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무덤 모중석 스릴러 클럽 15
제프리 디버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인질범 대 협상가.
얼핏 생각하면 인질범이 압도적으로 유리할 것 같습니다.
왜?
인질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인질범이 유리할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협상가가 유리한 것 같습니다. 협상가 뒤에는 엄청난 물적, 인적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국가가 있습니다만 인질범에게는 인질 말고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영화, 소설을 보면 대개 인질범이 집니다. 현실을 봐도 무사히 도망친 것보다는 사살당하거나 체포된 게 더 많습니다. 범인이 인질을 죽이고 자살하거나 자폭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말이죠. 무사히 도망쳐도 미래는 어둡습니다. 인질사태가 벌어지면 세상의 이목이 집중되고 얼굴이 만천하에 알려지기 때문에 편안히 살기는 어렵습니다. 항상 주위를 경계하면서 살아야겠지요. 이런 이유 때문에 인질협상을 다룬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아슬아슬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결국 협상가가 이기겠거니 하거든요.

소녀의 무덤은 좀 달랐습니다. 스릴이 넘칩니다. 책을 다 읽고 이유를 생각해봤는데, 독특한 인질이 아슬아슬한 느낌의 원인이었습니다.

연방교도소를 탈출한 죄수 세 명이 인질로 잡은 것은 말을 할 수 없는 농아, 그것도 대부분은 소녀입니다. 거기서 긴장감이 증폭됩니다. 중년 남자가 인질로 잡혔다면 이런 긴장감이 들지는 않았을 겁니다. 어이쿠, 이거 일 나는 거 아냐. 하는 생각이 드니까 안달이 나고 긴장감이 생깁니다. 거기다 더해 인질범의 과감한 행동 때문에 스릴이 더욱 증폭됩니다.

누가 살고, 누가 죽을까. 인질범을 잡을 수 있을까. 그 과정에서 누가 피해를 입을까.
글은 스릴을 싣고 달려갑니다.

제프리 디버는 반전으로 유명합니다. 소녀의 무덤도 당연히 반전이 나올 거라고 예상했고, 후반에 들어가니까 어떤 반전이 나올지 조금씩 보이더군요. 훗, 이번 반전은 맞혔어. 라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습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인질범과 협상가의 팽팽한 대결이 인상적인 소설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
김이환 외 지음 / 황금가지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황금가지에서 낸 한국 작가들의 단편집이 당장 생각나는 것만해도 네 개다.(엘터너티브 드림,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1,2). 그런데 이번에 환상 문학 단편선이 나왔다. SF, 추리, 호러, 판타지가 나왔으니 이제 무협 단편선만 나오면 좋아하는 쟝르 단편선은 다 나온 것 같은데, 무협은 나올 일이 없을 것아서 아쉽다.^^

단편선을 읽을 때 항상 그랬듯, 이번에도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었고 취향상 아니다 싶은 작품도 있었다. 책에는 열 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익숙한 이름의 작가도 있었고, 처음 보는 작가도 있었다.

첫 번째 작품 미소녀 대통령은 기대가 컸다. 김이환 작가의 양말 줍는 소년을 재밌게 읽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소녀 대통령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이다. 고등학생이 공부하다가 평행세계로 가는 이계진입물의 일종인데, 미소녀 대통령의 정체는 문근영이다. 문근영이 정말 우리나라의 대통령이라면 지금 현실보다 10배 정도는 더 나을 거라고 개인적으로 믿고 있다.^^

두 번째 작품 크레바스 보험사는 어거지로 보험에 들었다가 일어나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 그의 이름은 나호라 한다의 김주영 작가 작품인데 괜찮았다. 그러고 보니 단편선에 실린 작가들, 이 계통에서는 이름이 있는 작가들이다. 이 쪽 계통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처음 보는 이름들이겠지만 말이다. 

단편마다 단평을 하려다가 이건 재밌었고, 이건 재미없었고, 식으로 쓰기가 뭐해서 단편선에서 가장 좋았던 단편 하나만 얘기하고
말아야겠다.

단편선에서 가장 좋았던 작품은 배명훈 작가의 초록연필이다. 배명훈 작가는 소소하게 혹은 스케일 작게 시작했다가 전지구적으로 혹은 전우주적으로 스케일이 커지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전부 다 읽은 건 아니라서 확언은 못하겠네요. 개인적으로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초록연필도 그렇다. 신혼여행을 갔다온 여직원이 초록연필 한 다스를 선물로 사왔는데, 단순한 연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세계의 향방과 관련을 맺는 대목에서 역시 하면서 웃었다.

