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전주 예찬론자가 된 이유 중에 하나는 전주의 맛 때문이다.  

음식은 역시~ 전라도^^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하지만 무엇보다 맛이 좋다. 

전주하면 비빔밥이지만...우리는 꼭 한옥마을 근처에 있는 반야돌솥밥에 간다. 

갓지은 돌솥밥... 집간장에 듬성듬성하게 썬 파와 통깨로 맛을 낸 담백한 양념장을 슴슴하게 비벼먹으면 된다.. 특히 갓 무쳐 나오는 제철 나물들과 겉절이가 별미인데... 가짓수만 채운 반찬들보다는 정말 먹을만한  맛깔스런 반찬들만 나와서 좋다... 

 

한옥마을을 한바퀴돌고 잠깐 쉬고 싶다면 한옥마을 끝자락에 있는 외할머니 솜씨의 찰떡팥빙수를 강추한다.  집에서 삶아 낸 팥과 큼직한 찰떡... 흑임자가루로 고소한 맛을 냈다~ 여름이면 자꾸만 생각날꺼 같다~ 

 

그 밖에 쫄면과 칼국수로 유명한 베테랑 칼국수와 마패호두과자...전주의 명물 콩나물국밥집인 왱이집~ 마지막으로 우리 가족들이 완전 좋아하는 이연국수^^ 아무리 배가 불러도 꼭 먹고와야할 만큼 정말 맛있는 국수집이다^^ 달착지근하면서도 매콤한 비빔국수와 깔끔한 멸치육수로 맛을 낸 물국수... 갈때 마다 뭘 먹을까 갈등하게 만드는 곳~ 특히 내가 사랑하는 이연국수... 전주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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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6학년... 몇 권되지 않았던 학급문고에서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과 목걸이를 읽게 되었다. 지금처럼 집집마다 넘치게 책을 사주는 분위기가 아니었으므로...교실에 굴러다니는 동화책 몇 권도 참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삽화와 함께 줄거리를 적당히 초등학생용으로 요약한 다이제스트 판이었는데... 부잣집 딸로 곱게 자란 여주인공 잔느가 결혼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품은 체 줄리앙을 만나 결혼을 하지만 그 결혼생활은 남편의 심한 외도로 인해 파탄의 길을 걷게 된다. 그후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의지하며 살아가지만...행복은 잠깐이었고~결혼 이후 철저히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잔느를 보며 어린 나이지만 연민을 느끼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던 것 같다. 몇 번을 빌려서 참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내가 최초로 책에 관심을 보였던 시기가 이 무렵이었던 것 같다.

집에는 교과서를 제외하고 별반 읽을 거리가 없었던 때 였는데... 어느 날 위인전과 세계문학전집 그리고 내가 마르고 닳도록 읽었던 셜록홈즈 전집을 한꺼번에 아빠가 구입해 주셨다. 갑자기 대량 구입한 책 때문에 덩달아 책꽃이까지 새로 구입하게 되었는데... 거실에 나란히 꽂혀있는 책들을 보며.. 얼마나 뿌듯하던지

지금은 내가 원하는 책을 마음껏 사보기도 하고...

그 때보다 훨씬 많은 책을 소유하고 있지만~ 그 때의 설레이던 마음은 다시 없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 작은 아씨들, 비밀의 정원, 소공녀와 소공자...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했던 플란다스의 개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완역본도 아닌 요약본의 책들이지만 그 때는 읽고 또 읽어도 지루하지 않았던 샘 솟는 즐거움의 원천들이었다.

 

긴 겨울 방학... 밖에서 친구들과 노는 것도 여의치 않은 추운 날이 계속되면

하루종일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옮겨다니며 뒹글뒹글 책을 읽었다. 컴퓨터나 핸드폰이 없어도 지루한 줄 몰랐고... 중학교에 입학해서는 마이마이 카세트 하나면 충분했다.

오히려 핸드폰이나 컴퓨터가 없었으므로...스스로 혼자 노는 방법이나 형제들끼리 어울리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혔다.

셜록 홈즈 같은 경우에는 내가 먼저 읽은 후, 동생들을 불러 놓고 목소리 크게 읽어주기도 했다. 지나고 보니 참 소박하고 행복했던 것 같다.

 

내일이면 아들의 긴 겨울방학도 끝나고 개학날이다. (물론 나에게는 긴 방학이었지만...내일 학교에 가야하는 아들 놈은 완전 아쉬움에 울상이다.)

방학이어도 마음껏 놀지도 못하고... 학원에 다녀야 하는 아들 녀석이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먼 미래의 행복을 위해(이 행복조차 100% 원금 보장은 아니다) 지금의 시간들을 담보로 희생해야 미래의 행복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다 널 위해서야

이렇게 말해보지만... 씁쓸하다. 딱히 멋진 말도 떠오르지 않는다.

사실 아무리 돌려서 말하고, 멋지게 꾸며 말해도... 결론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풍족하진 않았지만 오히려 적당한 결핍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은 그 때는 결핍인줄도 잘 몰랐다. 다들 비슷비슷했던 것 같다.) 그 안에서 작은 일에 만족했고,

작은 것을 소중히 알았고 행복했다.

 

연습을 끝내고 늦게 들어온 아들 녀석을 위해 간식을 준비해 주는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간식을 먹는 동안 잠깐 대화를 나누고... 아들은 게임을 하며 쉰다 ㅠ.ㅠ

더 많이 풍요로워졌고...

더 많이 소유했고...

더 많이 편리해졌지만...

