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꽃이 불편하다 창비시선 221
박영근 지음 / 창비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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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분의 리뷰처럼 단 한 문장, 단 한 단어조차 버릴 것이 없다. 아프다, 참으로 그가 말하는 고통이 아프게 다가온다. 왜 이런 시인을 이제는 보기 힘든가. 기표 놀이가 전위가 되고, 감각을 위한 감각의 향연이 명시라는 대접을 받는 오늘의 현실이 역겹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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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바다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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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괴팍한 양반은 개인주의자이자 (한편으로) 귀족주의자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는, '진짜' 개인/귀족주의자다. 좌우의 이념이나 사유의 깊이를 떠나서, 나는 '가라'가 없는 인간과 글을 최고로 친다. 그 점에서 마루야마는 신뢰할 만하다. 똥 같은 허위나 가식을 문장에 처바르지 않는 드문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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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눈꽃
이동하 지음 / 현대문학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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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글이라 그런지 편안하게 다가와 가슴으로 느리게 스며든다. 어디까지나 이동하의 진정한 명작은 '장난감 도시'일 테지만 이러한 수필 같은 글도 과히 나쁘지는 않다. 이 이가 이제는 미덥고 진정한 노인문학을 써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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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억 7천만 년의 고독 문학과지성 시인선 124
함성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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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짧은 생각엔 이 시집이 오늘날 미래파라 규정되는 대개의 시집들보다 더 훌륭하게 보인다. 특히 '파괴 공학'이나 '타자기'와 같은 시편들은 지금의 관점에서 보아도 세련되고 강렬하다. 리얼리즘/모더니즘 같은 해묵은 구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 그 자체를 해낼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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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티 2014-10-01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놀라운 시편들입니다. 두고두고 읽어보려고요.

수다맨 2014-10-01 20:48   좋아요 0 | URL
기가 막힙니다. 아마 이 시집은 불후의 고전으로 남을 겁니다.

미지 2018-05-15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삼스럽게 함성호 시집 평을 읽다가 들어와 봤습니다. 대문 글씨가 초여름 소나기 빗방울 같네요. 반가워서 무조건 친구 신청 버튼을 눌렀습니다. 이전과 큰 차이는 없을 겁니다.. ^^

수다맨 2018-05-16 10:3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함성호 시인은 제가 자주 찾아서 읽는 시인은 아닙니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애정과 흠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세상과 대중에게 뜨르르하게 알려진 웬만한 시인들보다 훨씬 더 낫다고 봅니다.
 
꾿빠이, 이상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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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에 대한 저자의 집념과 취재의 노력이 여실히 묻어나는 작품이다. 그러나 작품 속 드러나는 주제의식(진본은 없고 복제본만 있으며 이 복제본들이 세상의 진실을 만드는 것이다)은 너무나 흔한 것 아닌가. 겨우 이 주제를 드러내기 위해 원고지 천장의 분량이 필요하다 생각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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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3-11-04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감입니다. 진본 대 복제'의 문제는 이미 수천 명이 이야기한,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인데
소설만 해도 수천 권 나와 있을 터인데... 굳이,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ㅎㅎㅎ

수다맨 2013-11-05 00:36   좋아요 0 | URL
아, 곰곰발님께서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저자의 문제의식이 상당히 안이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설에 나온 (저자가 공들여 모으고 정리했을 법한) 방대한 자료들이 부질없어 보인다는 느낌도 들었구요. 비유하자면, 육해공의 싱싱한 재료들을 다 모았으면서 고작 만든 음식이 인스턴트 라면에 불과하다고 해야 할까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6 15:14   좋아요 0 | URL
고수다운 문장력입니다... ㅋㅋㅋㅋㅋ
말 그대로 산해진미 육해공 다 모아서 그냥 끓인 짱뽕 같더군요... ㅎㅎ

수다맨 2013-11-06 17:32   좋아요 0 | URL
넵, 저렇게 모은 자료들이 너무나 아까워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