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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 원숭이
이사카 고타로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서평을 쓰는데 오래 걸렸습니다.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말이죠.
이사카 고타로의 최신작 SOS 원숭이는 두 가지 흐름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내 이야기와 원숭이 이야기. 한쪽은 현실적인 이야기이고(이 쪽도 완전히 리얼 같지는 않습니다), 다른 한쪽은 환상이 약간 가미된 듯한 이야기입니다. 이사카 고타로의 세계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두 이야기가 나중에 연결될 거라는 걸 잘 알 겁니다. 어쩌면 두 이야기 사이에 시간차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하실 겁니다.
작가의 특기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구성입니다. 게다가 사건도 흥미롭습니다.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엔도 지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모종의 분야에 재능이 있습니다.(스포일러 방지 차원에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는 어느 날 중학생 때 짝사랑했던 핸미 누나에게서 부탁을 받습니다. 히키코모리가 된 아들을 치유해 달라는 겁니다.
또 다른 이야기의 축은 이가라시 마코토 입니다. 그는 주문 실수로 20분 동안 300억엔의 손실을 본 증권사고를 조사하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그는 조사를 하는 과정에 이상한 일을 보게 됩니다.
이야기가 흥미롭죠? 저 두 이야기가 연결되면 더 흥미로울 것 같죠?
이사카 고타로를 좋아하는 제가 봤을 때 분명히 재미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루한 느낌이 들었습니다.(재미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후반부에 제 궤도로 올라가는데 그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깁니다.)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을 16권 읽었습니다. 취향과 어긋난다고 느낀 작품이 두어 편 있었지만 대개 재밌게 읽었습니다.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책은 한 편도 없었던 것 같은데 어째서 이런 느낌을 받았을까, 등장인물이 과학적인 설명을 하는 부분이 좀 길다 싶었지만 그것 때문은 아닌 듯 하고, 생각을 좀 해 봤는데 이유를 모르겠네요.^^
좋아하는 미국 스릴러 작가가 있는데 최신작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 이런 스타일의 이야기 이제는 질린다.'
혹시 이사카 식 이야기에 질린 걸까요.
흠, 잘 모르겠습니다. 집에 있는 이사카 고타로의 책을 전부 다시 읽어볼 생각입니다. 다시 보면 결론이 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