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글리 - 못생긴 나에게 안녕을 어글리 시리즈 1
스콧 웨스터펠드 지음, 송경아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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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글리는 테드 차앙의 단편 소설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소고:다큐멘터리에 대해 그와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구체적인 모습을 갖췄다, 라는 문구가 본문이 시작되기 전에 나옵니다. 과연 읽어보니 테드 창의 단편 생각이 나는군요.(그 단편은 행복한 책읽기에서 나온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테드 창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발표하는 단편마다 상을 받고 극찬을 듣는(올해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 서 강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SF 작가입니다. 국내의 평도 대단해서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얻고 있는데 저는 그의 작품이 그냥 그랬습니다. 별 재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제 취향은 단연 어글리 쪽입니다. 이렇게 써놓으니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폄하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런 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SF 팬들이 극찬하는 책이라 한 번 쯤은 읽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 작품을 비교하면서 읽으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어글리는 16세가 되면 모든 사람이 전신 성형수술을 받고 예뻐지는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16세 생일을 한 달 앞둔 탤리는 어서 빨리 수술을 받아 예쁜이가 되고 싶습니다. 친구들이 모두 수술을 받고 예쁜이 마을로 떠나서 외롭기 때문입니다. 베스트 프렌드를 만나러 규칙을 어기고 예쁜이 마을에 잠입했던 탤리는 그 과정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되고 고민스런 상황에 봉착하게 됩니다.

성형왕국으로 불리는 한국에서 살다보니 무료 수술로 미녀, 미남을 만드는 사회가 그렇게 끔찍하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수술을 하고 싶어 하는 탤리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 됩니다. 문제는 다른 생각을 허락하지 않는 사회의 펀협함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경직된 사회는 언젠가는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국도 신경을 곤두세운 채 감시하는 걸 겁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기존의 가치체계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만나면서 탤리가 변하는 과정이 설득력 있습니다. 가치관이 바뀌는 부분을 어설프게 처리했더라면 몰입도가 낮아져서 재미가 떨어졌을 겁니다. 어쩔 수 없이 떠밀려서 떠난 모험이 진짜 모험으로 변하는 과정도 좋았습니다. 필요없이 등장해서 낭비되는 사건, 물건이 적은 점도 마음에 듭니다.

어글리는 어글리 트릴로지의 1탄입니다. 뒷날개에 2탄 프리티와 3탄 스페셜에 근간 표시가 되어 있네요. 탤리의 다음 모험담이 궁금하고, 더불어 친구 셰이가 어떻게 변할지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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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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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이 시작되기 전에 이 소설은 공상이며 현실의 사건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작가의 글이 나옵니다. 왜 이런 문구를 적어놓았을까 의아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이해가 가는군요. 실제로 일어났던 제국은행 사건과 비슷한 사건이 초반에 나오기 때문인 듯 합니다. 작품 해설에 자세하게 나오는데 일본 미스터리 좋아하는 분들은 아마 아실 겁니다. 저도 다른 작품에서 두어 번 언급된 걸 본 기억이 납니다.

작가는 도입부에 천은당 사건을 기록해서 독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킨 후 츠바키 자작과 사건을 바로 연결시켜 버립니다. 여러 작품에서 느낀 점인데, 요코미조 세이시는 이야기 진행하는 솜씨가 탁월합니다. 그래서 흠이 보이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만듭니다.

일본이 전쟁에서 패하면서 귀족제도가 폐지되고 귀족은 몰락합니다. 츠바키 자작은 패전 전부터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패전과 함께 몰락이 빨라집니다. 그런 가운데 천은당 사건의 범인으로 의심받게 되자 그것 때문인지 자살을 하게 됩니다.

긴다이치 코스케는 자살한 자작의 딸로부터 의뢰를 받아 그의 집을 방문합니다. 하지만 손자에게까지 이어진 간다이치 가의 전통(?)에 맞게 살인을 막지는 못합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탐정이 활동적이라는 점입니다. 간다이치 코스케는 안락의자형 탐정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닙니다만 몸을 쓰는 유형의 탐정은 아닙니다. 그런 그가  형사와 동행해서 범인을 추적합니다. 이야기 흐름상 그리고 뒷장이 많이 남아있다는 걸 감안하면 잡지 못할 게 뻔한데, 그래도 긴장이 됩니다.

악마가 피리를 분다는 여섯 번째로 읽은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입니다. 대부분 재밌게 읽었는데 이 작품도 재밌었습니다.
재미 순으로 나열하면, 악마의 공놀이 노래-옥문도-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이누가미 일족-팔묘촌-혼징 살인사건입니다.

