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로 하여금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
편혜영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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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는 좋은데 별미는 없다고 느껴지는 음식이 있다. 이런 느낌으로 이 책에 대해서 말하자면 주제의식은 준수하나 캐릭터 구축과 서사의 방향성은 심심하게 읽힌다. 이윤추구적, 안전지향적인 인간을 넘어서 정직과 용기를 실천에 옮기려는 인물을 강조하려는 작의作意가 뜻깊기는 하되 특별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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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불타는 늪 / 정신병원에 갇힘 알마 인코그니타
김사과 지음 / 알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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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과는 소설보다는 에세이를 쓸 때 그 안목과 성찰의 폭이 넓어진다. 부언하면 어설픈 서사 전략을 구사하는 것보다 자신의 실존적 위치에서 느낀 생각과 감각을 수나롭게 제시할 때 그 글의 재미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나라에도 니체, 발자크, 우엘벡의 후예가 있다면 아마도 김사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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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21-02-22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사과의 근작들에 아쉬움을 표하다가도 이런 책을 만나게 되면 다시금 기대를 품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나라에는 ‘바름‘과 ‘밝음‘을 지향하는 글들을 꽤나 많지만 ‘독함‘과 ‘매움‘을 간직한 글은 적다고 생각된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다면 김사과의 글에는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으며 정도를 넘어서더라도 내가 할 말은 다 하겠다‘는 뱃심 두둑한 글쟁이의 어떤 저력이 깔려 있다.
 
그래도, 살아갑니다
박영희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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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구성원 상당수가 저 높은 자리만 우러르며 그곳에 닿기를 선망할 때 극소수는 저 낮은 자리로 나아가서 입 닫고 눈 닫으며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고통과 원통을 종이 위에 옮긴다. 잡설과 낭설이 가득한 시대에 그럼에도 글의 위의를 지키려는 이런 ‘극소수‘의 헌신과 열정에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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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의 시 민음 경장편 5
김사과 지음 / 민음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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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적인 상황과 자극적인 표현이 범람하는데 (실험성과 도발성을 갖춘 창작방법으로 이해되기보다는) 사유의 빈핍과 서사 장악의 실패를 가리려는 위장막처럼 보인다. 자본화된 서울이라는 장소에 대한 저주와 비판이 신랄하긴 하나 이 정도 수준의 인물 창조력과 이야기 전개력을 상찬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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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21-01-18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까지 말하기는 미안한데 장편 ˝천국에서˝와 소수의 단편들(‘더 나쁜 쪽으로‘, ‘예술가와 그의 보헤미안 친구‘ 등)을 빼면 김사과의 소설을 좋게 읽은 경우가 적다. 부언을 하자면 몇몇 장단편은 지극히 빼어나지만 그 외의 작품들은 수준 이하로 읽힐 때가 많았다는 뜻이다.
적어도 나에게 김사과는 ‘모‘ 아니면 ‘도‘의 작가로 읽히며 한국판 ‘미셸 우엘벡‘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녀의 소설이 빼어난 경우는 작가 특유의 비판정신으로 한국 사회를 총체적, 심층적으로 해부하면서 그에 따른 디테일까지 작품에 마련할 때이다. 편의상 이것들을 1(비판정신), 2(사회의 고차적 해부), 3(디테일)이라고 한다면 저자의 상당수 작품들은 1과 2까지는 어렵사리 확보하더라도 3까지 획득하는 양상으로 나아가는 사례는 적다고 판단된다. 3의 확보를 포기하는 대신 환상적 이미지들을 나열하거나 자극적인 상황을 연쇄해서 보여주는 방식을 택하는데 이러한 수법이 나로서는 실험적인 창작법이나 독특한 전략이 아니라 저자의 안이한 태도에서 비롯된 결과물처럼 읽힐 때가 많다.
 
너라는 생활
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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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은 엿보이나 저력까지 느껴지지는 않는다. 악의는 없으되 지인에게 상처를 주는 ‘너‘와 그런너에게 끌리다가도 결국에는 실망하여 결별하는 ‘나‘의 이야기들은 심상하게 읽힌다. 레즈비언의 삶과 주거지의 격차를 형상화하는 노력은 진지하나 그서사의 방향은 예상가능한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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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21-01-18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어느 신인 작가의 첫 작품집이었다면 격려와 호평을 남겼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다섯 권의 책을 낸 작가이자, ˝어비˝와 ˝중앙역˝과 ˝9번의 일˝에 담겨 있던 공력을 기억하는 나로서는 이번 작품집에 상찬을 하기가 어렵다. 해설자는 ‘목격하고 바라보는 자의 특권적 위치‘에 대해서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독법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나 같은 독자에게 먼저 들어오는 부분은 이런 것이다.
1. 정체성과 계급성을 서사화하는 창작 방법이 시의성은 있지만 그 설정이 지나치게 반복적이라는 것.
2. 그 때문에 한 편만 읽으면 나머지 작품들의 이야기 흐름도 얼마만큼 예상 가능하다는 것.
3. 무엇보다 ˝어비˝의 재기발랄함이나 ˝중앙역˝의 뜨거움이 이번 작품집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