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일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4
장 주네 지음, 박형섭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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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과 죄악을 밀도 높게 그려내는 작가들이 있다. 김신용과 셀린느, 그리고 여기에 장 주네가 있다. 남창, 배반, 절도, 유랑 등 갖가지 상황이 소설에선 불연속적으로 나타나며 이것을 묘사하는 문장은 지극히 아름답고 생생하다. 주네는 인간의 추하고 숭고한 모습을 그려내려 애쓴, 위대한 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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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正日의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 지음 / 월간조선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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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로 읽어볼 만한 책이며 미식가 김정일의 식도락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조선일보는 괜히 이상한 책 좀 그만내고 이 책이나 다시 내주었으면 좋겠다. 조갑제 따위의 만담을 읽느니 차라리 이 책을 읽는게 더 재밌고 소소한 즐거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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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어디에 있나 1
김신용 지음 / 천년의시작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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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용은 자신이 체험한 밑바닥 세상의 지옥을 남김없이 지면 위에 옮기고 있다. 후리가리, 왈왈구찌, 뒷밀이, 쪼록 같은 은어들의 의미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보길 권한다. 감히 말하지만 나는 이보다 더 강렬하고 어두운 한국 소설을 본 적이 없다. 소설은 추악 속에 피어난 한 송이 악의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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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3-12-07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오오오오 ! 이거 엄청 기대되는군요. 하긴 지금와서 생각하니 장정일이 왜 이 소설에 대해 극찬했나 이해가 가네요...ㅎㅎㅎㅎㅎㅎ
장정일도 초기작은 바로 소년원 이야기였거든요. 감빵 은어 작렬했던 초기작... ㅎㅎㅎ

수다맨 2013-12-07 15:21   좋아요 0 | URL
장정일도 다시 소설을 썼으면 좋겠는데 이제는 서평가라는 직함을 더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아요 ㅎㅎㅎ 이건 좀 아쉬운 일입니다.

김신용 소설은 (이제 1부만 읽었을 따름이지만) 정말 와, 하는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읽었습니다. 충격의 강도로만 놓고 보자면 저는 위에서 말했듯 이보다 더 강렬한 한국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예컨대 편혜영의 "아오이 가든"과 같은 소설이 작위적으로 그로테스크를 만든 것이라면, 김신용은 정말로 실재하고 체험했던 일들을 풀어내면서 이 세계의 '진짜' 지옥도가 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지요.

또, 단순히 개별적 일화들만 강렬한 것이 아니라 체험 속에서 길어올린 저자의 통찰과 사유도 굉장합니다. (스포일러를 내보여서 죄송하지만) 밑줄 쳐둔 몇 가지 문장만 나열해 보겠습니다.

"감옥이란 공간은 갇힌 인간의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마저 감옥이 되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스로 그 자유의 의지를 박탈하고 정신마저 '자유의지'로 감옥이 되게 하여, 이 감옥으로 들어가 갇힌다면 그때 이미 그곳은 감옥이 아니다. 그 감옥은 또 다른 내 삶의 공간이 된다(256쪽)"

"인간은 가난하기 때문에 더 큰 욕망의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욕망의 존재이기에 점점 더 가난해지는 존재가 아닐까(240쪽)"

"나는 내 우주, 내 자신을 다시 창조하기 위해 내가 만나는 모든 것, 보잘것없는 풀잎 하나, 돌멩이 하나라도 자궁으로 삼아, 자궁으로 삼은 그 사물의 자장에서 내가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추출해내어, 그 에너지를 내 생의 동력으로 삼아야 했다고 앞서 말한 바 있다(202쪽)"

"돌연변이는 자신의 '비극의 탄생'을 후회하거나, '살아남은 자의 슬픔' 따위로 질질 짜지 않는다. 물론 비탄과 후회와 탄식은 인간의 몫이다. 그러나 돌연변이는 그 어떤 조건이든 간에 자신이 존재할 수 있는 상황으로 개조를 해야 살아남는다(168쪽)"

"자신의 능력(노동력)에 맞게 철저히 배분되던 (소년원의) 밥, 그 밥은 무서웠다. 누구라도 한 등급이라도 높은 밥을 먹기 위해 철저히 자신을 낮추고 굴종을 배워야 했다(146쪽)"

어쨌거나 이 소설은 많이 읽혀져야 합니다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7 20:53   좋아요 0 | URL
오, 오오오오오 ! 저도 책이 월요일에 도착합니다. 일단 리뷰 공모용 책 한두 권 읽고 바로 읽을 생각입니다. 캬, 뽑아논 문장 좋군요.

