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역 - 제5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김혜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잘 쓴 소설이다. 노숙인의 처절한 실존과 눈물겨운 사랑 얘기를 이처럼 집요하게 형상화한 최근작이 잘 떠오르지 않을 정도이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 어딘지 2%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아마도 이 소설이 김신용의 ˝달은 어디에 있나˝라는 작품보다는 그 충격이 다소 약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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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4-06-29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스로를 센닌바리라고 생각하는 사람(김신용)과, 그 센닌바리를 관찰하는 사람(중앙역의 작가)의 입지나 층위는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6-30 09:41   좋아요 0 | URL
센닌바리 다시 들으니 좋군요.. 허허허허.... 달은어디에 있나'는 확실히 자료적 가치가 있습니다. 문학의 중요시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당대의 정확한 기록'이라는 점을 김신용은 말하고 있죠.

수다맨 2014-06-30 14:43   좋아요 0 | URL
네, "달은 어디에 있나"는 제가 보기에는 백 년을 살아남을 작품입니다. 제게 가장 가혹한 독서 경험을 주었던 작품이어서요 ㅠㅠ 그만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 소설은 둘도 없을 겁니다.
 
9,990원
프레데리크 베그베데 지음, 문영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문명이 멸망할 것이라 보지만 나는 문명이 괴물처럼 날로 성장해 사람들을 더욱 옥죌 것이라 본다. 또, 나는 이 저자가 카뮈와 우엘벡의 아류이며 이미 선배들이 해왔던 작업을 모방하는 사람이라 본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만큼 광고계의 실상과 허상을 까발리는 글을 일찍이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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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4-06-24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겨울 정도의 성 묘사와 근대 문명을 향한 신랄한 독설을 좋아하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은 단연 강추할 만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책은 지금 절판 상태이다. 출판사가 이만한 퀼리티의 책을 초판도 팔지 못했다는 것은 -물론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홍보 능력의 미비라고 할 만하다. 나는 이 책이 -문학사상사의 스테디셀러인- "상실의 시대"보다 적어도 한 배 반 정도는 뛰어나다 본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6-25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사상사 늘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진짜 역대 최악의 표지디자인을 고수하는 출판사입니다. 이 출판사 볼 때마다 표지 디자인 누가 담당하나 궁금해요...

수다맨 2014-06-25 15:23   좋아요 0 | URL
아, 백번 공감합니다. 무슨 80년대 디자인 같습니다. 이 출판사 최고의 히트 상품(!)인 이상문학상 수상집도 촌스럽기 그지없구요. 대체 책 팔 생각은 있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나는 미숙한 것을 탓하지 않는다. 또한 환상시도 좋고 추상시도 좋고 환상적 시론도 좋고 기술시론(術詩論)도 좋다. 몇 번이고 말하는 것이지만 기술의 우열이나 경향 여하가 문제가 아니라 시인의 양심이 문제다. 시의 기술은 양심을 통한 기술인데 작금의 시나 시론에는 양심은 보이지 않고 기술만이 보인다. 아니 그들은 양심이 없는 기술만을 구사하는 시를 주지적(主知的)이고 현대적인 시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사기를 세련된 현대성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모양이다


김수영,  '<난해>의 장막', "김수영 전집2",  민음사,  272~2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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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6-20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죠. 이분 글은 읽음ㄴ면 읽을수록 좋습니다. 결국 문장의 힘은 행동인 것 같습니다.

수다맨 2014-06-20 19:58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이분만큼 기개가 있었던 사람도 드문 것 같아요!
글이 참 담백하면서도 날카롭습니다. 김수영은 허세도 없고, 에두름도 없이 그냥 본질을 향해 돌직구를 던지죠.
 

흔히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들과 얼려 작부들이 있는 술집엘 가보면 그것도 장소와 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취기가 도는 대로 여자를 다루는 사내들의 태도는 각양각색이어서 지분지분 여자를 붙들고 자꾸만 상소리를 퍼부어 웃기고 싶어하는 음담파淫談派도 있고, 혹은 개신개신 쾨쾨스런 말만 툭툭 투기듯 하며 여자의 정신을 혀로 핥듯이 쉴 새 없이 훑어보고 뜯어보는 완상파玩賞派가 있는가 하면, 여자를 어린애모양 옆에 끼거나 무릎 위에 올려앉히고 그 볼기짝을 투덕거리며 술이나 안주를 먹여주기도 하고 커다란 입을 넙죽거리며 받아 먹기도 하는 애무파派, 덮어놓고 여자의 팔이나 가슴이나 다리나, 그래선 안될 때까지 함부로 만져보려고 덤비는 접촉파接觸派, 여자라면 무작정 벗겨 보고 싶어하고, 때로는 자기도 벌거벗기를 좋아하는 노출파出派, 더러는 여자와 얼싸안고 뒹굴며 여자 얼굴에 자기 얼굴을 마구 비벼대거나 입술, 볼, 목 할 것 없이 돌아가며 물고 빠는 발광파狂派, 그런가 하면 여자에겐 대범한 척 앉아서 분주히 술과 안주로 배를 불리고 나서는 주석이 채 파하기도 전에 그 중 밴밴한 여자를 채 가지고 행방불명이 돼 버리는 행동파動派, 이렇듯 그 성격과 취미에 따라 노는 꼴이 죄 다르다.

