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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사슬과 빛의 조각 ㅣ 레이디가가
아라키 아카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4월
평점 :
MZ 세대 애거사 크리스티"로 불리는 작가 아라키 아카네가 선사하는 "본격+사회파" 미스테리!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ABC 살인사건"을 오마주한 정통 미스테리 소설!
카피만 보고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소설은 많지만 정작 읽고나서 만족감을 느낀 소설은 드물다.
끊어진 사슬과 빛의 조각 - 이란 작품 역시 기대반 실망에 대한 걱정 반으로 시작했다.
소설은 1막과 2막으로 나뉘어져 있다.
1막은 외딴섬에 놀러간 여섯명의 친구들과 안내인.
그중 한명은 다른 다섯명에게 원한을 가지고 있고 그들을 죽이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차례로 한 명씩 살해된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판박이 구성성인데다가.
마지막 결말도 식상해서 실망을 금치 못했다.
2막이 시작된다.
1막과는 전혀 상관 없을 거 같은 젊은 여성이 주인공이다.
연쇄 살인이 일어나고, 살인의 목격자가 죽는다. "ABC 살인사건"과 유사하다.
1막을 다 읽고, 2막을 읽기 시작했을때, 이소설을 끝까지 읽어야 할지고민을 많이 했다.
정통미스테리소설이 주는 추리의 즐거움은 커녕, 범인의 의도나 살해동기 역시 공감하지
못했다.
2막 후반부터, 얽히고 섥힌 인간관계가 서서히 들어나고
이 소설의 주제는 처음 부터 미스테리 소설의 트릭이나 추리가 아닌 다른 것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때 소설의 참 맛을 느낄 수가 있었다.
"끊어진 사슬과 빛의 조각"이라는 제목이 암시하는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을때는
작은 전율도 느껴졌을 만큼 울림을 주었다.
인간관계라는 것은 어느 정도 소유욕을 동반하고 있다.
그 소유욕이 건전하고, 정도가 지나치지 않을때는 좋은 관계의 윤활유가 되지만,
삐뚤어 졌을때는 관계(사슬)를 망치고 끊어버린다.
하지만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가 없는 존재이다. 끊어진 사슬은 다시 다른 사슬(관계)와
이어진다. 그 관계가 빛의 조각이 되길 ...
여담으로, 작가는 이소설에서 차별받은 여성들의 시스터 후드를 그리고 싶다고 한다.
2막의 주인공 마리아와, 여형사 이쿠코 콤비의 이야기를 다른 작품에서도
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으로 그려낸 것도 이 소설의 다른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