단편선에 실린 작가들 중에서 주목하고 있는 작가가 몇 있는데 그 중에서 베스트셀러 하나 나왔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책이 예쁘게 나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다보니 대학시절이 생각나네요. 처음에는 좀 더 열심히 노력할걸, 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시간을 무가치하게 흘려보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그러다가 그런 여유가 지금의 나를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치열하게 보내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허송세월한 것도 아니니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어쨌든 본론으로 돌아와서,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의 주인공은 대학 2년을 허송세월했다고 후회합니다. 충실히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연애를 한 것도 아니고, 청춘을 만끽한 것도 아닙니다. 그저 다른 사람 사랑이나 훼방놓으면서 빈둥거렸을 뿐입니다. 이제 그는 3학년이 되어 과거 2년을 후회합니다. 그렇다고 정신 차려서 남은 시간을 충실히 보내겠다는 의지도 없어 보입니다. 그저 오즈를 비난할 뿐이죠. 오즈 때문에 대학생활이 형편없어졌다는 겁니다. 그건 첫단추를 잘못 끼운 탓입니다.

대학에 들어온 주인공은 기대가 큽니다. 그는 빛나는 학창시절을 기대했습니다만 동아리에 잘못 들어 오즈와 엮이는 바람에 대학생활은 어두워집니다. 그러다 전환기를 맞는데 그게 또 괴상합니다. 책의 표지에 몽상세계의 문이 열린다고 적혀 있는데 그 말 그대로입니다.

느닷없이 **(스포일러 방지 차원에서)를 자처하는 인물이 여자와 엮어주겠다고 제의를 하는군요. 사랑이 이루어질까 궁금해서 글을 빨리 읽었습니다. 어찌어찌 스토리가 전개되다가 100페이지쯤에서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아, 장편인줄 알았는데 중편집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다음 중편을 읽는데, 웬걸 처음 두 세 페이지의 이야기가 똑같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읽으니 미묘하게 다르군요. 그러니까 똑같은 등장인물이 등장하는데 이야기가 다릅니다.

처음 이야기 다다미 넉 장 반 사랑의 훼방꾼에서 주인공은 영화 동아리 계에 가입한 걸 후회하면서 다른 동아리, 예를 들면 소프트볼 동아리 포그니나 비밀기관 복묘반점 같은데 들었으면 학창시절이 빛났을 거라고 후회하는데, 다른 이야기에서는 바로 그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선택에 따라 삶이 달라지는 거죠. 평행세계를 다루고 있다고 볼 수 도 있습니다.

다른 동아리에 가입해도 모두 오즈와 엮이는군요. 오즈는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주인공보다 더 인상적이네요. 바쁘게 뛰어다니면서 주인공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네 개의 비슷하지만 다른 이야기, 조금씩 달라지는 등장인물의 처지, 그러나 동일하게 등장하는 소품들과 상황.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는 아주 독특한 소설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인예언자 1 오드 토머스 시리즈
딘 쿤츠 지음, 조영학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딘 쿤츠를 좋아하는데, 오랫동안 번역이 되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2006년 연말 비채에서 남편이 나와서 재밌게 읽었는데, 그 후 소식이 없군요. 남편을 시작으로 그의 작품이 줄줄이 번역되어 나올 줄 알았던 터라, 실망이 컸습니다. 그런데 다산책방에서 오드 토머스 시리즈가 나오는군요. 무척 반가웠습니다.

주인공 오드 토머스의 능력을 밝히는 도입부가 아주 좋았습니다. 화자가 천천히 옛날이야기 들려주듯이 느긋하게 이야기를 전개하다가 갑자기 속도감이 빨라지면서 능력이 확 터져 나오는데 그 장면에서 흥미가 솟구쳤습니다. 흠, 그런 능력이 있단 말이지. 능력을 어떤 식으로 쓸지 궁금해서 책장을 빠르게 넘겼습니다.

오드는 죽은 사람을 봅니다. 그러니까 유령을 보는 거죠. 대단히 특별한 능력이긴 한데, 결정적인 힘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저 유령을 볼 뿐 유령과 대화를 할 수는 없으니까요.(유령은 오드에게 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추적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아, 능력이 하나 더 있긴 합니다. 악령 같은 걸 볼 수 있습니다. 오드가 바다흐라고 부르는 그림자처럼 생긴 건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는 곳에 출현합니다.

