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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비지 가든
마크 밀스 지음, 강수정 옮김 / 비채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이야기의 시작이 흥미롭습니다. 시골로 이사를 간 노인은 매년 열리는 대회에서 채소 부문 대상을 연거푸 수상함으로써 마을 여자들의 미움을 한 몸에 삽니다. 게다가 한참 어린 입주가정부 때문에 악의적인 소문에도 시달립니다. 이대로 이야기를 이어나가도 재밌을 것 같은데 이것은 본 이야기가 아닙니다. 곧이어 등장하는 글로리아도 괜찮은 캐릭터로 보였는데 갑작스럽게 퇴장, 이야기는 다른 쪽으로 흘러갑니다. 여러모로 인상적인 도입부입니다.
애덤 스트릭랜드는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대학을 나오게 되면 아버지의 일을 이어 받아서 보험 일을 하는 것으로 진로가 결정되어 있습니다. 어느 날 지도 교수가 그를 불러 졸업논문의 주제를 정했느냐고 물어봅니다. 애덤이 없다고 대답하자 이탈리아 피렌체 남쪽, 투스카니 산자락에 위치한 저택의 정원을 연구해보지 않겠느냐고 권유합니다. 400년 전 르네상스 전성기에 지어진 건물입니다. 특별히 정해둔 주제도 없고, 이탈리아도 좋아서 애덤은 승낙을 합니다.
저택의 소유자는 도치 여사로 몇 년 전에 남편을 여의고 혼자 살고 있습니다. 교수는 이탈리아로 떠나는 애덤에게 도치 여사를 과소평가 하지 말라는 묘한 충고를 건넵니다.
이탈리아에 간 애덤은 저택과 정원에 반합니다. 처음에는 저택의 아름다움 쪽에 마음이 쏠렸는데, 시간이 가면서 정원의 수상쩍은 분위기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죽은 아내를 추모하기 위해서 만들었다는 정원은 비밀을 품고 있는 것 같습니다. 400년 전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애덤은 정원의 비밀을 추적하면서 또 다른 미심쩍은 일을 발견하게 되고, 옛날과 현대의 두 가지 사건을 동시에 추적합니다.
서양 미스터리를 읽다보면 셰익스피어를 자주 마주치게 되는데 단테도 만만찮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단테가 언급됐을 때 흠, 올 게 왔군,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탈리아가 배경이라 더 그랬던 듯.
인생의 갈림길에 선 청년이 모험을 통해서 진로를 수정하는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즐겁습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두 가지 사건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등장인물들의 위트 있는 대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