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은 스스로를 상처입힌다 밀리언셀러 클럽 110
마커스 세이키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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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일랜드 이민의 후손인 대니 카터는 빈민가에서 성장했습니다. 주변의 질 나쁜 친구와 어울리면서 소소한 범죄를 저질렀고 소년원에도 갔다 왔습니다. 여자 친구인 캐런은 범죄에서 손을 떼라고 설득하지만 대니는 범죄에서 발을 빼지 못합니다.

친구와 전당포를 털러 들어간 대니는 전과 다른 심각한 상황에 맞부딪치게 되고 인생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이런 짓을 계속 하다가는 분명 캐런과 헤어지게 될 테고 교도소에 들어가게 될 겁니다. 그 순간 대니는 올바른 선택을 합니다. 그는 범죄에 등을 돌리고 새로운 일반인의 삶을 선택합니다.

7년 후 대니는 중산층 거주지에 좋은 집을 마련했고,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캐런과 아이를 가질 계획도 세웠습니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 과거가 발목을 잡는 경우가 간혹 생기는데 대니에게 그런 일이 일어납니다. 과거가 그에게 위험한 제의를 해오고 대니의 삶은 흔들리게 됩니다.

대니는 잃을 게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과거처럼 범죄자의 방식으로 위협에 대응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위험해지고 대니는 결단을 내립니다. 그는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범죄자의 삶과 일반인의 삶 사이를 옮겨 다닙니다. 그 과정에서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생겨납니다.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대니는 어떤 식으로 궁지에서 탈출할까.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되는데 책장이 잘 넘어가는 편은 아닙니다. 제가 이런 종류의 스릴을 즐기는 편이 아니거든요.(이런 종류의 스릴을 즐기는 분이라면 만족스런 독서가 될 겁니다.)

이 책의 저자 마커스 세이키는 제2의 데니스 루헤인이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 데니스 루헤인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칼날은 스스로를 상처입힌다.' 가 데뷔작임을 감안하면 야박한 평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옮긴이의 말을 보면 지금까지 4편을 썼고 그 중에서 3편이 영화화 되는 중이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 이라크 전쟁에 참여했다가 불명예제대를 당한 전직군인의 이야기가 보고 싶네요.(영화가 나오면 번역되어 나오려나.^^)

이 작품하고 상관없는 이야기인데 미국에서 제2의 데니스 루헤인 소리를 듣는 작가가 마커스 세이키 외에도 몇 명 더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걸 통해서 데니스 루헤인의 위치가 상당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살인자들의 섬 때부터 주목하던 작가라 왠지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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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 원숭이
이사카 고타로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서평을 쓰는데 오래 걸렸습니다.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말이죠.

이사카 고타로의 최신작 SOS 원숭이는 두 가지 흐름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내 이야기와 원숭이 이야기. 한쪽은 현실적인 이야기이고(이 쪽도 완전히 리얼 같지는 않습니다), 다른 한쪽은 환상이 약간 가미된 듯한 이야기입니다. 이사카 고타로의 세계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두 이야기가 나중에 연결될 거라는 걸 잘 알 겁니다. 어쩌면 두 이야기 사이에 시간차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하실 겁니다.
작가의 특기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구성입니다. 게다가 사건도 흥미롭습니다.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엔도 지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모종의 분야에 재능이 있습니다.(스포일러 방지 차원에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는 어느 날 중학생 때 짝사랑했던 핸미 누나에게서 부탁을 받습니다. 히키코모리가 된 아들을 치유해 달라는 겁니다.


또 다른 이야기의 축은 이가라시 마코토 입니다. 그는 주문 실수로 20분 동안 300억엔의 손실을 본 증권사고를 조사하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그는 조사를 하는 과정에 이상한 일을 보게 됩니다.