오드는 자기 요리 솜씨에 자부심을 가진 즉석 요리사입니다. 그렇다고 평생 요리사를 할 생각은 없는 듯, 타이어 영업사원으로의 전직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대층 오전 영업이 끝날 즈음 기분 나쁜 손님이 음식점에 들어옵니다. 그는 바다흐를 잔뜩 몰고 다닙니다. 바다흐는 지진 같은 천재지변이나 대량 학살, 끔찍한 범죄가 일어나는 곳에 나타납니다. 때문에 오드는 그 손님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 확신하고 그를 추적합니다.

흥미로운 도입부에 비해서 손님을 추적하는 과정이 좀 지루했습니다. 하지만 뒤로 가면서 점점 속도가 붙습니다. 중반이후 클라이막스까지 단숨에 읽었습니다. 재밌네요. 특히 범인들과 맞서는 장면과 반전이 좋습니다.

살인 예언자는 오드 토머스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꼭 필요하지 않는 장면 같은 게 포함되어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예를 들면 무책임한 아버지, 어머니와 만나는 장면 같은 것 말입니다. 제 짐작에 후속권에서 쓰려고 배경을 깔아놓은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읽다보면 뒷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봐 걱정이 되는데(재밌게 읽었는데 뚝 끊기면 아무래도 김이 새지요. 영어를 배워서 원서를 읽을 수도 없고 말이죠.^^) 역자 후기를 읽어보니 뒷이야기도 나올 것 같습니다. 빨리 나왔으면 좋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코와 소름마법사 1
발터 뫼르스 지음, 이광일 옮김 / 들녘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에코와 소름마법사는 차모니아 4부작(루모와 어둠 속의 기적, 꿈꾸는 책들의 도시, 푸른 곰 선장의13과 1/2인생, 엔젤과 크레테-이 중에서 최고작을 꼽으라면 루모와 어둠 속의 기적을 꼽겠습니다.)으로 유명한 발터 뫼르스의 최신작입니다. 역시 이 작품도 차모니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작들 주인공이 소설가 공룡, 전사 개(볼터핑어)여서 이번에는 어떤 주인공이 나오나 궁금했는데 코양이군요. 고양이가 아니라 코양이입니다. 코양이가 고양이와 다른 점은 지성이 있고 말을 할 줄 안다는 겁니다. 그냥 단순히 말을 할 줄 아는게 아니라 차모니아의 모든 말은 물론 동물과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정말 부러운 능력입니다.

에코는 슬레트바야에서 마지막 남은 코양이입니다. 그는 늙은 여주인 밑에서 편안하게 생활했는데, 여주인이 그만 노환으로 별세하면서 고생길로 들어섭니다. 집에서 쫓겨난 에코는 바뀐 환경에 적응을 못합니다. 굶주림에 지쳐 죽어가는 에코에게 슬레트바야를 공포로 지배하고 있는 무시무시한 소름마법사가 나타나 제의를 합니다. 원하는 모든 음식을 줄 테니 소름보름에 목숨을 달라고. 지금 굶어죽느니 배 터지게 먹고 나중에 죽는게 낫다고 생각한 에코는 그의 제의를 받아들여 계약을 합니다.

에코는 매일매일 성찬을 즐기며 소름마법사 아이스핀과 같이 생활합니다. 하지만 소름보름이 점점 다가오면서 목숨이 아까워집니다. 당연한 일이겠지요.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게 세상의 이치니까요.^^

그런데 만만치가 않습니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소름마법사의 손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타인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에코의 능력은 큰 도움이 됩니다. 우연히 늙은 수리부엉이 피요도르를 만난 에코는 그의 조언에 따라 모종의 일을 꾸미게 됩니다.

에코의 계획이 성공할까요. 과연 소름마법사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쯤 되면 보통 스토리를 예측하면서 읽게 되는데 제가 예상한 쪽과 이야기가 다르게 진행되어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특히 결말부가 그랬습니다.

발터 뫼르스의 책은 큰 장점이 있습니다. 상상력을 묘하게 자극하는 멋진 그림들 말입니다. 책 속에 포함된 삽화들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더 재밌게 만듭니다. 열대야에 시달려서 밤에 잠을 못 잤는데, 그때 읽으니 아주 좋더군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