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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소녀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7월
평점 :
자신의 교구에서 학대받은 아이가 사망하자, 그 책임을 물어 서식스의 외딴 교외 마을(채플 크로프트)로 좌천된 여자 신부 잭과, 그녀의 딸.
도착하자 마자, 교회를 둘러싸고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이유없이 적대하는 주민들과, 딸에게 접근하는 친구들. 그리고 종종 나타나는 유령들.
500년전 메리여왕의 종교박해로 이 마을에선 두명의 어린 소녀를 포함한 8명의 주민들이 화형에 처해졌는데 그것을 기려 짚으로 만든 소녀 인형(버닝걸스)를 불태우는 풍습마저도 기괴스럽게 보인다.
더군다나 30년전에는 실제 두명의 소녀가 마을에서 감쪽같이 사라지는 일도 일어났다.
주인공인 여자신부 잭은 사춘기 소녀인 딸을 돌보고, 자신에게 일어나는 알수없는 사건들을 마주하며 묘한 공포감에 휩싸인다.
불타는 소녀들은 잘짜인 스릴러이다.
독자들은 도입부부터 스토리에 호기심을 느끼게 되고, 주인공의 잭에 감정을 이입하며, 사건의 진실을 쉴새없이 따라간다.
그리고 마지막 허를 찌르는 반전 역시 기가 막히다.
1인칭 주인공 시점과, 단문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문체 또한 매력적이다.
마지막 책장을 덮었을때, 무엇인가에 홀린듯... 아니 작가가 친 거대한 사기극에 무릎을 탁치게 된다.
작가가 유주얼 서스팩트의 카이저 소제를 언급한 것은 일종의 메타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