요코미조 세이시 작품이 계속 번역되어 나오길 바랍니다. 보통 대표작이 먼저 번역되기 때문에 이후에 나올 작품은 재미가 덜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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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2 본격추리 2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은희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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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3권 중에서 제일 좋았습니다. 단편보다는 장편을 좋아하는 제 취향에 맞았기 때문이지 다른 단편집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2권에는 7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분량이 제법 되는 단편이라 중편 쪽에 넣어도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호반정 사건-어렸을 때부터 묘한 구석이 있었던 주인공은 여관 탈의실에 렌즈를 장치해서 몰래 훔쳐봅니다. 그러다 범죄현장을 목격하게 되면서 사건에 말려들어 갑니다. 동기가 납득이 가지 않고 우연적 요소의 개입이 많아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악귀-토노무라는 친구와 함께 산책을 하다가 승냥이와 들개에게 물어뜯겨 용모가 훼손된 시체를 발견하게 됩니다. 읽다가 범인은 눈치 챘는데 트릭은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작가는 후기에서 부자연스런 구석이 있다고 했는데, 저는 만족스럽습니다.

지붕 속 산책자-병적인 구석이 있는 주인공이 우연히 천장으로 올라가는 방법을 발견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꽤 인상에 남는 단편인데 일본 독자들도 그리 느꼈는지 대표 단편집에 늘 수록되는 단편이라고 합니다. 반면에 영역 단편집에는 한 번도 실리지 않았다는데 서양인들에게는 납득이 가지 않았나 봅니다. 가옥의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겠죠. 저는 어렸을 때 다락방과 그 위를 돌아다녀 본 경험이 있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는 누구인가-단편집에서 가장 재밌게 읽은 단편입니다. 우선 동기가 뚜렷했고, 증거와 증언에 따른 논리적 귀결도 좋아서 만족하면서 읽었습니다. 특히 아마추어 탐정들의 의견이 부딪치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서평을 쓰면서 동기를 자주 거론하게 되는데 납득이 가지 않는 동기를 내세우는 본결 추리물을 꽤 읽었기 때문입니다. 유명 작가도 어설픈 동기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더군요. 트릭에 너무 집착하기 때문으로 여겨지는데 그 때문에 이야기가 허술해져서 실망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증거가 없다보니 범인을 심리적으로 무너뜨려서 사건을 해결하는 경우도 왕왕 보게 되는데, 마찬가지로 실망스럽습니다. 란포 단편집이 그렇다는 말은 아닙니다. 많은 작품을 읽으면서 가지게 된 느낌인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적어 봤습니다. 그렇다고 란포 단편집이 여기서 자유롭다는 말은 아니고, 뭐 그렇습니다.^^

달과 장갑- 카츠히코는 악덕 고리대금업자의 아내와 정분이 났다가 남편에게 들켜서 그의 집을 방문합니다. 무난하게 읽히는 작품입니다.

호리코시 수사 1과장 귀하-범인을 잡지 못한 미결 사건의 뒷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이런 유형의 글을 좋아하기 때문에 즐겁게 읽었습니다.

음울한 짐승-작품 전반에 흐르는 끈적끈적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요즘은 워낙 자극적인 작품이 많이 나와서 이 정도는 별 거 아니라고 느껴지는데 당시에는 상당한 충격을 줬을 것 같네요.

일본 추리소설 좋아하시는 분들은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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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 - 하 - 스티븐 킹 단편집 밀리언셀러 클럽 101
스티븐 킹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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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셀러 클럽이 100권을 넘겼습니다. 정식으로 계약하고 출간된 장르 소설 시리즈로서는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 스티븐 킹 단편집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가 100번의 영예를 차지했군요. 밀클에 가장 많은 작품을 올린 작가라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상권에 실린 작품이 더 좋을 것 같았는데 막상 읽어보니 하권에 수록된 작품이 더 마음에 드네요.

단편이 수록된 순서대로 감상을 쓴 게 아니라 제가 느낀 재미 순으로 감상을 썼습니다.

