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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빌려 주는 도서관 ㅣ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40
박정애 지음, 서영경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2년 6월
평점 :
내가 요즘 바라는 건 우리 아이들이 민기처럼 도서관에 스스로 가서 열심히 책을 읽는 거랍니다. 그래서 하루종일이 아니라 1년 365일 가도 좋다는 민기같은 아이가 자식인 부모님들은 얼마나 좋을까~ 하고, 처음엔 너무 부러웠는데, 부모님이 어디 가자고 해도 책 생각에 집을 떠날수 없다거나 아프시다는 아빠를 간호하기보다는 도서관을 택하는 민기를 보니 점점 그 마음이 사라져가더라구요.
더군다나 사람 빌려주는 도서관에서 원하는 대로의 사람을 빌려준다는 말에 그랬으면 하던 부모님들로 선뜻 바꾸려는 걸 보니 '이런, 민기야!'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된답니다. 평소에 원했던 모든 조건에 딱 들어맞는 세련된 부모님이 민기의 부모님이 되어 나타나고 민기는 마냥 좋아한답니다. 나이많고 볼품없는 엄마, 아빠보다는 .. 이란 생각때문인데요.
하지만 세상일이 그렇게 쉬운 건 아니겠죠? 이젠 민기가 도서관에서 누가 자길 빌려가기를 기다려야 한답니다. 사람빌려주는 도서관 사서 아저씨 말에 의하면 부모들 역시나 예쁘고 명랑하고 말 잘 듣고 공부 잘 하는 아이를 원한다고 하면서 민기같은 아이를 원하는 부모가 나타날 확률은 70억분의 1이라고 하네요.
민기가 아픈 자신을 걱정하고 만져주던 엄마, 아빠를 그리워하는 걸 보면서 저도 어쩌면 민기같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 아이가 민기같았으면, 옆집 누구같았으면 하는 마음을 아주 조금은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내가 부러워하는 울 옆집분은 사실 (?) 절 부러워할 수도 있는 건데요. 그렇게 책만 좋아하던 민기는 세상엔 더 좋은 친구가 많다는 걸 알게된답니다.
'사람을 만나 얘기를 나누면, 그 사람을 알게 될 뿐 아니라 너 자신도 더 잘 알게 되지..."
사서 아저씨가 이런 말을 했을때는 믿지않았던 민기는 이제 이 세상엔 책보다 재미있는 사람도 많고, 사람보다 재미있는 책도 많다는 걸 알게된답니다.
이제껏 잊고 있었는데 어렸을적에는 저도 그런 생각을 했던듯 하네요. 우리 엄마가 이랬으면, 아빠도, 선생님도, 심지어는 나까지도 말입니다.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나나 상대방을 보려고 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민기를 보니 찔리기도 하고 그러네요. 이런 도서관이 생길까봐 무서운걸 보면 착하게 살지는 않았나 봅니다. 사서 아저씨가 '어허!! 누군가 빌려 갈 확률은 100억분의 1도 안되는 군요.이유는~~" 이렇게 될까봐 살짝 두려워지는 걸 보니요. 역시 도서관은 책만 빌려주는 도서관이 좋을듯하네요. 이렇게 맘에 드는 대로의 사람을 빌려주는 곳이 생기면 아이들이 먼저 어른들을 바꾼다고 할것 같으니까요. 우리 집 아이들은 "절대로"라 하니 우선 믿어보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불안한 건 왜인지...
책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 자연속에서 만지고 대화하며 느끼는 곳에서 진짜를 만날수 있다는 '사람 빌려 주는 도서관' 을 보면서 지금 사랑하는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게, 그리고 같이 할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다시 생각해볼수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