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
가이도 다케루 지음, 김소연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마리아 불임클리닉의 부활은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으로 국내에 성공적으로 이름을 알린 가이도 다케루의 최신작입니다(국내 번역기준). 띠지에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을 압도하는 충격과 반전이라고 쓰여 있는데, 제가 바티스타를 읽지 않아서 확언하기는 좀 그렇지만 압도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작가는 일본 의료계에 대해서 할 말이 아주 많았나 봅니다. 작가는 주인공 소네자키 리에의 입을 통해서 일본 의료계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일본의 관료를 강하게 비판합니다. 일본의 의료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프로그램을 TV에서 본 적이 있는데 요즘 사정이 좋지 않나 봅니다. 한국도 점점 안 좋은 쪽으로 가는 것 같아서 걱정스럽습니다.

이런 식의 직접적 비판이 나타나면  장르적(소설적) 재미는 줄기 마련입니다. 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도 그랬습니다. 술술 잘 읽히는 괜찮은 작품입니다만 크게 재밌진 않았습니다.

리에는 불임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산부인과 의사입니다. 일본의 명문 데이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지금은 같은 대학에서 강사로 있으면서 마리아 클리닉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유명한 병원이었던 마리아 클리닉은 원장이 말기암으로 투병중이고 원장의 외아들이 의료사고로 구속되면서 지금은 폐원을 기다리고 있는 처지입니다. 지금 병원에 다니는 환자 다섯 명이 출산을 하면 병원은 폐쇄될 겁니다.

임신부 중 세 명은 자연임신한 여성이고, 두 명은 불임으로 인공수정을 한 환자들입니다. 아마리 미네코는 아들 한 명이 있는 34세 임부이고, 간자키 다카코는 직장 일 때문에 임신을 달가워하지 않는 여성입니다. 19세 아오이 유미는 남자 친구가 도망갔다면서 낙태를 요구하고 39세 아라키 히로코는 임신을 간절히 원해서 오랜 기간 인공수정을 거듭하지만 번번이 유산이 된 여성입니다. 그리고 인공수정으로 임신이 된 55세 여성 야마자키 미도리가 있습니다.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다섯 명의 임산부, 그리고 냉정해 보이지만 속이 따뜻한 의사 리에. 그들이 엮어내는 이야기가 괜찮았습니다.

사족.
저출산이 문제라고 난리를 부리면서 불임치료에 재정 지원을 하지 않는 건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돈이 무척 많은 일본 정부가 말이죠. 그리고 임신 출산과 관련해서 의료보험이 안 되는 것도 이상했습니다. 일본 쪽 논리는, 의료보험은 질병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있는 것이라 질병이 아닌 임신은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건데 논리적으로는 그럴싸하지만 말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한국도 불임치료(인공수정)는 의료보험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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