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감옥 올 에이지 클래식
미하엘 엔데 지음, 이병서 옮김 / 보물창고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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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떤 블로그에서 내 인생의 책 어쩌고 하면서 자유의 감옥을 극찬하는 글을 읽고 당장 샀다. 같은 작가의 책, 모모를 워낙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아주 재밌을 줄 알았다.

처음 단편이 재미없었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다행히도 단편집이었고 읽지 않은 단편이 많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 읽어나가면서, 안 읽은 것보다 읽은 단편의 수가 늘어날수록 실망을 금할 길이 없었다.

재미없다. 지루하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같은 작가의 글, 끝없는 이야기도 별로 재미없었다. 모모를 읽은 다음의 감훙에 그때는 재밌었다고 스스로를 속인 모양인데 다시 찬찬히 생각해보니 그 책도 지루했다. 결국 나는 예외적으로 모모가 재밌었을 뿐, 미하엘 엔데식의 이야기와는 어울리지 않은 것이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데 어른인 나는 엔데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 모르겠다. 뭔가 있는 것 같고 이게 그걸 이야기하는 거라고 어렴풋이 짐작이 가긴 하는데 그게 지루하다는 감정을 엎을 정도는 아니었다.

역자의 해설을 보면 아 이런 이야기를 하는구나 이해가 되긴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역자가 작가의 주장을 정확히 포착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역자가 딴소리 하고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뭐 최소한 철학책보다는 재밌으니, 이거 읽고 유식한 책 읽었다고 잘난 척 하는데는 사용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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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잔티움의 첩자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8
해리 터틀도브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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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체역사소설이라는 사전정보를 가지고 책을 읽었습니다. 행책에서 나온 SF이고 거기다 더해 세계력 6800 년대라는 목록을 보고 당연히 미래의 일이라고 예상을 했습니다. 해서 우주선이 나올 것이라고 판단을 했습니다만 예상과 달리 배경이 중세더군요.
비잔틴 학자들이 세계창조일을 기원전 5509년으로 보았고 그러니까 이야기가 시작되는 세계력 6814년은 서기 1305년에서 1306년 사이의 기간이더군요. 당연히 우주선이 나올 턱이 없었습니다.
시간적 배경도 그렇더니 작품 내용도 여러모로 예상을 빗나갔습니다.
장편소설이라고 쓰여 있습니다만 각각의 이야기가 독립적이라서 연대기적으로 서술해놓은 중편집 같았습니다.
비잔틴의 첩자 아르길로스가 첩보원으로 활약하는 것이 책의 내용입니다.
재미는 있었습니다만 몇가지 이유로 유쾌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우선 주인공이 첩자행태가 정의롭지 못합니다.
주변국, 혹은 이민족의 새로운 발명 발견을(망원경, 화약, 인쇄술) 주인공은 첩자질을 해서 빼앗고 훔칩니다. 그 와중에 믿어준 이를 죽이고 손을 잡은 첩자를 배신하기도 합니다.
물론 신사적으로 첩자행위를 할 수는 없습니다. 적성국간의 속임수, 살인은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입맛이 좀  쓰긴 했습니다.
가장 기분 나빴던 것은 세번째 이야기 구름기둥, 불기둥 입니다.
이 이야기는 노동에 대한 자본 혹은 권력의 승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물론 첩보원 따위가 사회의 모순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편에 붙어서 노동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척 하면서 결국은 죽음으로 몰아넣는 행태는 보기 역겨웠습니다. 너무 위험해서 일을 하지 않겠다는 근로자의 일거리를 끊음으로써 위험한 일터로 내모는 그의 행동은 아주 악질적인 행동입니다.

(스포일러 조금 나옵니다.)

가장 놀랐던 이야기는 두번째 이야기, 기묘한 발진입니다. 천연두에 걸린 아내에 이어 아들까지 걸리고, 설마설마 했는데 둘다 죽더군요. 이 부분에서는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뒤로 가면서 주인공의 행태를 접하면서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중세의 007 같습니다. 당연히 각편마다 여자가 나오고 주인공과 엮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발목을 잡는 가족을 죽여야 했던 것 같더군요.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는 마누라를 두고 임무를 맡을 때마다 바람을 핀다는 건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니까요. 그래서 작가는 주인공 가족을 깡그리 없애버린 것 같습니다.
본드걸이 안나오는 007은 상상이 안 가는 것 처럼 말이지요.

