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말해주지 않는 건강 이야기 - 국내 최초 의학전문기자 홍혜걸의 의학 교양서
홍혜걸 지음 / 비온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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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너무 알아서 병이라는 말이 건강때문에 나온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같은 병에 대해서도 정반대의 치료를 요구하는 이야기들이 너무도 많이 돌아다니는  세상이다. 어떤 것이나 늘 그렇듯이 미리 알고 마음에 여유가 있으면 더 넓게 볼 수 있지않을까 싶지만 평소에는 무관심하다가 아파야지만 돌아보게 되는 것이  건강인지라, 어디가 이상하다 싶어진 그 때에는 무조건 누군가의 이야기나 정보를 허겁지겁 따르다 보니, 또 다른 문제가 생기곤 하는 경우도 많이 봤을 것이다.

  

건강 검진이라는 것도 그러하다.  미리 내 몸에 대해 알고, 혹시나 있을 병을 미리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좋은 제도지만 막상 뭔가가 나왔다는 소리가 들리면, 그 때부터 그것으로 인한 머리가 지끈거림이 시작되게된다. "정기적으로 살펴보시는 게 좋겠네요." 라는 의사의 단순 경고는 그 다음 검사 시기까지 걱정이 하루 하루 쌓이게하는 고문이 되게 된다.  이 책을 읽어가다보니, 한순간에 오락가락하는 우리들의 쓸데없는 걱정이 어쩌면 하늘이 무너질까 두려워했다는 '기우'와 닮아있는 것은 아니였는지, 그런 걱정이라면  줄이고 평상시 꼭 지켜야 할 일들에 대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알려준다.

 

코피가 나면 휴지로 제까닥 막는다거나,  어디가 아프면 "그 병 명의가 어느 병원의 누구였더라..."하며 명의 검색부터 시작하는 우리들에게 꼭 알아야 지킬수 있는 건강의 기초부터 우리들 주변에서 이젠 너무도 흔해진 질병에 관한 이야기, 환자에서 이젠 소비자라는 객관적인 눈으로 병원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우리가 알고 생각해봐야 되는 이야기들을 적어가고 있다.

 

자신의 건강을 너무 과신해도 혹은 너무 염려해도 안 되는 경우의 사례나 큰 병원 명의가 잡아주지 못하는 섬세함, 그리고 생활병이라 불리는 많은 병들과 정신 분열증, 우을증, 피로 등  알거나 모르던 병들이 어떤 경우  생기기 쉬운지, 혹은 어떻게 하는 것이 평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도움을 받게도 되고,  나나 가족들의 달라진 상태를 금방 알아줄 수 있는 가까운 병원을 만들어두는 것이  좋은 경우가 많다는 것과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기게되는  몸의 노화, 유전자, 생활 습관등오로 누구에게나 생기게 되는 병의 위험도를 약간이라도 줄여줄 수 있는 생활 습관이나 혹은 생겼더라도 유지해야 하는 객관적인 태도 등에 관한 이야기가 병에 대한 무조건적인 두려움을 약간이나마 없애게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호산구성 육아종이라는 희귀 질환에 걸린 아들을 인터넷 검색으로 고친 부모의 이야기가 나와있는 '인터넷과 환자 주권 시대의 개막'이라는 이야기를 보고 나니,  의료 기술이 발달한 세상에 있다는 것이 다행이고 역시나 모르는 것보다는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싶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제일 중요한 것은 규칙적이고 건강을 위한 생활과 그런 습관을 갖는 일이 아닐까 하는 삶의 우선 순위를 알려주지않았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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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1825일의 기록 - 이동근 여행에세이
이동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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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란 무엇일까 싶다. 1825일동안의 기록을 사진과 함께 여행 에세이로  써 간 이 동근님의 글에서, 너무 오래 되어 잊었다 생각했던  내  추억과 사연이 조금씩 색을 찾아가며 기억속에서 나오기 시작한다.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이고 싶다는 그는 눈에 담긴 모든 것들이 당신이였다며 아홉살 기억부터 지금의 기억과 생각, 그리고 추억을 사진과 함께 풀어놓고있다. 길을 찾아 떠났음에도  때론 뚜렷한 길없음이 마음 가벼워지던  그 날의 내가 생각나듯,  발 닿는대로  눈 보이는대로  가다보니   만나지는 사람과 생기게 된 추억, 담아놓았던 괴로움은  어떻게 잊었는지, 그리고 언제고 생각나는  지워지지 않는  마음이 들어있다.   그가 꺼낸 아홉살 첫사랑의 기억에서는 잊었던 장난꾸러기 내 짝궁이, 친구들과의 기억에선 학창 시절 같은 고민을 하던 내가, 그리고 우연히 만난 인생의 후배를 위하는  따뜻한 마음에선 조금이라도 다른 이에게, 특히나 나이가 어리다면  더 더욱 알지 못하면서도  따뜻한 세상을 느끼게 하고 싶고, 희망을 주고 싶어하는 나를 보게도 된다. 

