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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크 머리를 한 여자
스티븐 그레이엄 존스 지음, 이지민 옮김 / 혜움이음 / 2022년 4월
평점 :
최고의 공포영화로 여기는 몇 몇 이야기들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나를 무섭게 하는데요.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아는 이들의 변해가는 모습을 담았기 때문아닐까 합니다. 샤이닝의 잭 토렌스처럼 말이죠.
전등이 깜박거리는 사이에 아내 등뒤에 뭔가 있는 걸 본뒤로 루이스는 알 수 없는 공포에 휩싸이게 됩니다. 아니, 이건 맞는 말은 아니네요. 아는 공포에 싸이게 됩니다. 아내 페타의 눈이 노란건지, 자신에게 접근해온다고 여겨지는 셰이니의 눈빛이 달라진 건지 자신의 눈을 의심할때부터, 그리고 자신이 죽은 엘크의 부활이라는 터무니없는 의심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음을 드러내면서 조금씩 변해가면서 말이죠. 그보다 먼저 생긴 리키의 죽음에도 뭔가가 일어났다는 건 죽은 리키만 알고 있는 일인데요. 그걸 모르는 루이스와 캐시, 게이브는 자신들이 위험해 처해있다는 걸 닥쳐서야 알게 되는데 그 때 그들은 공통적으로 한 사건을 떠올립니다. 인디언으로 뭉쳐살던 그들이 오래전 저질렀던 사건을 말이죠.
백인들에게 치이는 생활이 익숙한 인디언인 그들은 부부생활에서도 남들의 시선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학교에 간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구요. 그렇게 밖에서 치이면서도 서로를 믿었던 그들은 서로에게 목숨을 뺏고싶다는 적의가 생기는 이상할 일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들도 달라져가는 모습을 보이게 되구요. 하지만 이 모든 게 누군가 만든 악의라는 걸 어렴풋이나마 느끼며 주변에 그들 아닌 누군가의 존재를 보게 되는데요 그렇다고해도 잘못한 건 본인들이기에 손 쓸수도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런 일들이 벌어진 건 말은 안했지만 그들이 저지른 사건이 마음에 내내 걸렸기때문아닐까 하는데요. 그래서 어쩌면 그들은 이런 일들을 언제고 만날거라는 인디언 식 저주를 품고 살았던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자라 온 문화적 다름에 휘말려 자신을 놓아버리는 일들은 지금도 일어나니까 말이죠. 다른 쪽 이들은 이해조차가 안되는데 또 누군가는 그대로 받아들이니 말입니다.
"이제 한 명 남았다. 해치지 않겠다고 방금 약속한 한 명. 새끼를 죽이는 건 최악 중의 최악이다.
하지만 약속을 깨는 건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다.
진짜로 아무 일도 아니다."-392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똑같은 일들이 자신에게 일어나면 얼마나 공포스럽고 절박한지를 보게 되는데요. 후에 사과하고 싶어도 당사자에게는 그 어떤 걸로도 위로가 되지않는다는 것과 지치지도 않고 쫓아오는 원한이란 것의 질김이 '한'이라 부르는 것과 닮은 모습으로 , 그렇담 돌고 돌 이 원한의 고리를 누가 끝낼수 있을까로 다가오는데요.
'대가'라 부르는 것의 무게가 어떤건지 보여주기에, 그리고 지키고 싶은 것들을 잃은 자의 분노를 볼 수 있기에 우리에게는 먼 '엘크 머리'의 존재지만 "one little Indian"이라는 오래전 노래말의 슬픔과 함께 어느 정도는 받아들여지지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