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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눈의 고양이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9년 4월
평점 :
오치카가 불행한 일을 당하고 숙부의 미야야마 주머니가게에 의탁하여, 기이한 이야기를 들어주는일을 한지도 3년이 지났다. 그사이 흑백을 비롯하여 안주 피리술사 삼귀.. 그리고 금빛눈의 고양이까지 5권이 책이 오치카가 들었던 이야기를 중심으로 나오게 되었다.
정확히는 미야베여사가 벌써 에도 2막 이야기를 다섯권이나 내셨다. 각책에 대충 5편에서 6편의이야기가 실려있으니, 이번이야기집까지, 대략 25편에서 30편의 이야기가 실린 샘이다.
미야베 여사는 정말 이야기꾼이다. 숨막힐듯 펼쳐지는 괴담은 독자를 웃게도 하고 울리게도 한다
슬픈이야기가 더 많아서 어떤 이야기는 읽다가도 눈물이 나오고 읽고 나서도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다.
그래도 이번 금빛 눈의 고양이 편에는 오치카도 드디어 슬픔을 이겨내고 새삶을 향하게 되는
밝은 면도 있으니 기대하시라...
어쨌든 200여년전 일본의 에도라는 곳에서 펼쳐지는 기가 막히고 믿기 힘든 이야기들이 현대를
살아가는 나로 하여금 삶의 희망이랄까... 살아가는 의미를 주는 것은, 주인공 오치카역시
슬픈일을 괴담을 통해서 이겨냈던거와 마찬가지인 이야기 자체의 힘이다.
고대 그리스 비극에서 주인공들이 믿기 힘든 불행한일들을 겪으며, 신이나 자연 .. 절대자 앞에서
한낱 인간의 삶이란 얼마나 보잘것 없는가 하는 겸손함을 배우고, 사는 것 자체가 누구에게나
닥치는 불행한 일이다. 쉽게 말하면 나보다더 불행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삶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었던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리고 5권까지 시리즈를 읽다보니 미야베 여사의 에도 이야기는 이야기 자체와 더불어
또하나의 주인공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미야야마 주머니가게의 사람들이다.
주인장인 자애로운 주인장 이헤이 부부, 자신의 분수를 알고 성실한 삶을 살아가는 대행수
아저씨, 무섭기도 하지만 든든하게 집안사람들을 보필하는 오시마 아줌마, 불행한 일을
겪고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삶의 도락을 즐길줄아는 사촌오빠 도리시마, 역시 불행한 일을
겪고도, 가족들에게 미치는 재앙을 막는 역할..뒤에서 오치카를 든든히 후원하는 오카스
귀여운 시종 신타까지.... 도리시마의 가족들은 혈연을 떠나 서로 아껴주고 응원하고
진심으로 서로을 위하는 ... 현시대에는 잘 볼수 없는 이상적인 대가족이다.
이가족들의 일상을 간간히 엿보면서 마음이 따듯해지고, 아.. 나도 저 가족의 일원이 되고
싶다. 저 세상속에서 살아가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순간 이야기 만큼이나 궁금해지는 그들의 일상... 처음 책을 접한지 3년이 지났는데
이시리즈가 정말 오래도록 계속되었으면 하고 응원하게 만든다.
"만주의 따뜻함, 팥소의 달콤함, 생각지도 못하게 모두 함께 부엌마루방에 모여 과자를
먹는 즐거움, 부뚜막의 연통으로 춤추며 들어오는 눈송이
아아, 행복하다"
오치카가 이렇게 독백을 하였다. ... 책을 읽는 내마음도 그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