총알 차 타기-세계 최초로 이북으로 판매된 작품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미국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습니다.(작품 내용이 아니라 외적인 면에서). 한국 신문에도 기사가 실려서 읽어본 기억이 나네요. 종이 책의 시대가 마감되는가 뭐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북이 아니라 양장본으로 출간되었는데 그때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시 읽어도 좋네요.
어머니가 직장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은 앨런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히치하이커를 합니다. 가난한 학생이라 고물차를 수리할 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총알 차 타기는 그 과정에서 생기는 일을 그린 작품입니다. 히치하이커 잘못 했다가 된통 고생하는 이야기라고 단순하게 말할 수 있는데 작품 속에 실린 정서는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공포가 풀리는 순간 느끼는 주인공의 심정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고담 카페에서의 점심식사-어느 날 아내가 집을 나가고 이혼 소송이 걸려옵니다. 아내의 변호사는 이혼 협상을 위해 고담 카페에서 점심을 먹자고 제의하고 아내가 보고 싶었던 스티브는 제의를 승낙합니다. 이 단편은 그때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는데 위기의 순간에도 티격태격하는 부부의 모습이 재밌습니다. 특히 아내의 발길질과 남편의 주먹질이 인상적입니다. 이 부부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이혼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1408-존 쿠삭과  샤무엘 잭슨이 주연을 맡은 동명 영화의 원작소설입니다. 원작이 단편이다보니 영화를 만들면서 살을 약간 붙였네요. 결말도 살짝 다릅니다. 마이크 엔슬린은 유령이 나오는 곳에서 체험한 일을 발표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사람입니다. 그는 자살한 사람이 부지기수라며 빌려주기를 꺼리는 호텔 매니저를 물리치고 1408 객실을 빌립니다. 유령을 소재로한 글을 써서 먹고 살지만 마이크는 유령의 존재를 믿지 않습니다. 저러다 된통 당하지 싶었는데, 생각대로 이야기가 진행되네요.

L.T.의 애완동물 이론-유쾌하게 흘러가던 이야기가 마지막에 확 바뀌면서 으스스하게 변합니다. 킹이 호러 작가라는 점을 새삼 느꼈습니다.
행운의 동전-남편이 집을 나간후 어렵게 두 아이를 키우는 호텔 청소부가 팁으로 동전을 받으면서 일어난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녀에게 행운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로드 바이러스 북쪽으로 가다-그다지 특이할 것 없는 뱀파이어 호러물.
데쟈부-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겠는데 재미는 그다지 없었습니다. 좀 지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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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소시에이트
존 그리샴 지음, 유소영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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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리샴을 좋아하는데, 특히 초기작들을 좋아합니다. 근래 나온 작품들은 주제의식이 비교적 뚜렷하게 표출되는 바람에 장르적 재미는 떨어지는데(그래도 다른 작가들 작품보다는 재밌습니다), 최신작 어소시에이트는 재미에 전력투구한 느낌이 듭니다. 책 뒤표지에 초기 히트작들에 가까운 액션-서스펜스 플롯을 보여준다고 적혀 있는데 동감입니다. 특히 The firm(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 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습니다.)이 많이 생각나네요.
 
맥어보이는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유소년 농구팀 코치를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시합이 있는 날 수사관 냄새가 풀풀 풍기는 남자가 그를 감시합니다. 죄가 없더라도 감시를 받으면 위축되기 마련이죠. 그는 시합이 끝나자 수사관을 피해서 조용히 빠져나옵니다. 그러나 감시자가 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시자는 FBI 신분증을 들이대며 얘기 좀 하자고 요구합니다. 이 대목에서 카일의 직업이 밝혀집니다. 카일은 예일대 로스쿨 학생으로 법률지의 편집장을 맡고 있습니다. 거대 신문사도 아니고 일개 대학원 법률지의 편집장이 뭐 대단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예일대 정도면 출세가 보장되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닙니다.

카일 맥어보이는 열심히 노력했고 이제 그 결실을 거둘 때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과거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이 발목을 잡고 늘어집니다. 카일은 협박을 받게 되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이게 앞부분 내용인데 흡입력이 대단합니다. 첫 장부터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칼일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지 궁금하지는 않습니다. 최초의 선택은 충분히 예상가능 합니다.
이야기를 진행시키자면 그런 식의 결정은 필수적이니까요.

카일은 첫 단추를 잘못 끼웠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의 주인공이 잘못 선택한 것처럼 말입니다. 이제 관심은 카일이 어떻게 곤경을 헤쳐 나오느냐에 쏠립니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구석이기도 합니다.

카일은 똑똑합니다. 예일대 법대대학원 학생이, 거기다 법률지 편집장까지 한 인물이 똑똑하지 않을 리 없죠. 그는 함정을 빠져나올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상대도 만만찮습니다. 협박범은 전문가의 냄새를 풀풀 풍깁니다. 대학원을 갓 졸업한 애송이에게 당할 것 같지 않습니다. 둘의 대립이 스릴을 가져오고 책장을 넘기게 만듭니다.

감탄이 나오는 초반부와 비교하면 중반부와 후반부가 약한 편이긴 한데 이 정도면 만족스럽습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추천할만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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