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장이의 딸 - 상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박현주 옮김 / 아고라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노벨상 시즌입니다. 노벨상이 발표되기 전후로 역대 수상작이나 수상이 기대되는 작가들 작품이 많이 나옵니다. 2008년은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가 탔네요. 몇 년 전부터 강력한 후보로 언급되던 조이스 캐롤 오츠가 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말이죠.

예전에는 노벨상 효과가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노벨상을 타도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일은 없는 것 같더군요. 저도 예전에는 꼬박꼬박 샀는데 요즘은 가끔 삽니다. 일 년에 1 권정도. 올해는 노벨상 수상작 대신에 사토장이라는 제목의 어감이 좋아서 사토장이의 딸을 샀습니다.

레베카의 아버지는 나치의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갑니다. 독일에서 수학교사로 일했던 그는 미국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무덤을 파고 관리하는 사토장이 일을 합니다. 열악한 환경에 처하게 되면 종종 사람이 변합니다. 가부장적인 상황에서 가장의 고통은 아래로 내려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레베카는 폭력적인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좋은 남편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남자도 그녀를 괴롭게 합니다.

잘 쓴 글을 읽다보면 주인공에게 저절로 감정이입을 하게 됩니다. 다른 성별에도 불구하고 사토장이의 딸이 그랬습니다. 레베카가 고통스러워하면 같이 고통스러워하고 그녀가 기뻐하면 같이 기뻐하게 되는 거죠. 글을 읽는 내내 그녀를 응원했습니다. 그녀가 폭력적인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기를, 행복해 지기를 바랐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글이 후반부로 가면서 걱정스러워졌습니다. 끝에 가서 여전히 불행하거나, 더 나쁜 상황에 몰리게 되면 어쩌지. 만약 그랬다면 에잇 하고 책을 던져버렸을 겁니다만 다행스럽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영화에 이런 대사가 있었죠.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살아남는다는 것이고, 레베카는 훌륭하게 살아남습니다.

좋은 글입니다. 내년에는 조이스 캐롤 오츠가 노벨상을 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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