-손창섭, "부부", 예문관, 152쪽,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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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동아일보에 연재된 손창섭의 장편소설로, 책으로 묶인 시기는 1970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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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6-10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다 님은 이 책 어떻게 입수하셨습니까 ?

수다맨 2014-06-10 17:40   좋아요 0 | URL
도서관에서 빌렸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나온 책인데다 보관 상태가 영 시원치 않아서 낱장도 많이 떨어지고 속지가 바랬더군요. 만지기만 해도 손에 때탈 정도입니다-_-;;;;
이 소설은 한 마디로 부부의 갈등, 육체적 접촉을 원하는 남자와 플라토닉 러브를 중시하는 여자의 불화를 다룬 소설인데, 무척이나 흥미진진합니다. 거창하게 말하면 로고스(이성)와 파토스(감성)의 치열한 대결이라 해얄까요. 나중에는 인물들이 얽히고 설켜서 총 육각 관계(?!)가 만들어지는데, 무리한 설정 없이 이 관계들을 한 줄기로 엮는 작가적 솜씨가 혀를 내두를 정돕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6-10 18:54   좋아요 0 | URL
음... 귀한 책이로군요. 부부'라는 책이 출간되었다는 말은 처음 듣습니다.
걍 ~~~ 책 읽어버렸다고 하고 보관하십시여..ㅎㅎㅎㅎㅎㅎㅎ 위약금 얼마나 내겠습니까...

수다맨 2014-06-10 19:16   좋아요 0 | URL
그러고 싶지만 왠지 양심에 찔려서요 ㅎㅎ
방민호("삼부녀"에 해설 단 평론가)의 연구에 따르면 손창섭이 쓴 장편 소설이 약 13편쯤 된다고 하더군요. 그 중에서 근래에 출간된 소설은 길, 유맹, 인간교실, 삼부녀 이렇게 4작품 뿐입니다. 아쉽게도 유맹과 길은 현재 절판상태구요.
예전에 방민호가 손창섭에 관해 쓴 논문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눈에 띄었던 게 그간 문단에서 손창섭 후기 장편 소설들에 대한 연구가 지극히 소홀했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손창섭이 신문에 주로 소설을 연재했기 때문에, 그의 장편소설들이 단순한 통속소설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었다 하더군요 (예컨대 최인호 같은 이들의 신문연재소설도 당대에는 통속소설로 치부됐죠).
어쨌거나 지금이라도 발굴하고, 새로이 재평가받아야할 작가라고 봅니다. 단순히 50년대 작가로 그를 규정하는 것은 지나친 과소평가라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6-10 19:45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저도 도서관 가서 있으면 저는 훔쳐오도록 하겠습니다.
11권이낟되는데 이걸 복원이 안 된다니 이해가 안 갑니다. 무슨 16세기 소설도 아니고 5,60년대 소설인데 말이죠...

수다맨 2014-06-11 12:46   좋아요 0 | URL
한 작가의 잊혀진 장편소설들을 출간한다는 게 출판사 입장에서도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ㅠㅠ 그래도 이 작가의 글들은 반드시 재발굴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잉여인간' 정도의 작가로 기억되기에는 너무나 아깝죠

노이에자이트 2014-06-26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년 전 <부부>와 <유맹>이 새로 출간되었습니다.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저는 하드 커버로 된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손창섭 작품집이 있는데 장편으로 <길>도 실려있습니다.나머지는 단편들입니다.

수다맨 2014-06-26 16:05   좋아요 0 | URL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유맹(실천문학)"이 새로 출간된 것은 맞는데, "부부"는 아마도 아닐 겁니다. 예옥이란 출판사에서 손창섭의 "삼부녀"와 "인간교실"을 출간했고, "부부"도 조만간 출간한다 했으나,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4-06-27 14:52   좋아요 0 | URL
안타깝군요.

수다맨 2014-06-29 23:00   좋아요 0 | URL
네 ㅠㅠ 그래도 부부 만큼은 나중에라도 꼭 출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로쟈의 인문학 서재 - 곁다리 인문학자 로쟈의 저공비행
이현우 지음 / 산책자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첫 책이 대표 저서가 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이 책도 그러한 물증 중 하나다. 비평고원과 알라딘을 오가며 활약하던 로쟈의 적공과 감각과 예기가 오롯이 살아 있는 책이다. 특히 김규항, 김훈, 고종석을 비교하는 글은 로쟈 서평의 정점이다. 하지만 이 이후에 나온 로쟈의 책들은 힘이 빠져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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