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에게 물리다
오에 겐자부로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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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실 소설이라 보기에는 서사의 응집력이 강하지 못하고 방향성 또한 일정하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이 책은 연합적군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물들을 추적해 그들의 실존적 고통과 구원에의 열망을 발굴한다. 한때 숱하게 쏟아져 나온, 소위 ˝고등어˝류의 후일담 소설과는 격 자체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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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4-12-31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혁명의 열기가 잔혹한 린치 사건으로, 한낱 우스개로 변질되었을 때 인간은 과연 어떻게 자기 삶과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 할지를 놓고, 이 소설은 담담하고도 깊이 있는 서술을 보여준다. 80년대를 낭만적 회고의 대상으로, 또는 술자리의 조롱거리로 삼으려는 한국의 수다한 후일담 소설들이 얼마나 허접한지 새삼 깨닫는다.
 
서쪽 숲에 갔다
편혜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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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왜 이 지경까지 왔을까.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묻고 싶다."(244쪽) 나는 이 말을 작가에게 고스란히 되돌려주고 싶다. 은유가 지시하는 바는 모호하기 그지없고, 각 인물들이 보여주는 행동에는 도무지 개연성이 없다. 마치 두꺼운 전화번호부를 읽었다는 느낌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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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4-12-26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췌언을 하자면 부탁인데 소설에다 근로자라는 말 좀 제발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망인, 처녀작 같은 말들이 여성들을 비하하는 표현이듯, 근로자란 말은 노동자를 모욕하는 표현이다.
 
김훈 : 저만치 혼자서 Alone Over There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85
김훈 지음, 크리스 최 옮김, 전승희.니키 밴 노이 감수 / 도서출판 아시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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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펜이 늙고 있다. 이 말은 글발이 쇠했다는 뜻이 아니라 휘모리에 가깝던 필력이 한결 유연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병든 이들을 평생토록 돕고 지키던 수녀들의 삶과 죽음을 그려낸 이 소설은 인간의 동물성을 핍진하게 다루던 과거작품들과 달리, 존재의 위의와 신성神聖을 또록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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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4-12-25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읽은 김훈의 단편들 중 가장 웅숭깊고 감동적이다.
 
저 낮은 경제학을 위하여 까치글방 59
정운영 / 까치 / 199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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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문장가이자 신화 번역가로 이름이 높은 이윤기는 한때 경제학자 정운영의 문장을 필사했노라고 고백한 적이 있다. 별달리 어려운 어휘를 사용하지 않는 데도 글맛이 차지고, 십수년 전의 시국 분석이긴 해도 그 정치함이 절대 가볍지 않다. 이만한 문청의 감수성을 지닌 경제학자도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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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과 사랑 - <난쏘공> 30주년 기념문집
권성우 옮김 / 이성과힘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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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동과 퇴행이 횡행하는 시대에 필요한 글은 카스텔라처럼 부드러운 미문이 아니라 정수리에 놓는 일침과도 같은 예리한 선언이다. 좋은 글을 쓰기가 어렵기에 오랜세월 침묵을 유지하는 이를 기리는, 맹독과 고온을 간직한 글들이 책장마다 실려 있다. 이 어지러운 시대에 한 줄기 빛과도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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