마음은 늘 분주하고.. 뭔가 허전하다. 뭔가를 잃어버린 느낌이랄까 ? 잡다한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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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5월3일 첫 주문을 시작해서 오랫동안 알라딘은 나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동료였으며... 때로는 좋은 선배이고... 위로자였다.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거의 빠짐없이 알라딘에 놀러왔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바꾼 후에는 약속을 기다리며서도, 일을 하다가 잠깐 쉴 때도 알라딘에 들어가 시간을 보냈다.

이렇듯 나에게 쉼은 곧 알라딘이다.

 

이번 도서정가제 논란 때문에 알라딘이 온라인 서점 업계 4위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알라딘은 나에게 늘 1순위였다.

한동안은 다른 온라인 서점을 기웃거려보기도 했지만...

이 곳만큼 편한 곳은 없었다.

특히 나처럼 새로운 것에 대해 적응이 느린 사람은... 눈에 익숙하고 자주 찾아와 낯설지 않은 이곳이 정말 좋다.

 

나에게 알라딘은 놀이터이다.

이 곳에 있으면 혼자 놀아도 심심하지 않다.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는 신간들을 보며... 그 중에서 좋은 책을 고르는 일은 언제나 즐거운 고통이다.

가족들이 모두 잠든 밤... 몇 시간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절대 책을 빌려보지 못하는 성격 탓에... 

사고 싶은 책을 사지 못하면 못 견디는 성격 탓에...

그리고 나의 대책없는 책 욕심 때문에

정말 많은 책들이 알라딘에서 우리 집 서재로 왔다.

 

알라딘과 출판협회의 다툼에 대해서.. 난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그저 예전과 다름없이 이곳이 평온해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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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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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이후...나에게 생긴 버릇이 있는데 신간도서를 검색할 때마다 정유정 작가의 신작을 찾아보는 것이다. 내 심장을 쏴라에 이어 내놓은 7년의 밤 역시~신간도서에 책이 검색되자 마자 구입했다.  2011년 3월 16일에 세상에 나온 따끈한 신간을 앞에 두고~ 얼마나 기대하고 설레었던지^^  5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었지만...그것조차 흐뭇했다. 좀더 오래 읽을 수 있기 때문에...특히 우리나라 작품 중에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스릴러 소설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같다. 


음산한 분위기의 세령호...세령댐의 보안팀장으로 발령을 받은 최현수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던 중~ 여자 아이를 차로 친다.  당황한 현수는 아직 살아있는 여자 아이를 세령호에 던져 버리고... 그 자리에서 황급히 벗어난다.  그 여자 아이는 세령호 주변에 있는 수목원 주인인 오영제의 딸 세령~ 영제는 철저히 위장된 모습으로 아내와 딸 세령에게 무차별한 폭력을 가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영제의 아내는 철저한 준비  끝에 집에서 탈출하고... 이혼을 요구한다. 하지만 잔인한 폭력 앞에 무방비 상태로 놓인 세령은 아버지를 피해 도망치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다~ 이후 현수가 범인임을 알아챈 영제의 잔혹한 복수와 그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아들을 지키고자한 현수의 부성이 그려진다.
작품에서는 현수와 영제 그리고 현수의 아들 시원...현수와 시원을 돕는 승환...

 

세령의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의 삶의 모습이 마치 잘 맞춰 움직이는 톱니바퀴처럼 섬세하게 묘사된다. 씨실과 날실처럼~사건과 사건이 너무 잘 짜여져 있어 놀랍고, 이 한 작품을 쓰기 위한 작가의 사전 작업에 더 놀랐다. 앞으로...영화로 제작될 작품이니~ 책을 읽이며 내가 직접 배우를 캐스팅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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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박범준.장길연 지음, 서원 사진 / 정신세계원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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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늘 행복하지 않다면 내일도 행복하지 않을거야...그래서...우리는 지금 행복을 선택한다!  
박범준과 장길연 부부의 이름은 낯설지만... 많은 사람들은 서울대와 카이스트를 졸업한 엘리트 부부가 사회의 모든 특권을 버리고~무주 깊은 산골로 들어가 자급자족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인간극장은 기억할 것이다.
얼마나~그들의 삶이 싱그럽고, 새로워 보였던지...오랫동안 그들의 삶을 부러워했다.


방송 후....많은 사람들의 무분별한 관심때문에 무주를 떠나 남쪽으로 남쪽으로 정착할 곳을 찾던 부부는 현재 제주도에 살고 있다.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며~ 여전히 자연에 속한 소박한 삶을 추구하고 있다.


이 책은 그들의 만남부터 자연과 삶에 대한 부부의 가치관이 담백하게 그려져 있다.  맛을 내기 위해 갖가지 양념을 사용하기 보다는~ 갓 뜯어온 나물을 소금과 참기름 한 방울 만으로도 싱그런 맛을 내는 것처럼...꾸미지 않은 글 속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다.
돈을 벌기 위해 우리는 많은 에너지를 쓴다.  그렇게 번 돈으로 우리는 자본주의의 거대한 틀 속에 갇혀 돈과 상품을 교환하는 삶을 반복해서  산다.
우리의 삶이 작고 소박해진다면~그리고 자연과 공존하며 자급자족을 하나 씩 늘여간다면~
우리도 이 부부처럼....좀더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텐데~
그들의  용기가 부럽고...
먼 훗날 행복을 위해 지금의 불행을 감수하며 사는 삶이 참 힘들어진다. 
아이들에게 자꾸만 참고 견뎌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내가 부끄럽고 싫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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