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마 유키오 對 동경대 전공투 1969~2000 - 연대를 구하여 고립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미시마 유키오.기무라 오사무 외 지음, 김항 옮김 / 새물결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나는 이 토론을 읽고 나서 미시마나 전공투나 순진하다고 생각했다. 본디 관념이나 행동이 극단에 다다른 자들은 종국에는 우스꽝스럽거나 추레한 모습으로 변질된다. 미시마가 (그의 문화적 천황주의를 지키기 위해) 할복한 사실이 우스꽝스럽다면, 2부에 이어지는 늙은 전공투의 자화자찬은 꼴사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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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3-11-27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시마와 다자이 오사무가 토론을 했으면 더 재미있을 거 같습니다.

수다맨 2013-11-27 15:59   좋아요 0 | URL
실제로 미시마는 다자이를 굉장히 싫어했다고 들었습니다. 다자이가 쓴 몇몇 소설(인간실격이나 사양)에 대해서는 나름의 경의를 표했지만 이 사람의 성향과 얼굴(!)에 대해서는 대놓고 불만을 표했죠 ㅎㅎ

그런데 의외로 당대의 일본 문단과 대립각을 세웠던 사람은 다자이라고 합니다. 미시마는 극우적 성향에 마초적 인상을 강하게 드러내긴 했지만 어찌 보면 쇼스타퍼
(showstopper)에 가까운 느낌이 드는데 반해, 다자이는 (그 유약한 인상과는 다르게) 사카구치 안고와 더불어 무뢰파라고 불렸다고 하네요. 심지어 문단의 거목이자 "설국"의 작가인 가와바타에게 대들고, 그보다 더 선배였던 '소설의 신' 시가 나오야에게는 대놓고 '말대가리'라며 일갈했다고 합니다. 이런 점은 또 미시마와 묘하게 비교가 되네요.

어쨌건 미시마와 다자이가 붙었다면 (위의 책에서 나오는 극좌와 극우가 싸우는 것보다) 더 불꽃을 튀겼을 듯합니다 ㅎㅎ 원래 동업자들끼리 싸우는 게 더 볼만하기도 하구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11-27 21:21   좋아요 0 | URL
다자이가 아마 문단 사람들에게 쌍욕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시발놈들아, 그래 어디 너히들 잘사나봐자.. 막 이런 식으로...ㅎㅎㅎㅎㅎㅎㅎㅎ 뭐라고 ? 안 들려.. 조까, 조까.. 무조건 반사 ~~~ 반사..

막 이랬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고의 타락론 보면.. 아닌가. 하여튼 어디서 읽었는데 안고가 다자이 일화를 소개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지이 유약해 보이지만 문단 권력과 존나 싸운 인물이에요. 무시무시합니다... 손창섭과 다자이 가만 보면 닮은 구석이 많아요....

수다맨 2013-11-28 00:43   좋아요 0 | URL
손창섭은 싸우려고 하기 보다는 무시로 일관했던 것 같습니다. 일종의 '너그 같이 더러운 애들이랑은 안 논다' 뭐 이런 식으로요ㅎㅎ

저는 개인적으로 김승옥/이청준 같은 4.19세대 보다는 손창섭의 소설이 단수가 더 높다고 봅니다. 물론 이청준 같은 경우야 평생에 걸쳐 소설을 썼으니 약간 열외로 치고, 김승옥의 초기작은 솔직히 다시 한 번 보려니 읽기가 거북하더군요. 그 세련된 문장과 예민한 감수성을 걷어내고 나니 젊은 지식인의 페이소스랄까, 이것만 오롯이 남더라구요.

반면 손창섭은 뭐랄까,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것 그 자체의 비극성을 응시하는 것 같습니다. 어둡고 축축한 느낌이 강하게 밀려들면서, 우리는 이렇게 평생 사는 거야, 라고 작가가 끊임없이 되뇌고 있다고 해얄까요 ㅎㅎ 저는 김승옥의 저 미끈한 느낌보다는 이렇게 축축한 소설이 더 마음에 닿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1-28 12:05   좋아요 0 | URL
공감합니다. 사람들 김승옥 김승옥 하는데...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렇게 신화적 존재가 될 만큼 매우 훌륭하지는 않더군요.
그래서 전 이 평가가 좀 의아스러웠어요.
세련된 맛이야 굉장하다는 생각은 하는데 고거 빼면 별로 못 느끼겠어요.
하여튼 손창섭이 짱임........

김승옥도 보면 라임에 목숨을 걸어서 플로우가 자연스럽지 못한 느낌이 듭니다.

수다맨 2013-11-28 12:34   좋아요 0 | URL
음.. 아무래도 4.19세대, 더 정확히 말하면 김현(평론가)의 문학적 욕심이 작용했겠지요. 아버지 세대(김동리, 황순원)나 선배 세대(장용학, 손창섭)를 이기려면 자신들이 내세울 작가가 반드시 필요하리라 판단했을 터이고, 그 결과 낙점된 작가가 최인훈과 김승옥, 이청준이었을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저도 이십대지만) 이십대가 아무리 좋은 소설을 쓰더라도 중장년층이 쓴 작품의 무게를 사실 감당하지 못해요 ㅎㅎㅎ 그래서 김승옥 소설이 손창섭 소설보다 문장이나 구성 짜는 능력이 더 나아 보여도, 시선의 깊이나 인식의 깊이가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