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4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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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상으로 쉬고 있는 형사 혼마에게 평소 왕래가 없던 먼 친척이 갑자기 사라진 약혼자를 찿아달라는 부탁을 한다.  여성의 행방을 쫓던 혼마는 사라진 여성의 신상명세가 모두 거짓임을 알게되고 모종의 범죄에 대한 예감을 갖고 깊이 파고든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얻어 사라진 여성이 실은 신지 쇼코라는 여성이며 거대한 채무에 시달리다 신분을 세탁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 것을 알게 된다.

 

 화차는 범죄 스릴러 혹 추리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은 사회 고발 소설이다.  형사는 부상으로 쉬는 상태라 경찰 신분으로 수사를 하지 못한다. 심지어 부상으로 다리를 전다. 일반인이 할수 밖에 없는 답답하고 힘든 방법으로  사건을 더듬어 나간다. 스토리의 중반을 넘어가면 범죄자도 동기도 다 밝혀진다. 물론 추측뿐이다.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하지만 독자는 어이없게도 범죄자의 상황에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 신지 쇼코가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본인의 잘못도 아닌 일로 평생을 지옥 같은 상황에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동정하게 된다.

 

  철학적인 질문도 던진다.  인간은 자기가 되고 싶어하는 허상을 쫓기위해 어리섞은 짓을 저지른다. 뱀이 탈피하는 것은 어리섞게도 다리를 갖고 싶어해서이다.  원래 다리가 없는 존재임을 인정하지 못하고... (근데 과연 그게 어리섞은 것일까? 누구가 가지고 있는 자연스런 욕망이 아닐까)소설의 배경은 1990년대이지만, 놀랍게도 현재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과 너무다도 흡사하다.  모두가 못살고 ,미디어가 발달 하지 않았을때는 현재의 삶에 비교적 만족하면 살아간다. 그러나 인간은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행복을 느끼는 존재이기때문에 자신이 갖 지 못한것에 대해 안타까와하고 부러워하며 불행해한다. 현실 만족이란 없는 것이다. 

 

 행복은 마음속에 있다는 진부한 말은 가난한자들의  자기만족에 불과하다. 남과의 비교를 통하지 않고 스스로 마음의 행복을 얻는 사람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마음수양을 닦은 사람이거나 현대 물질문명과의 접촉이 없는 사람이거나, 자존감이 높거나, 이상주의자거나... 여튼 보통사람은 아니다.  재화는 한정되어있고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기 때문에 모두가 행복한 세상은 오지 않는다.

 

 요즘들어 진보와 보수 ,  자유와 평등 , 자본주의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많이 생각해본다.

 혼마처럼 누가 범인인가는 이제 더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방향을 잃지 말고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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