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세트] 21세기 반로환동전 (총6권/완결)
검미성 / 문피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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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무림문파가 있고, 무림인들이 존재한다면.....

반로환동전은 이런 가정에서 시작된 소설인거 같습니다.

무협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해봄직한 상상이지만, 그 상상을 소설로 재현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인거 같습니다. 비슷한 류의 소설을 몇번 본적이 있는데, 빈약한 스토리에 중도하차했던거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 이 소설을 접했을 때 제목만 보고 패스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요유님이 감상평을 읽고나서 호기심이 생겨서 제대로 읽어본 후 감상을 한번 적어봅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허풍개는 120살 된 무림인.. 이자 도사(?)입니다.

모산파의 제자에게 사사받고, 또 그녀와 결혼까지 합니다.

헌데 그녀는 곧 아기를 낳다가 죽습니다. 그리고 그 아기도 얼마안가 죽고 맙니다.

어릴때 가족을 모두 잃은 허풍개는 새롭게 생긴 가족마저 떠나보내게 되자,

죽음에 대한 극심한 공포가 생깁니다.

죽고 싶지 않다... 는 마음이야 인간이면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지만,

허풍개의 마음속은 죽음의 공포가 모든 것을 지배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우화등선.. 신선이 되기위한 수련을 합니다.

술과 고기는 물론 모든 진미를 끊고, 벽곡단만 먹습니다.

그리고 동자공을 익힙니다. 또한 선행을 해야 신선이 될 수 있다는 도가사상을 따르기 위해

자신에게 도움을 청한 사람들을 물불 안가리고 돕기 시작합니다.

도력이 높아지면서 반로환동하게 된 허풍개는 신분을 바꿉니다.

허풍개의 제자인척 하면서 무적비비탄이란 별호로 활동합니다.

다시 한번 반로환동하면서 이번에는 무적무적자라는 별호로 활동합니다.

별호가 어쩐지 장난 같게 느껴집니다.

작가가 의도했는지 모르지만, 작가도 뭔가 무림이란 곳에 별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이는 주인공의 태도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무림인이면서도 무림에 대한 애정이 없습니다. 그저 깡패들이나 조폭들처럼 여깁니다.

무적비비탄, 하니 좌백작가의 비적유성탄이 생각납니다.

두 소설을 모두 읽어보니, 반로환동전이 비적유성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은 거 같습니다.

주인공의 별호에서 부터, 성격이나 살아온 환경도 비슷합니다.

천애고아에. 사랑하는 사람을 모두 죽음으로 잃어버리는...

비적유성탄의 왕필은 사랑하는 사람이 죽자, 삶의 목표를 잃어버리고 끝도 없는 허무에 빠져듭니다.

무적비비탄, 허풍개도 비슷합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선행에도 애써 큰 의미를 두려하지 않습니다.

단지 신선이 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면서.. 모든 일에 비관주의적이고 허무주의적인 태도로 일관합니다.

단 왕필과는 다르게 신선이 되어 죽음을 벗어나겠다는 의지만은 확실합니다.

다만 그 의지가 죽음의 공포로 인한 수동적인 의지 같지만 말입니다.

뛰어난 작품이긴 하지만 소설의 재미는 호불호가 많이 갈릴 거 같습니다.

좌백의 비적유성탄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의 이런 수동적인 태도와 허무주의 때문인거 같습니다.

작품의 참맛을 느끼게 되는 것은 종장에 다다를 때 쯤입니다.

허풍개가, 무적비비탄이, 무적무적자로서.. 120년이나 살아왔던 목표와 성취가 드러나게 됩니다.

그가 의무감으로 했던 선행들..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면 그 누가 되었던

자신의 이익을 내려놓고 달려가 했던 그 선행들..

그 선행들의 결과가 마침내 이뤄집니다.

허풍개 덕분에 주변인들도 행복을 찾게 되거나,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모든 집착을 내려놓게된 최종빌런의 모습도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의 주인공도 마침내 바다를 건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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