이야기가 흥미롭죠? 저 두 이야기가 연결되면 더 흥미로울 것 같죠?
이사카 고타로를 좋아하는 제가 봤을 때 분명히 재미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루한 느낌이 들었습니다.(재미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후반부에 제 궤도로 올라가는데 그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깁니다.)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을 16권 읽었습니다. 취향과 어긋난다고 느낀 작품이 두어 편 있었지만 대개 재밌게 읽었습니다.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책은 한 편도 없었던 것 같은데 어째서 이런 느낌을 받았을까, 등장인물이 과학적인 설명을 하는 부분이 좀 길다 싶었지만 그것 때문은 아닌 듯 하고, 생각을 좀 해 봤는데 이유를 모르겠네요.^^

좋아하는 미국 스릴러 작가가 있는데 최신작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 이런 스타일의 이야기 이제는 질린다.'
혹시 이사카 식 이야기에 질린 걸까요.
흠, 잘 모르겠습니다. 집에 있는 이사카 고타로의 책을 전부 다시 읽어볼 생각입니다. 다시 보면 결론이 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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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8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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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키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시리즈라고 해도 독립된 이야기이고 첫 번째 이야기의 등장인물도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반장을 제외하면 거의 나오지 않아서(1명이 단역으로 나오고, 이름이 언급되기는 합니다.), 2편을 먼저 읽어도 상관없습니다.

아이자와 마코토는 근래 되는 일이 없습니다. 직장에서 해고되고 투숙했던 호텔은 불이 나고, 믿었던 친구의 소개로 카운슬러를 찾아갔다가 광신적인 신흥종교에 갇히기까지 합니다. 한 마디로 재수 옴 붙은 거죠. 그녀는 짜증이 나서 하자키 해변으로 내려가 고함을 지릅니다.
'나쁜 놈아!'
바다가 시체를 뱉어내는 것으로 대답을 합니다. 익사체를 발견한 그녀는 경찰의 심문을 당하게 되고 우연히 헌책방 어제일리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됩니다. 그녀의 수난은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더한 일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처음 수사는 익사체의 신원을 밝히는 것으로 시작됩니다.(이 부분은 빌라 매그놀라아의 살인과 유사하네요.). 곧 하자키의 명문가 마에다 가문이 사건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온갖 소동과 사건이 발생합니다. 
 
고마지 형사반장은 여전하네요. 여전히 부하에게 밥값을 떠넘기고 은근히 경찰서장을 비난하고 싱글거리며 증인에게 원하는 걸 뽑아냅니다. 그와 콤비를 이루는 이쓰카하루도 여전합니다. 빈 구석이 자주 엿보이는데, 은근히 뚝심이 있어서 관계자와의 트러블을 불사하면서 수사를 밀고 나갑니다.

처음에는 이쓰카하루도 전편에 나온 사람인줄 알았는데 중간 쯤 읽다가 확인해보니 새로운 인물이더군요. 보통 시리즈의 형사 콤비는 바뀌지 않는데 왜 그랬을까, 의아했습니다. 좀 더 읽어보니 이해가 되더군요. 로맨스 때문입니다. 빌라 매그놀리아에서 짝을 찾은 경찰이 헌책방 어제일리어에서 새로운 로맨스를 시작하는 건 아무래도 이상하죠. 다음 이야기에서는 누가 형사반장과 콤비를 이룰지 궁금해집니다.

중간에 의외의 사건이 발생하고 소소한 반전도 나옵니다만, 그런 부분보다는 등장인물 간의 관계나 대사에서 나오는 재미가 더 좋았습니다. 추리를 하는 과정도 괜찮았고. 재밌게 읽었습니다.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시리즈가 이제 한 권 남았는데 아쉽습니다. 작가가 몇 편 더 써줬으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헌데 아무리 봐도 일상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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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카포네의 수상한 빨래방
제니퍼 촐덴코 지음, 김영욱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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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이 알카트라즈 섬입니다. 영화와 소설에 종종 나오는, 교도소가 자리한 악명 높은 섬이죠. 제목을 보고 교도소에 갇힌 알 카포네가 어떻게 빨래방을 운영하나 싶었는데, 흠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가는군요.

키가 큰 소년 무스는 알카트라즈 섬으로 이사를 갑니다. 처음 읽었을 때는 교도소가 자리한 섬에 어떻게 민간인이 들어가나 싶었는데 아버지가 교도소에서 근무를 하는군요.

소년에게는 자폐증이 걸린 누이가 있습니다. 집안에 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으면 대개의 경우 장애아를 중심으로 집안이 돌아가기 마련입니다. 그 때문에 동기에게 힘든 일이 생기기도 하죠.


