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곤불이기 1
임준욱 지음 / 마술램프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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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욱의 소설에는 정, 특히 부자지간의 정이 잘 나타나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안 계신 등장인물은 사부가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한다. 이것은 비단 주인공만의 일이 아니라 악한으로 묘사되는 주인공의 대적자도 부친과 사부에 대한 정은 대단하다. 건곤불이기에서도 그의 소설을 관통하는 정이 유장하게 흐른다. 자극적인 무협을 원하는 독자에게는 잘 안 맞을수도 있으나 깊이 있는 인간군상들 사이의 정을 보고 싶은 독자들은 읽으면 후회하지 않을 수작이다. 요리사의 아들 반통미의 초반 방황이 좀 지겹고 못나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권수가 넘어갈수록 무협특유의 박진감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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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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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을 때 가장 당혹한 것은 주인공 홀든이 현재 정신병원에서 치료 중이라는 사실이었다. 왜 그는 정신병원에 있었을까? 찬찬히 읽어 봐도 그가 정신병원에 있을 이유가 없다. 그는 순수하고 깨끗한 사람이고, 한 때의 방황도 청소년기를 거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것이었다. 사고를 친것도 아니고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다. 홀든이 삶을 혼란스럽게 받아들이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보기엔 홀든의 정신이 이상한 게 아니라 세상이 이상한 것 같기 때문이다. 호밀밭의 파수꾼에 대한 평가 중 기억에 가장 남는 것이 시니컬한 문장이라는 소린데 꼼꼼히 읽어 봐도 시니컬한 지는 모르겠다. 번역하면서 그 맛이 없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시니컬하다기 보다는 통찰력이 있다는 말이 더 어울려 보였다. 문장도 문장이지만 무엇보다도 이 책의 매력은 재미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유명하다는, 꼭 읽어야 한다는 명작목록에서 이렇게 재미있는 작품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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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의 아이들 1 - 겨울의 검 룬의 아이들 (제우미디어)
전민희 지음 / 제우미디어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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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이 처음 나왔을 때 별로 읽고 싶지 않았다. 테일즈 위버라는 게임의 배경소설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게임의 배경소설이 되다 보면 결말이나 전개에서 어떤 제약이 따르리라 보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이 작품은 그 자체만으로도 완벽한 이야기였다. 보리스 진네만이라는 소년의 성장담을 때로는 격정적으로 때로는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주인공 보리스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 모두가 살아서 숨쉬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이나 행동을 예상하며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룬의 아이들은 최고의 판타지 소설가 중의 한 명인 전민희의 섬세한 문장이 살아 빛나는 재밌는 소설이다. 판타지 팬이라면 꼭 읽어야 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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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선계(爭先界) 3 - 양장본
이재일 지음 / 시공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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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선계는 오래 전에 시작한 글이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10년도 더 되었을 것이다. 긴 기간동안 연중상태로 있는 바람에 언제 이 글이 출판될 것인가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던 작품이다. 엄청난 조회수와 글의 시작과 책의 출판사이의 긴 차이는 무림동에서 하나의 전설이 되었다. 처음 이 글이 연재되기 시작했을 때의 영향은 대단했다. 천재무협작가가 나타났다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였다. 그 이후 쟁선계는 많은 선후배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많은 작가들이 이 글을 우려먹었다. 집단전투. 세력전. 마교에 대한 깊은 묘사...... 그래서 이 글이 출판된 지금, 처음 나왔을 때의 신선함은 많이 퇴색되었다. 다른 작가들이 써먹는 바람에 그리 된 것이다. 그래도 충분히 읽을만하다. 이재일의 작품에는 이재일의 향취가 깊게 배어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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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캐처 1
스티븐 킹 지음, 김현우 옮김 / 창해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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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캐처.' 라는 제목을 봤을 때는 사람들의 꿈을 훔쳐가는 괴물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나중에 책을 읽으면서 드림캐처가 인디언들의 부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 책은 더디츠라는 다운증후군이 걸린 소년과 네명의 소년 즉 비버, 헨리, 피트, 존시라는 소년이 커서 겪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에서 다섯 소년의 유년시절의 우정과 삶은 빛나고 아름답게 묘사된 반면에 성장한 소년들의 삶은 다소 불우하게 그려지고 있다.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가 드러나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이런 면에서 그의 다른 작품 '스탠 바이 미.' '잇.' '내 영혼의 아틀란티스.' 같은 작품과 어떤 면에서는 일맥상통한다고 느껴진다.

네 소년은 다운증후군에 걸려 다른 아이들에게 수모를 당하고 있던 더디츠를 구해주고 함께 어울린다. 그리고 더디츠에게서 신비한 능력을 부여 받는다. 신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제약을 가진 자가 초능력을 가진 것은 다른 작가의 작품에서도 곧잘 나오는 장면이나 스티븐 킹처럼 자연스럽게 써먹는 작가는 거의 없다. 종종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어내고 서로간의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네 소년은 함께 떠난 여행에서 무시무시한 사건들과 접하면서 잔잔하게 진행되던 이야기가 급물살을 탄다. 그때부터 스티븐킹의 진정한 솜씨가 발휘된다. 무서우면서도 기괴한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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