  

설렘을 가슴에 품고 떠난 길에서 만나게 되는 낯선 이,낯선 풍경에게 느끼게 되는 익숙한 냄새, 그러면서도 색다른 느낌이 여행을 떠난 이들에게 생각거리와 희망을 주지않나 싶다. 내 마음대로 잘 풀리지않으면 언제나  쉽게들 떠올리는 '여행' 이란 두 글자, 하지만 떠나고 싶다는 마음은 여행이라는 글자에 묶이게 되면 필요한 게 왜 이리도 많은지, 그러고도  뭔가 맞추고 끝낼 것들이 있다는 생각에 늘상 미뤄지기만 했었는데,  이 동근님의 사진에서    보게 되는 하나 하나가   그냥 훌쩍 가다 보게 되는 편안함이고, 내 기억을 불러오는  추억임을 알려주고 있다.

 

유난히 많은 골목을 찾는 모습을 보게되서인가, 거기 누군가가    열심히 뛰어다니다 어디선가 튀어나오던 그 때 그 친구 녀석들, 저녁 무렵   아이들 이름을 부르며 기다리던 어른들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골목에 대한 생각을 얼마만에 하게 된 건지 모르겠다. 골목길을 돌아 나오던 그 집, 그 아이, 그리고 나.그리고 지금...

  

가끔은 날 떠나게 만들기도 , 그러다가도 날 붙잡는 너 혹은 그것에게서 벗어나 가벼워지는 것은 무작정 걷는 것만으로도, 그러다 꺼내는 가방 속 작은 막대사탕 하나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달콤한 선물이 되기도 하는 여행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에서  혼자 떠나는 여행의 가벼움, 그래도  남아있는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가   훌쩍 나를 떠나게 한다.

 

 

저 모퉁이를 돌아가면

어떤 아름다운 풍경이 나를 기다릴까 하는

기대감이 나를 걷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그 희망을 가지고 한 발을 내딛으면

그때부터 십 리, 이십 리를 걸어갈 수 있다.(p.248) -- 나는 걸어가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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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만 있어줘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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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산다면 사는 거고, 내가 죽는다면 죽는 거지."

 

지금이면 '아이고, 무시라...' 할 그 소리를 예전에는 나도  하지 않았을까,  지금보다 쬐금 어렸던 그 땐 왜 이리 고민이 많았을까 싶다. 차라리 지금이라면   삶이란 내가 살아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살아지는 것이라는 것도 알기에 ,  시간날 때마다  천천히 나누어 고민하느라 그다지 아프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아마도 그건 살아갈수록 가진 것도, 가질 것도 많다는 걸 알게되기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더 나이드신 분이 "그런게 아니야. 아직 멀었구먼..."이라며 공수레 공수거라는  말씀을 하신다면이야 어쩔 수 없지만 나이들었다는 건 또 무언가, 쓸데없는 고집을 매번 시시한 이유로 꺽다가도 또 중요할땐 끝까지 남의 말이 안 들린척하기도 하는 센스를 보여주기도 하는 게 아니련가~~

 

살아갈수록   좋은 건 내 옆에 있어주는 사람, 그리고 내 말을 들어주고 어려운 순간에 나를 믿어주는 사람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랑하는 사람들 중  특히나 아이가 있다면 예전에는 그리도 싫어하던  상대방의 말을 들어준다는 게 내가 말을 하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이라는  걸 알아가면서 ... 이런 것들은 시간이 가야지만 보이고, 가져지는 소중한 것들이기에 시간이 가면서 하나씩 나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어준다,


그런 소중한 아이, 다른 건 사랑하는 이쁜 인희를 닮아 더 이쁘고, 그래도 딱 하나, 짧고 못생긴 개구리 발가락 같은 내 손가락을 닮아서 더 소중한 아이,혜나가 방황을 하기에  , 얼마 남지 않은 생에 미련없어하던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 힘을 내서 딸 혜나에게 가슴에 남겨줄 사랑을 보여주게된다. 사랑이란  운명에 단 한사람만  넣어놓은 이 선우는 혜나 나이보다 어렸던 그 시절, 나누어진 운명으로 죽음까지 함께  할꺼라 막연히 여겼던 인희와 헤어지게 되고, 지워지지 않는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나중에 알게 된 건 멀리 있었지만 끝까지 함께 하고 있었던  그들의 운명이다. 하지만 그 운명은 딸 혜나가  엄마 인희를 오해하고  예전 친구였던  기호를 아빠로 더 사랑하면서 슬픔을 더하게 된다.  

