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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소시에이트
존 그리샴 지음, 유소영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존 그리샴을 좋아하는데, 특히 초기작들을 좋아합니다. 근래 나온 작품들은 주제의식이 비교적 뚜렷하게 표출되는 바람에 장르적 재미는 떨어지는데(그래도 다른 작가들 작품보다는 재밌습니다), 최신작 어소시에이트는 재미에 전력투구한 느낌이 듭니다. 책 뒤표지에 초기 히트작들에 가까운 액션-서스펜스 플롯을 보여준다고 적혀 있는데 동감입니다. 특히 The firm(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 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습니다.)이 많이 생각나네요.
맥어보이는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유소년 농구팀 코치를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시합이 있는 날 수사관 냄새가 풀풀 풍기는 남자가 그를 감시합니다. 죄가 없더라도 감시를 받으면 위축되기 마련이죠. 그는 시합이 끝나자 수사관을 피해서 조용히 빠져나옵니다. 그러나 감시자가 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시자는 FBI 신분증을 들이대며 얘기 좀 하자고 요구합니다. 이 대목에서 카일의 직업이 밝혀집니다. 카일은 예일대 로스쿨 학생으로 법률지의 편집장을 맡고 있습니다. 거대 신문사도 아니고 일개 대학원 법률지의 편집장이 뭐 대단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예일대 정도면 출세가 보장되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닙니다.
카일 맥어보이는 열심히 노력했고 이제 그 결실을 거둘 때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과거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이 발목을 잡고 늘어집니다. 카일은 협박을 받게 되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이게 앞부분 내용인데 흡입력이 대단합니다. 첫 장부터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칼일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지 궁금하지는 않습니다. 최초의 선택은 충분히 예상가능 합니다.
이야기를 진행시키자면 그런 식의 결정은 필수적이니까요.
카일은 첫 단추를 잘못 끼웠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의 주인공이 잘못 선택한 것처럼 말입니다. 이제 관심은 카일이 어떻게 곤경을 헤쳐 나오느냐에 쏠립니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구석이기도 합니다.
카일은 똑똑합니다. 예일대 법대대학원 학생이, 거기다 법률지 편집장까지 한 인물이 똑똑하지 않을 리 없죠. 그는 함정을 빠져나올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상대도 만만찮습니다. 협박범은 전문가의 냄새를 풀풀 풍깁니다. 대학원을 갓 졸업한 애송이에게 당할 것 같지 않습니다. 둘의 대립이 스릴을 가져오고 책장을 넘기게 만듭니다.
감탄이 나오는 초반부와 비교하면 중반부와 후반부가 약한 편이긴 한데 이 정도면 만족스럽습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추천할만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