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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이었던 소녀 ㅣ 스토리콜렉터 41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로보텀은 이 시대의 진정한 거장이다"- 스티븐 킹의 말에 끌려 고른 이책은 호주 제 1의 범죄소설가라는 명성에 걸맞는 걸작이다.
범죄스릴러의 묘미는 트릭이나 반전, 혹은 뛰어난 수사기법, 초인적인 형사 그리고 그에 걸맞는
희대의 악당. 두사람의 전쟁같은 말 그대로 스릴넘치는 스토리에 있다.
그러나 이책은 좀 다르다. 심리학 박사인 주인공은 파킨슨 병을 앓고 있고, 별거남이지만, 아내와 딸을 지극히 사랑하고 감정에 휩쓸려 어리섞은 일을 벌이기도 하는 , 흔히 보는 형사소설 히어로 타입은 아니다. 사람의 심리를 잘 꿰뚫어 보는 거 외엔 오히려 동정이 가기까지하는 중년의 남자이다.
소설의 묘미는 작가의 문체에 있다. 주인공 조의 시점으로 기교없이 짧고 명확하게 서술하는 문장은 경쾌하지만, 묵직한 울림을 주었다. 특히나 독백형식으로 내뱉는 생각들은 삶의 어떤 진리를 언뜻언뜻 보여주는 장르소설에 어울리지 않는 철학도 담겨져있다.
"배심원들이 제아무리 엄청나게 무지하고 변호사들의 궤변에 쉽게 휘둘린다 해도 나는 보통 사람
들에게 기대를 걸어보겠다. 그들은 법과 정의가 때로 다르다는 걸 모르지 않을 테니까"
- 본문중
작가가 기자 출신이라 실화를 바탕으로 진짜 실감나게 잘쓴거 같다
특히나 영국의 인종차별주의나 민족주의자 신나치즘 테러를 바탕으로 일련의 사건이 꼬리를
물고 정교하게 이어지는 것은 작가가 뛰어난 스토리 텔러라는 것을 말해준다.
오랫만에 묵직하고도 재미있는 추리소설을 만났다. 마이클 로보텀의 다른 책도 구입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