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의 시 민음 경장편 5
김사과 지음 / 민음사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초현실적인 상황과 자극적인 표현이 범람하는데 (실험성과 도발성을 갖춘 창작방법으로 이해되기보다는) 사유의 빈핍과 서사 장악의 실패를 가리려는 위장막처럼 보인다. 자본화된 서울이라는 장소에 대한 저주와 비판이 신랄하긴 하나 이 정도 수준의 인물 창조력과 이야기 전개력을 상찬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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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21-01-18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까지 말하기는 미안한데 장편 ˝천국에서˝와 소수의 단편들(‘더 나쁜 쪽으로‘, ‘예술가와 그의 보헤미안 친구‘ 등)을 빼면 김사과의 소설을 좋게 읽은 경우가 적다. 부언을 하자면 몇몇 장단편은 지극히 빼어나지만 그 외의 작품들은 수준 이하로 읽힐 때가 많았다는 뜻이다.
적어도 나에게 김사과는 ‘모‘ 아니면 ‘도‘의 작가로 읽히며 한국판 ‘미셸 우엘벡‘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녀의 소설이 빼어난 경우는 작가 특유의 비판정신으로 한국 사회를 총체적, 심층적으로 해부하면서 그에 따른 디테일까지 작품에 마련할 때이다. 편의상 이것들을 1(비판정신), 2(사회의 고차적 해부), 3(디테일)이라고 한다면 저자의 상당수 작품들은 1과 2까지는 어렵사리 확보하더라도 3까지 획득하는 양상으로 나아가는 사례는 적다고 판단된다. 3의 확보를 포기하는 대신 환상적 이미지들을 나열하거나 자극적인 상황을 연쇄해서 보여주는 방식을 택하는데 이러한 수법이 나로서는 실험적인 창작법이나 독특한 전략이 아니라 저자의 안이한 태도에서 비롯된 결과물처럼 읽힐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