(스포일러 끝)

비잔티움의 첩자는 모하메트가 이슬람교를 창시하지 않고 크리스트교로 개종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가정하에 전개한 소설입니다. 이런 사전 정보는 알고 있었습니다. 충분히 감안을 하고 구입을 했습니다만, 근래 중동의 일들이 자꾸 떠올라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중국의 동북공정도 생각나고.(당나라가 신라까지 합병해서 한국이 없어져버렸다는 가정을 해 보면 기분이 무척 나쁘겠죠.)......
감상을 쓰고보니 혹평을 한 것 같네요. 불만을 토로했습니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작품은 재미있었습니다. 007이 재밌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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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08-02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아내와 아들의 죽음 말예요) 똑같은 생각을 하셨네요. 속이 보이는 설정이었어요^^

깍두기 2005-08-02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똑같은 부분에서 기분 나쁘셨고....동감하는 의미에서 추천!^^
 
레드문 1 - 애장판
황미나 지음 / 애니북스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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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순정만화를 싫어합니다. 뭐 닭살스럽다는 것도 이유가 됩니다만 가장 큰 이유는 비슷하게 생겨서 도대체 누가 누군지 분간을 할 수 없다는 것 때문입니다. 여자와 여자, 남자와 남자가 비슷한 것은 그래도 이해가 갑니다.(굉장히 불편하긴 하지만.) 그러나 여자와 남자도 비슷해서 도무지 분간을 못하겠다는 지경에 이르게 되면 도무지 읽어낼 재간이 없습니다. 단추 위치라던가 머리 모양(가르마, 파마형태, 곱슬거리는 정도 등등), 옷스타일, 다리 길이, 대사 형태 등등으로 충분히 식별가능하다는 주장을 접하게 되면 내가 너무 둔해서 못 알아보는 가 싶기도 하지만 그걸 일일이 신경쓰면서 본대서야 만화보는 재미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전 순정만화는 안 봅니다. 그래도 읽는 유일한 만화가 있다면 황미나가 그리는 만화입니다. 이 만화가는 사실 순정 쟝르 뿐 아니라 다양한 쟝르를(무협등등.)그리는 데 인물의 식별도 쉽고(간혹 헷갈릴 때도 있지만.) 전개도 재밌어서 즐겨 읽습니다. 황미나의 만화 중 가장 재밌었던 것이 이 <레드문>이라는 만화입니다. 쟝르는 sf인데 순정을 싫어하시는 분도 무난히 읽을 수 있는 작품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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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만화 강풀 순정만화 5
강도영 지음 / 문학세계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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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떠다니는 <그땐 그랬지> 라는 만화를 우연히 보게 되면서 강도영이라는 만화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비슷한 또래라 그래 그때는 그랬어 하고 연신 중얼거리면서 읽었더랬습니다. 추억의 외화시리즈들이 떠올라 어찌나 즐겁던지.....

그래서 도대체 이 만화가가 누군가 하고 웝서핑을 하다가 홈페이지를 알게 되어 들어가 봤는데 심 봤다, 라고 외쳐도 될 만큼 재미있는 만화들이 널려 있었습니다. 똥이나 구토물을 즐겨 그려서, 엽기적이라고 느낄만한 만화들도 많았습니다. 다양한 똥그림과 구토물 묘사가 아주 뛰어나더군요.

그런 그가 느닷없이 순정만화를 그린다고 했을 때 (게다가 제목도 순정만화라니) 모험을 하는 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기우였다는 것을 멋지게 증명합니다. 가슴 따뜻한 여러사람들의 사랑이야기가 정겹게 펼쳐집니다. 그 사람들의 얽힌 관계도 살갑구요. 읽어보신다면 후회는 하지 않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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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볼 1 - 무삭제 오리지널판
토리야마 아키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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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볼이 처음에 나왔을 때는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다른 일본만화들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해적판으로 나왔었는데 학교에 가보면 수십권씩 돌아다니곤 했었지요. 선생님들도 압수한 책을 교무실에서 돌려볼만큼 대단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저도 한 동안은 드래곤 볼에 푹 빠져서 살았습니다.

일곱 개를 모으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드래곤 볼을 모으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소동이 도입부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짜 얘기는 그 때 부터 시작됩니다. 천하제일무술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수련하는 이야기, 천하무술대회의 싸움, 피콜로의 등장, 손오공은 사실은 외계인이고 다른 외계인이 지구를 차지하고 위해 침공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긴박하게 펼쳐집니다. 사실 뒤에 가면서 이야기가 좀 망가진 감은 있는데 그것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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