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포네의 수상한 빨래방
제니퍼 촐덴코 지음, 김영욱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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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이 알카트라즈 섬입니다. 영화와 소설에 종종 나오는, 교도소가 자리한 악명 높은 섬이죠. 제목을 보고 교도소에 갇힌 알 카포네가 어떻게 빨래방을 운영하나 싶었는데, 흠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가는군요.

키가 큰 소년 무스는 알카트라즈 섬으로 이사를 갑니다. 처음 읽었을 때는 교도소가 자리한 섬에 어떻게 민간인이 들어가나 싶었는데 아버지가 교도소에서 근무를 하는군요.

소년에게는 자폐증이 걸린 누이가 있습니다. 집안에 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으면 대개의 경우 장애아를 중심으로 집안이 돌아가기 마련입니다. 그 때문에 동기에게 힘든 일이 생기기도 하죠.


어머니가 일을 나가게 되면서 무스는 누이를 돌봐야 하는 경우가 자주 생깁니다. 사랑하는 누이를 돌보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때때로 짜증이 나고 화가 납니다.

이런 유형의 동화를 많이 읽어본 사람은 자폐증에 걸린 누이 때문에 무스의 삶이 힘겨워지고, 그것 때문에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을 헤쳐 나가면서 소년이 성장할 거라는 예상을 하게 될 겁니다. 요약해서 말하면 그렇게 글이 흘러간다고 볼 수 있는데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중간 중간 튀어나오는 유머러스한 사건 전개 때문입니다.

사건을 일으키는 인물 중 하나가 파이퍼인데 짜증나면서도 귀엽다는 상반된 반응을 일으키게 만드는 흥미로운 캐릭터입니다. 파이퍼는 교도소장의 딸인데 때때로 그 사회적(?) 지위를 적극적으로 행사합니다. 작품의 시간적 배경이 되는 1935년의 미국은 대공황을 겪고 있습니다. 교도소장 눈 밖에 나서 해고당하면 생활이 곤란해집니다. 때문에 섬에 사는 아이들은 파이퍼의 비위를 맞춰줍니다.

특별히 악당이라고 할 만한 사람을 등장시키지 않으면서 사건을 진행시키는 게 인상적입니다. 일을 벌이는 캐릭터도 약간 얄밉다 정도이지 싫을 정도는 아닙니다.

알 카포네의 수상한 빨래방은 11세~17세 연령대에 어울리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청소년만 읽어야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성인이 읽어도 심심한 글은 아닙니다. 저는 재밌게 읽었습니다.

2005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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