이었던 것이고, 불경을 읽은 느낌이었다.



사람을 미워하지 말고 공정하게 대하라는 것, 마음을 편안히 먹으라는 것은 평범한 말이지만 꼭 필요한 순간, 들어야 할 때가 있다.


머무를 데를 안 뒤에야 일정한 방향이 서나니, 일정한 방향이 선 뒤에야 동요되지 않을 수 있고, 동요되지 않은 뒤에야 편안히 머무를 수 있다. 편안히 머무른 뒤에야 생각할 수 있고, 생각한 뒤에야 깨달을 수 있다. (p39)


집안을 바로잡음이 자기 몸을 닦음에 달렸다고 하는 것은 사람이란 제가 가까이 하고 사랑하는 이에게 공정하지 못하며, 제가 천하게 여기고 미워하는 이에게 공정하지 못하며, 제가 두려워하고 존경하는 이에게 공정하지 못하며, 제가 애처롭고 불쌍히 여기는 이에게 공정하지 못하며, 제가 오만히 대하고 게을리 다루는 이에게 공정하지 못하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좋아하되 그 나쁜 점을 알아보며, 미워하되 그 좋은 점을 알아보는 사람이란 세상에 드물다. (p114)


그래서 군자는 자신에게 선한 것이 있고 난 뒤에야 남에게도 선한 것이 있기를 촉구하며, 자신에게 악한 것이 없고 난 뒤에야 남에게 악한 것이 있음을 나무라고 그것을 교정해 줄 수 있으니, 이런 것이 바로 ‘서(恕)의 도리’이다.
‘서’는 ‘자신의 경우를 미루어 남에게 미치게 함’이다. 세속적인 의미의 용서의 뜻도 여기에서 나왔지만 ‘서’는 그렇게 단순한 내용으로 받아들여질 성질은 아니다. ‘서(恕)’라는 글자의 본뜻은 ‘여심(如心)’이다. 자신을 다루는 마음과 ‘같은 마음’으로 남을 다루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과 ‘같은 마음’으로 남을 사랑하라는 뜻이다.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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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자유로운가?


나는 자유롭지 않다. 거대한 기계 안에서 작은 톱니바퀴 혹은 자동인형이 되어가고 있다. 일하지 않는다고 해도 자유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도 자유를 갖기 어렵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익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물론 나의 시간에 대한 대가는 눈에 보이는 돈으로 들어온다.


그러나 다시는 오지 않을 순간, 찬란한 빛과 같은 당신의 시간을 가져가는 대신에 6000원이니 7000원이니 혹은 만원이니, 몇 만원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과연 동등한 가치라고 말할 수가 있을까?


이 책을 읽을 당시에는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에 꽂혀 있었다. 일을 하지 않아도 국민이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기본소득’. 그러나 이 기본소득을 받는 사람이 자신의 시간을 헛되이 쓴다면. 그러나 그것도 역시 그의 자유이다. 어떤 기준으로 헛되게 시간을 쓰는 것인지, 혹은 알차게 쓰는 것인지 아무도 판단할 수 없다.


애초에 우리는 효율성과 이익에 너무 매몰되어 있지 않은가. 야근에, 휴일에 시간을 반납하면서 나머지 시간은 잡다한 쓰레기로 채워지고 버려져간다.


내 자신에 대한 성찰, 진지한 고민. 저녁이 있는 삶, 나 자신이 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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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또예프스끼의 장편을 워낙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죄와 벌과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은 인생의 책이라고 해도 좋다.) 기대감이 컸다.


중단편집에 있는 작품들이 모두 다 좋다고 하는 것은 무리이겠지만.


단편이라고 할 때는, 줄거리나 글의 완결성만을 생각했는데 등장인물을 빼놓았다니. 등장인물만의 신경질적인 매력, 그럼에도 어딘가 허술해서 도저히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럼에도 내 마음 속에는 여전히 죄와 벌,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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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0-11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스또예프스키의 두 번째 소설 <분신>이 발표 당시 좋은 평을 받지 못했어요. 작가 본인도 이 작품에 크게 실망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이 소설을 좋게 봤습니다. ^^
 

9월의 부산

해동용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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