제가 편혜영 그로테스크'를 문학평론가들이 좋아할 악몽'이라고 말하고는 했습니다 어디 글에서도 쓴 것 같은데 말이죠.

편혜영이 기교가 뛰어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그 기교로 만들어놓은 악몽의 세계가 그로테스크하다는 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들어진 악몽은 아무리 기교가
뛰어나도 한계가 있어요. 평론가들만 좋아하는 악몽이란 말이죠.

아오이 가든도 그렇고 재와 빨강'도 전 웃,면서 읽었습니다.
악몽은커녕 왜 이런 설정을 하는지 궁금하더군요.
현대인의 불안을 다루기 위해 차용한 악몽이
저에게는 현대인의 불알로 읽히는....

수다맨 2013-12-07 22:24   좋아요 0 | URL
제 생각에 편혜영의 초기 소설적 세계("아오이가든"이나 "재와 빨강"은)는 그로테스크라기보다는 '기괴'에 더 가깝습니다. 저는 이 두 개념을 엄밀히 구분해서 사용하는데, '기괴'는 말 그대로 상황을 일부러 폭력적으로 설정하여 기이하고 괴상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예컨대 사람이 짐승을 낳는다던가, 거리에 폭우가 내리고 개와 고양이의 시체가 불어나는 것 같은 상황 설정은 확실히 외관상 더럽고 추악해 보이지요. 하지만 저는 이것을 (묘사가 뛰어나거나 구성이 좋아도) 하급의 기교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정도 설정은 (굳이 소설을 보지 않더라도) "데스티네이션"과 같은 영화만 보아도 충분히 목격할 수 있거든요.

반면 그로테스크라는 것은 (역시 외관상 끔찍함과 추악함이 있겠지만) '기괴'와는 다릅니다. 김신용 소설을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듯하니 다른 작품을 예로 들자면, 예전에 황석영이 쓴 소설에서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손가락 세 개를 프레스기에 날리고 보상금으로 육백만 원 정도를 받은 노동자가 집으로 귀가하지요. 그런데 어머니는 아들의 잘려진 손가락과 보상금을 보고는 당장 쓸 돈이 생겼다면서 매우 기뻐해요. 결국 그날, 가난한 가족들은 간만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즐거워하지요. 제 짧은 생각에는 이런 게 진짜 그로테스크입니다.

편혜영은 제 생각에 단지 시각적 즐거움(?)을 독자에게 주기 위해서 '그런 설정'을 짠 게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곰곰발님 말씀처럼, 그녀의 초기작은 저에게도 현대인의 '불알'로 읽혀집니다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8 04:54   좋아요 0 | URL
수다님 말씀 들으니 그러네요. 맞는 말입니다.
전 그로테스크와 기괴'를 그냥 동일체로 별 생각없이
썼는데 가만 보니그로테스크와 기괴'는 좀 분리를 할 필요가 있겠네요.
그로테스크는 恐에 가깝고 기괴는 그대로 怪( 괴이할 괴 ) 에 가까우니 말이죠.
마치 우리가
서스팬스와 서프라이즈를 구별해야 하듯이 말이죠.
히치콕이 이런 소릴 했죠.

관객이 열차에 시한폭탄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터지면 서프'가 되고
알면 서스펜스가 돈다. 이런 말... ㅎㅎㅎ.


수다맨 2013-12-08 12:18   좋아요 0 | URL
서프라이즈와 서스펜스의 구분도 그럴듯합니다. 공과 괴의 차이 만큼이나 미묘한 부분이 있네요 ㅎㅎ 저는 히치콕 영화를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또 배웁니다.
 
사자클럽 잔혹사
이시백 지음 / 실천문학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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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으로 갈수록 묘사의 강도나 서술의 밀도가 조금은 옅어지는 듯해 아쉽다. 허나, 소설은 7080세대의 도덕적 타락과 정신적 파산을 면밀하게 그려내면서 오늘날 중장년층의 과거에 깔린 반공문화와 군대문화의 잔재를 풍자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강렬한 부정정신이 매우 경이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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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일기 세미콜론 코믹스
아즈마 히데오 지음, 오주원 옮김 / 세미콜론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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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만화가의 부랑과 (알코올) 중독에 관한 이야기들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만화에 나오는 내용이 전부 저자의 직접적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보니, 먹먹한 비애가 칸마다 맺혀 있다. 막장을 쓰려거든 이렇게 써야한다. 사실에 뿌리를 둔 막장이야말로 정교한 구성을 압도하는 힘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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