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 우리의 앞머리를
야요이 사요코 지음, 김소영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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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재능과 좋은 환경을 누리는 두 소년 시후미와 고구레가 나옵니다. 어딘가 모르게 남들과는 달랐다고들 그들의 친구들은 말하는데요. 유키는 남편 죽음의 용의자로 양아들 시후미를 의심하는 이모의 부탁으로 시후미를 조사하다 친구였다는 고구레까지 조사하게 됩니다. 그들 주변에 사건이 많다는게, 그리고 그들이 보이는 것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게 신경이 쓰여서인데요.


세상을 마냥 편하게만 산다고 여겨진 유키였지만 사건을 조사하면서 스쳐지나가듯 보여지는 그의 과거속에도 누군가에게 한 일을, 아니 하지 않은 일을 많이 후회하고 있다는 게 드러납니다. 그러고보면 누군가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 이는 없을 겁니다. 내가 그 때 그러지 않았더라면, 그랬더라면 달랐을까 하구요.


세상 혼자 사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도 일정 시기에는 원하든 그렇지 않든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는데요. 특히나 아이일때는 누군가라도 손을 잡고 싶고 잡아주길 바라게 되는데 상대, 특히나 가까운 어른들과의 다른 시간, 성격, 의도등으로 인해 생각지 못한 상처를 입게 될 때가 있게 됩니다. 가끔은 그 상처가 단지 상처로만 끝날 수가 없는 것들인데 드러나지 않아 큰 문제가 되곤 하구요. 상처를 주는 것도, 도움을 주는 것도 어떤 어른을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뉴스에서나 책에서 이미 보곤했기에 마음이 무거워지게 됩니다. 이 책 속 인물들은 이미 나쁜 어른들을 만났는데 어떤 어른이 되어 갈지가 말이죠.


흔히 말하는 불우한 가정의 시후미입니다. 가정폭력을 일삼는 아버지 사이키에게서 도망쳤지만 엄마의 재혼으로 입양이 되었던 시후미는 양부모의 너무 엄격한 교육속에서 숨막히게 자랄 수 밖에 없었는데요. 사촌이였기에 유키는 그런 환경이라는 걸 대충은 눈치챘지만 "나 살기가 바쁘다는 핑계로","어쩌면 그렇게 상태가 나쁘지는 않아 보여서" 모르는 척 했다는 걸 인정합니다. 다만 이 정도였을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면서요.


그렇게 나쁘지 않아보인다면 다들 그런 판단을 내렸을 거 같기는 합니다. 가깝지도 않은 친척 어른들에게 아이는 자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는 건 건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신체적 학대가 없다는 점이 그렇게 여기게 했을거같으니까요. 물론 나라면 그런 곳에서 못살거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죠.


지금에서야 지나치고 심한 통제가 있었다는 걸 알게되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말이라는 날카로운 칼날 역시 빈번했을거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시후미에게 알리바이가 있다는 조사 후에도 유키는 자신이 관심을 가졌더라면 지금의 냉정한 시후미와는 다른 사람이 되었을까 하는 자책을 할 수 밖에 없는데요. 그리고 통제라는 건 하면 할수록 벗어날 방법을 어떻게든 찾게 만든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시후미와 고구레, 레이나까지 이쁜 아이들은 서로 사랑하면서도 남들처럼 자유롭게 지금도 만나지 못하는 사이인데요. 마음만은 여전합니다. 누가 이런 상황을 만들었을까 돌아보면 그 당시 어른들이라면 누구나 다 책임이 있다는 걸 알 수 있구요. 처음에는 완벽한 사건을 꾸민 범인은 누구일까로  유키를 따라가지만 점점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라는 쪽으로 시선이 돌아가게 됩니다. 그만큼의 잔인한 과거는 차곡차곡 시간을 복수의 도구로 만들어갔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구요.


'세상에 비밀은 없다'는 것도 새삼스레 알게 됩니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난 비밀스러운 일이라고 누군가는 여기겠지만 세상에 그런 일은 없다는 걸 말이죠.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데다 당사자 자신은 물론이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다면 그 사람까지 아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요. 끝 부분의 평론가 서평에 '이 이야기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남겨둔다는' 말이 왜 이리 밟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유키만큼이나 무심했을 시선을 가진 나라는 걸 알기때문일지도, 그리고 그  무심함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길 바라는 마음이 생겨서 이기도 할텐데요.  


여러 생각을 하게 하지만 사건이 있었으니 당연 범인은 찾아야 하는데요. '첫사랑'과 '죄와 벌', 역시 진짜 범인은 어울리지 않는 이 두 단어를 연결해놓은 인간이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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