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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계곡
스콧 알렉산더 하워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평점 :
20년의 시간차이가 나는 계곡이 세 개가 있다.
내가 사는 계곡을 중심으로 서쪽의 계곡은 지금보다 20년 앞선 세상, 동쪽의 계곡은
20년전의 세상이다.(가상의 세계)
이 소설은 SF소설이 아니고,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세상이 배경이다.
계곡의 경계는 군인들이 지키고 있고, 시간개입을 통해 과거,혹은 미래를 바꾸려고
계곡사이를 드나드는 민간인들을 감시한다. (무단으로 출입할 경우에는 사살)
이 세계에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직업이 정해진다.
학생들이 각자 지원한 직종에 면접 비슷한 시험을 보고, 그 시험에 통과해야
그 직업을 가질 수가 있다.
설정은 환상소설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한편의 성장소설같다.
주인공 소녀 오딜이 어릴때 경험과 20년후의 경험 그리고 시간개입으로
이루어지는 어린시절 상처에 대한 치유.
한 사람이 20년의 시간을 오가면서 겪는 타임패러독스나
설정의 오류쯤은 무시해도 좋을 것이다.
이 소설의 주제가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과거를 돌아보는 존재이다.
그랬다면 어땠을까. 그랬을 껄... 껄무새라고 해야하나.
하루에도 몇번씩 과거를 회상하며 후회를 한다.
인간 본성에 대한 이야기 이기도 하다.
사실 읽고 보니 작가가 진정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일인칭 시점의 서술로 인해, 한 인간의 일기를 들여다 보는듯한 내밀한 감정묘사가
좋았고, 사춘기 소녀가 겪는 사랑,우정,성장통을 담담하게 묘사하는 부분이
아름다웠다.
다만, 배경이 너무 폐쇄적이고, 주인공 주변의 인간들이 너무나 삭막하고
비인간적인 면이 많아서 읽는 내내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아름다운 문체와 섬세한 감정묘사, 그리고 이세상 어딘가에 있을듯한
풍경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잠시 그곳으로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전체적으로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장르소설을 주로 읽다가 이런 잔잔한 소설을 읽으니 힐링되는 느낌도 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