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트의 여명 - 신화와 민담과 판타지 펭귄클래식 44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지음, 서혜숙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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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리스 로마 신화 같은 유형의 신화인줄 알았습니다. 켈트 신이 나와서 사건이 벌어지는 그런 이야기 말입니다. 그런데 글이 예상과 많이 달랐습니다. 예이츠가 시골 마을을 다니면서 들은 요정 이야기를 짤막짤막하게 언급한 글입니다. 안에 수록된 이야기는 짧으면 2페이지, 길어도 8페이지를 넘지 않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드라마틱한 사건이 전개될 분량이 아닙니다.

이야기는 대개 누가 언제 어디서 요정을 봤고 그래서 어떻더라, 하는 수준을 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루했습니다. 이야기가 짧은 편이고 책도 200페이지 안쪽으로 분량이 적은데 읽는데 무척 오래 걸렸습니다. 화장실 갈 때, 텔레비전 보다가 광고가 나올 때 등등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겨우겨우 읽었습니다.

재미와는 별개로 이런 글을 읽으면 포만감이 생기긴 합니다. 거창한 글을 읽어냈다는 느낌말입니다. 책이 예뻐서 책장에 꽂아놓으면 폼은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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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반짝이는 별들로부터 - 10대를 위한 SF 걸작선 창비청소년문학 24
필립 K. 딕 외 지음, 패트릭 닐슨 헤이든 엮음, 정소연 옮김 / 창비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혹평까지는 아니지만 안 좋은 평을 접한 적이 있어서 기대치를 낮추고 읽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저는 괜찮게 읽었습니다. 크게 재밌진 않았습니다만 SF 팬이라면 충분히 즐길 만한 수준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SF 팬이 아니라면 굳이 읽을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몇 편은 기발했고, 몇 편은 흥미로웠으며, 몇 편은 지루했습니다.

걔들 몸은 고깃덩어리래-사물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다는 점이 SF의 흥미로운 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짧은 대화체 글인데 재밌네요.

태양 아래 걷다-휴고 상 수상작입니다.(단편 부분이겠죠.). 이 단편을 읽으면서 새삼 느꼈는데 하드 SF는 역시 취향이 아닙니다. 지루했습니다.

미친 몰리에게 복숭아를-점퍼를 쓴 작가가 쓴 작품입니다. 스릘 넘치는 액션이 인상적이긴한데 재미는 보통이었습니다.

뱀의 이빨-그럭저럭, 조슈아 삼촌과 그루글 맨-조금 지루, 클릴어리 가에서 온 편지-보통, 브라이언과 외계인-약간 코믹.

다른 종류의 어둠-행복한 책읽기에서 나온 하드 SF 르네상스에도 수록된 작품입니다. 행책을 읽었을 때는 약간 인상적이다 정도였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니 좋군요. 어린 학생들이 선생님 몰래 비밀 모임을 만들어서 놀다가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2001년 휴고상 수상작.

우주 비행사가 될래-결말이 인상적이군요.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슬픔의 카드-지루 했습니다.

탄젠트-한국인 소년이 등장합니다.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1987년 휴고상 수상작.

외계인의 생각-몇 페이지 안 되는 짧은 글인데 만족도는 다른 단편보다 나았습니다.

저 반짝이는 별들로부터-표제작입니다. 잘 쓴 글인 것 같은데 재미는 그다지 없네요. 낸스 크레스는 제 취향에서 아니라는 점을 새삼 느꼈습니다.(그래도 스페인의 거지는 보고 싶은데 언제 나오려는지.). 1985년 네뷸레 상 수상작.

링컨 기차- 그럭저럭, 1996 휴고상 수상작. 아서 스턴벡이 화성에 변화구를 소개한 이야기-보통. 폐품 수집-지루했음.
위대한 이별-보통.

생각보다 수록 작품이 많고 빽빽한 느낌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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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털어라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지음, 이원열 옮김 / 시작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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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는 미국에서 마스터 대접을 받는 거장입니다. 명성에 비해서 번역된 글이 적었는데 도트문더 시리즈 중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뉴욕을 털어라가 나왔네요.

범죄를 가볍고 유쾌하게 다루는 소설을 케이퍼 소설이라고 한다는군요. 영화 스팅과 비슷한 장르라고 하면 쉽게 이해가 갈 겁니다. 뉴욕을 털어라는 코믹 케이퍼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손꼽힌다고 합니다.

도트문더 일당은 제목 그대로 뉴욕을 텁니다. 원래는 한 곳만 털 작정이었는데 일이 꼬이면서 불가능해 보이는 곳을 털어야하는 처지에 몰리게 됩니다. 그 과정이 유쾌하면서도 우스꽝스럽습니다.