 

"제아무리  사소해도  마음에 담아 두었다면, 그것으로 삶의 의미를 삼을 만하다. 살아가는 이유가 반드시 거창할 필요는 없다."(P.116)

때로는 아침에 마신  달달한 커피가 마음에 들어  내일도 이 맛이 날까 싶은 시시한 순간이 주는 재미가 있다. 물론 그 다음날은 잊어먹고, 우아하게 블랙이 주는 쓴 맛에 '이 맛이야'를 연발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인희가 있는 그 곳으로  기쁘게 갈 수 있겠다 싶었지만 흔들리는 딸 혜나를 위해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그는 끝까지 생에 의미를 두는 것으로 혜나와 우리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 준다.

 

"널 울게 만든 이유가  네 눈물을 멈추게 할  이유도 된단다. 넘어진 자리가 바로 일어 설 자리인 것처럼 말이다."(P.203)

지나보면  날 울게 한 것이 날 웃게 하는 때도 있다. 왜 그랬을까 싶기도 하고,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말이다.그래서 알게되는 건 산다는 건 알다가도 모를 일이고 살아봐야 바뀌어가는 자신을 보며 웃게도 된다는 것이다.  죽음보다 더 깊은 사랑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가시고기'로 우리의 마음을 울렸던 조 창인님의 "살아만 있어줘" 역시 끝까지 딸을 지켜주고 싶어하는 부정(父情)으로 우리에게 삶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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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욕망하는 냉장고
KBS <과학카페> 냉장 / 애플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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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림을  해 갈수록 '냉장고가 조금만 더 크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될때가 종종 있다. 더군다나  이 시기, 김장으로 여러 가지 새 김치가 들어가며, 김치 냉장고에서 이젠 그냥 냉장고쪽으로 자리를 옮겨야 하는 애들이 생기게 되자, 사용한지  꽤 되어 지금 나오는 것보다 크기가 영 마땅치않은  김치 냉장고나   그냥 냉장고 중 하나만이래도 바꿔야 하는 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정리를 위해 안을 들여다보니, 버려야 할 것이 하나도(?) 없기에 (단지 오래 보관하고 있는 것들뿐이고...)  역시 가전제품은 큰 게 좋아라는 생각이 들고, 가전제품이 있는 곳으로 갈 때마다 '이번 기회에' 라는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하지 싶다. 그러다보니 전자 제품 파는 곳에 가면  최신 휴대폰이 있는 쪽으로 눈이 가는 다른 가족들과는 달리 내 눈은 냉장고쪽으로 가게된다.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전에는  보지 못했던 냉장고의  기품과 우아함, 그리고 몰라보게 커진 키와 넓이로  너무도 당당하게 모습을 뽐내고 있어서 언제 이렇게 커졌지 하고 놀라게 된다. 

 

 하지만 너무 커져서 은근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 안을 너무 비워두게 되는 건  아닌가 싶지만, 새로 바꾼 이들은 걱정하지 말란다. 어느 새 다 차게 된다고 말이다. 그런 냉장고 안에 있는 것만으로 먹어보는 실험을 했다니,  얼마동안 장 안보고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된다. 아마 길어야  보름이지 않을까 했지만.. 무려 40일이나 먹었음에도 여전히 식탁은 풍성했다는 이야기에는 아마 살림 좀 한다는 분들의 입이 좀 넓어지지않았을까 한다. 물론 청소하다보면 '어, 이게 아직도...', ' 이게 여기 있었네...'라는 것들이 있다는 것도 사실이고 그런 날은 앞 부분에 빼놓고 반찬으로 쓰거나 혹은 냉동실에서 너무도 오랫동안 장렬히 싸웠기에 이제 그만 편한 곳으로 보내주자 싶거나 하는게 있다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서도 말이다.

