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론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 17
가라타니 고진 지음, 윤인로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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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가가 자신의 사상을 관념적 양태에서 그치지 않고 진정한 실천적 형상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엥겔스가 그러했듯이) 인류학을 숙고해야 한다. 고진은 과거 일본에 있었던 정주 이전의 유동민들, 정주민에게 추방당했으나 공동소유와 협동자조의 가치를 추구했던 ‘산인‘의 고차원적 회복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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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20-02-27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라타니 고진이 이 책에서 숱하게 언급하는 저자는 민속학자였던 야나기타 구니오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나는 오래전에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단순히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조상신이 있는 산과 숲으로 돌아간다는 식의 서사를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에서 읽은 적이 있다. 이러한 서사는 실제로 산민이자 농민을 조상으로 두었던 오에의 집안 내력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할 테지만 민속학자였던 야나기타 구니오의 저작에서 빚진 바도 적지 않다고 생각된다.
야나기타 구니오의 책도 읽어봐야 할 듯싶다.
 
그들 뒤에 남겨진 아이들 - 2018년 공쿠르상 수상작
니콜라 마티외 지음, 이현희 옮김 / 민음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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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장담을 좋아하지 않는다. 순수의 시기-충격과 시련-성장과 성숙이라는 설정이 패턴으로 자리잡은 작품이 많아서이다. 이소설도 그러한 패턴에서 자유롭지 못하나 대량실업이 일어나는 환경에서 자라나는 이들의 울분과 권태를 형상화하는 필력이 경이롭다. 끈적임과 쓸쓸함이 버무려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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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링 - 제2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도선우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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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하게 자란 소년이 격투를 통해서 영욕과 성쇠의 시간을 거친다는류의 서사는 흔하다. 이런 이야기가 성공하려면 진실성과 핍진성이 대단히 충만하거나 누구도 예상못했던 극적인 반전이 필요한법인데 그조차도 잘보이지 않는다. 내가보기에는 마이크 타이슨의 전반생을 엉성하게 각색한 모양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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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시대
존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들녘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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쿳시의 특장은 중간자의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한다는 데 있다. 작품은 차별받는 이들을 이해하려는 동정자이자, 기득권의 횡포를 막아내진 못했던 어느 방관자의 곤경과 통증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명예로운 죽음을 각오하면서, 사랑하지 못했던 이들과 (이제는) 사랑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제는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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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배의 탄생 - 어르신과 꼰대 사이, 가난한 남성성의 시원을 찾아서 이매진의 시선 2
최현숙 지음 / 이매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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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사회적으로 꼰대나 광신으로 불릴 법한 노인들의 목소리를 받아적는다. 그들의 의식에 자리잡은 자기합리화(김용술)와 자기비하(이영식)를 비판하면서도 적자생존, 권위주의, 가부장제의 국가에서 적응하고 살아남고자 자기 내부에 모순성을 길러야만 했던 이들의 삶의 과정을 찬찬히 되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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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20-02-04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다한 통계와 사례를 나열하면서도 해당 사회의 특성을 밝히지 못하고 편향적인 프레임에 빠지는 저자가 있는가 하면, 단 두 사람의 육성을 충실히 받아적으면서도 과거와 현재의 사회적 문제점이 무엇인지 예민하게 포착하는 작가도 있다.
최현숙은 후자에 속하는데 노인들의 자기합리화(그때는 다 그렇게 높은 이들에게 복종하고 얻어맞으면서 사는 것이 당연했다)나 자기비하(자가주택도 처자식도 없는 내 인생은 비정상적이고 쓸모없다)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졌는지를 추적하면서 이들의 모순적이고도 굴절된 심리를 실천적이고도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어야만 우리 사회가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