이 소설은 첫 장면부터 글의 성격을 명확하게 밝힙니다. 교도소를 나서는 도트문더는 교도소장의 과잉 친절 때문에 300달러를 손해보고 사회에 첫 발을 디딥니다. 그리고 예전 동료에게서 범죄를 제의받고 승낙합니다. 뉴욕을 털어라는 범죄를 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소동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이 책은 1970년에 처음 나왔습니다. 역자가 40년이 지난 지금도 낡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그 말 그대로 낡은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유쾌하고 재밌습니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은 느껴지는군요. 도트문더가 털려는 대상은 50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보석입니다. 이 대목에서 세월의 흐름을 느꼈습니다. 50만 달러짜리를 훔치려고 그 고생을 했다는 게 마음에 와닿지 않습니다. 너는 50만 달러 있냐고 물으신다면 없다고 대답하겠지만(5만 달러만 있어도 좋겠습니다, 아니 1만 달러라도.^^), 소설이나 영화에 나오는 액수 단위가 워낙 커져서 약하게 느껴졌습니다. 오스틴 파워 생각이 나더군요. 오랜 냉동 상태에서 벗어난 닥터 이블이 미국을 협박하면서 거액을 요구했는데 너무 작은 액수라 부하들은 물론 협박당하는 사람들도 당황하던 장면 말입니다.

뉴욕을 털어라는 코믹 범죄 소설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특히 동료를 모으는 과정이 어찌나 웃기던지 한참 웃었습니다. 범죄를 코믹하게 그리는데 거부감이 있는 분이 아니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듯.

덧.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려고 찾아 봤는데 없네요. 황금가지에서 나온 세계 서스펜스 걸작선, 21세기 서스펜스 걸작선에 단편이 하나씩 수록되어 있는 게 전부입니다. 그리고 다른 필명으로(리처드 스타크) 출간한 작품이 하나 번역되어 있습니다. 동서에서 나온 인간사냥. 멜 깁슨이 주연한 영화 페이백의 원작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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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큐피드의 동생을 쏘았는가
데이비드 헌트 지음, 김승욱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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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인공 케이 패로는 색맹입니다.(우리가 흔히 색맹으로 생각하는 적록색맹은 적색과 녹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진짜 색맹은 아니라고 합니다. 색맹은 색을 전혀 구별하지 못하는 생태로 모든 색이 흑백으로 보인다고 하는군요. 주인공 케이의 상태가 그렇습니다.).

그녀의 직업은 사진작가입니다. 색맹 때문에 사진을 흑백으로 찍는데, 칼라 사진보다 흑백 사진이 더 예술적으로 보이는 걸 감안하면(개인적 판단입니다.^^) 무리한 직업은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그녀에게 사진기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예술의 도구일 뿐 아니라 위험한 외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장치이자 바깥을 보는 또 하나의 눈입니다. 사진기는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줍니다.

케이는 빛에 민감한 눈 때문에 보통 밤에 돌아다닙니다. 그녀는 샌프란시스코의 위험한 밤거리를 돌아다니며 밤의 여인들과 밤의 남자들 사진을 찍습니다. 그러다 거리의 남자인 팀을 만나고 친해집니다. 케이는 팀에게 사진모델을 부탁하고 팀은 즐거운 마음으로 그녀의 모델이 됩니다.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둘은 친구 이상의 감정을 품은 듯 보입니다. 그런 팀이 어느 날 시체로 발견되고 케이는 범인을 잡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섭니다.

팀은 생계를 해결하려고 매춘을 했습니다. 그래서 케이와 경찰은 손님 중 하나가 일을 저질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당연한 판단으로 보이네요. 케이는 팀의 손님을 탐문해 나가다가 팀의 죽음이 단순한 살인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케이는 사건을 추적하면서 사진을 막 찍어대는데(원래 버릇인 것 같더군요), 그게 저에게는 불편하게 다가왔습니다. 상대가 싫어하는데 저렇게 막 찍어도 되나, 불법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찍는 건 자유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누가 큐피드의 동생을 쏘았는가는 기발한 트릭이나 반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은 없습니다. 그게 오히려 마음에 들더군요. 인위적인 반전이 난무하는 글과 스릴을 준답시고 괜히 잔인하게 묘사해대는 글에 질려 있었거든요. 이 글은 주변 상황과 캐릭터를 느긋하게 구축해가면서 묵묵하게 밀고 나가는 타입의 글입니다. 분량이 만만찮은 글인데 한 자리에서 다 읽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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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 -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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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는 만들어진 신에서 창조론을 반박하고 진화론을 설파합니다. 아니 진화론을 넘어 신이 없다는 사실을 과학적, 논리적 증거를 앞세워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제가 보기에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습니다.(독실한 신자들은 코웃음을 칠 것 같습니다만.)

주장이 논리적인데다 재치 넘치는 문장이 많아서 실실 웃다보면 어느새 그의 주장에 넘어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기독교 신자들이 이 책을 싫어하는 게 이해가 됩니다. 작가는 시종일관 종교를 까고 있는데 그 중에서 특히 기독교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는 기독교 뿐 아니라 모든 종교에 회의적인 시선을 던지는데 특히 기독교가 많이 언급되는 건 그가 기독교 문화권에서 교육을 받고 자랐기 때문인 듯합니다. 가장 익숙하고 잘 아는 기독교를, 그리고 그의 사회와 세계사에 큰 영향을 미친 기독교를 많이 다루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초반은 재밌게 읽었는데 중반으로 넘어가면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습니다. 좀 어려워요. 일반 대중을 위해 집필한 책이기 때문에 많이 어렵지는 않지만 몇몇 대목이 걸립니다.(이게 원래 그런지 아니면 번역 때문인지는 확실히 잘 모르겠습니다.) 중반을 넘어서면 다시 재밌어 지면서 탄력이 붙습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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