어머니가 일을 나가게 되면서 무스는 누이를 돌봐야 하는 경우가 자주 생깁니다. 사랑하는 누이를 돌보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때때로 짜증이 나고 화가 납니다.

이런 유형의 동화를 많이 읽어본 사람은 자폐증에 걸린 누이 때문에 무스의 삶이 힘겨워지고, 그것 때문에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을 헤쳐 나가면서 소년이 성장할 거라는 예상을 하게 될 겁니다. 요약해서 말하면 그렇게 글이 흘러간다고 볼 수 있는데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중간 중간 튀어나오는 유머러스한 사건 전개 때문입니다.

사건을 일으키는 인물 중 하나가 파이퍼인데 짜증나면서도 귀엽다는 상반된 반응을 일으키게 만드는 흥미로운 캐릭터입니다. 파이퍼는 교도소장의 딸인데 때때로 그 사회적(?) 지위를 적극적으로 행사합니다. 작품의 시간적 배경이 되는 1935년의 미국은 대공황을 겪고 있습니다. 교도소장 눈 밖에 나서 해고당하면 생활이 곤란해집니다. 때문에 섬에 사는 아이들은 파이퍼의 비위를 맞춰줍니다.

특별히 악당이라고 할 만한 사람을 등장시키지 않으면서 사건을 진행시키는 게 인상적입니다. 일을 벌이는 캐릭터도 약간 얄밉다 정도이지 싫을 정도는 아닙니다.

알 카포네의 수상한 빨래방은 11세~17세 연령대에 어울리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청소년만 읽어야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성인이 읽어도 심심한 글은 아닙니다. 저는 재밌게 읽었습니다.

2005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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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무게
헤더 구덴커프 지음, 김진영 옮김 / 북캐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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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어 가면서 아동 학대와 성폭력을 소재로 다룬 책이 점점 읽기 힘겨워집니다. 현실에서 끔찍한 사건이 자꾸 일어나는데 범인에게 내려지는 형량은 지나치게 가볍고(판사와 일반인의 법 감정 사이에 큰 격차가 있는 듯 보입니다), 사회적으로 말은 많지만 실질적으로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는 미흡하고. 뭐 이런저런 일들이 독서에 영향을 줍니다.

어렸을 때 셜록 홈즈를 통해서 추리 소설에 입문했습니다. 그 이후 추리 소설을 읽을 때 결말을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해피엔딩이면 읽고 비극적으로 끝나면 책을 덮어버렸죠. 시간이 흐르면서 결말을 모르고 읽는 게 훨씬 더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후로는 아무리 뒤가 궁금해도 결말을 펼쳐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침묵의 무게는 150쪽 읽다가 결말을 확인했습니다.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거든요.

비극적으로 끝나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이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을까요?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수위라 안도했습니다. 이 정도 결말이면 나름 행복한 결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침묵의 무게는 챕터가 짧습니다. 챕터에 전부 등장인물 이름이 붙어 있고 해당 챕터는 그 인물을 통해서 이야기를 진행시킵니다. 판타지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와 챕터 구성이 비슷하다고 하면 이해가 쉽게 갈 겁니다. 꽤 독특하죠.

7살 단짝 친구 칼리 클라크와 페트라 그레고리가 같은 날 사라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칼리의 어머니는 딸이 숲을 잘 알기 때문에 희망적인 생각을 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악화됩니다. 아이는 맨발로 숲에 들어갔고 뒤뜰에는 어른과 실랑이를 벌인 듯한 발자국까지 찍혀 있습니다.

페트라의 아버지 마틴은 황망한 상태로 딸을 찾아 헤맵니다. 그는 칼리 가족을 의심합니다. 칼리는 4살 때부터 입을 닫고 살았고 그 아버지라는 사람은 알코올중독입니다. 이런 유형의 범죄가 대부분 아는 사람 손에 저질러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의심이 갑니다.

숲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칼리는 왜 말을 잃어버렸나.
독자를 궁금하게 만들어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작가의 솜씨가 괜찮습니다.
침묵의 무게는 에드거상 신인상 후보에 오른 작품입니다. 인상적인 데뷔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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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8-09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데뷔작은 여러번 검토한! 참신한 이야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