 

이렇게  점점 커지고 있는 냉장고 안을 채우고 있는 음식 이야기는, 그들이 우리 집에 오기까지 얼마나 먼 길을 돌아 온 것인지, 오는 동안 그들이 일으킨 문제나 아직도 잠재해 있는 문제들, 그렇게   단지 지금 배를 좀  싸게 채우기 위해  우리의 미래를 내놓고 있음에도 모르고 있었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놓고 있다. 언제 어떤 형태로 모습을 드러낼지 아무도 모르는 식중독균부터 다른 질병들까지, 문명화되면서 단일화,대량화에 오히려 늘고 있다는 전염병들, 그리고 더 이상 유기농이 아닌 유기농 농산물들, 놀라운 건 '농자천하지대본'이라 하던 우리나라가 어느새 1인당 식품 수입량이 세계 최대라는 자리에 떡하니 올라와 있다는 사실이다.요리사에게 '오, 제발 이것만은..' 싶은 재료가 있냐는 질문과 답속에서.  언제부턴가 사철 내내 보이는 농산물들이 많아진것이 세계화에 따른 빨라지고 편한 세상뿐 아니라   한국에 오기까지 비행기와 배, 트럭등의 커다란 냉장고안에서  돌고 돌아 도착한 음식들로 '신토불이가 최고'라던 그 좋다는 미각이나 멋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의 현재 모습을 만들고 있구나 싶고, 어제 오늘 먹었던 것중에 우리 땅에서 나는 제철 음식은 뭐가 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왠지 손님앞에서 냉장고 열기가 꺼려지는 건 단지 청소가 안 되어서가 아니라 우리 집. 혹은 내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는 생각때문일것이다. 냉장고 사진을 찍는다는 마크 멘지버라는 이는 3년이라는 시간동안 냉장고를 찍었지만 아직도 냉장고 안에 있는 것을 보고 주인을 찾아낼 수는 없다고 한다. 그가 내 냉장고 안을 들여다 본다면  나를 어떻게 판단했을까 싶어  부끄러워지기도 하고, 다시 열어보게 되는 건 나 역시나 냉장고에 정확히 뭐가 있는지 알 자신이 없기때문일것이다.


반소비주의, 프리건을 불러 온 냉장고는  해녀 김곤순씨에게는 겨울 바닷물에 성게를 잡으러 가지않아도 되게 해준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나에게 냉장고는 소비를 불러왔을까, 생활의 편리함을 가지고 온 것일까. 늘상 뭔가가 부족하고 비게 될까봐  채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냉장고는   커진 마트와 선택폭이 넓어진 음식들, 그리고 연이은 상점들의 세일로 언제나 채워지기만 했던 게 사실일것이다. 

 

"어머니, 지금 버릴까요?  냉장고에  넣었다 버릴까요?"(p.16) 

이런 우스운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니였을까, 그랬다 하더라도 이젠 우리집 냉장고의 원래 모습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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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의 범죄 - 미야베 미유키 단편집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장세연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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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필요해, 집이 필요해.."주택 정보지에 나온 매물중에서 살 곳을 찾아야하는 중에 들리는 듯하다는 소리, 어설픈 괴담보다 훨씬 무섭다는데.. 이렇게 어렵게 구한 옆집에 낮이고 밤이고 짖어대는 개가 있다면, 더군다나   예의를 지키며 미안해 할 이웃을 생각해  강아지 짖는 소리가 피해가 되고 있음을 정중히 이야기하고 양해를 구해보지만  "개인의 자유"라는 똑부러진 대답만 돌아오게 된다면, 나라도  개주인에 대한 멋진 복수를 꿈꾸고 싶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첫 단편집이라는 "우리 이웃의 범죄"는  이렇게 시작하게된다.


그 개를 훔쳐다 더 멋진 주인에게 주자는 계획을 짜면서  두근거리는 삼촌과 조카들의 이웃의 눈을 속이기 위한 완전범죄는  생각지도 못한 더 큰 범죄로  이어지게 된다.지금은 유명해진 미미여사의 1990년 데뷔작이라는 "우리 이웃의 범죄"에는 5개의 단편으로 이렇게 시작된  범죄부터 아이의 아버지를 찾아 온 묘령의 여인, 그리고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교감선생님과 아이들을 자신들의 계획에 맞추고 싶어하는 젊은 선생님들의 충돌속에서  아이들이 숨겨놓은  재미있는 진실과 트릭을  찾아내게 되는 '선인장 꽃', 이걸 보면서는  가끔 선생님께서 너무 하신거 아니야라는 말을  쉽게 하거나  학교에 무작정 기대를 보이는 학부모인 나에게도  아이들을 생각하는 교감선생님과 그런 선생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마지막 선물을 준비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느껴져 아이들을 위한게 어떤 건가 라는 생각을 잠깐 하게되기도 한다.


미미여사는  인터뷰에서 "저는 큰 사회 구조에서부터 작품을 구상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하게 생활하는 개인이 느끼는 아주 작은 부분에 집중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마지막에는 등장 인물들이 뜻하지 않은 행운을 맞이 할 기회를 얻죠. 역시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을  법한 소재에 '이렇게 되면 정말 좋겠다.'라는 바람을 담은 작품입니다." 라는 말을 해주고 있다.  마지막 '기분은 자살 지망'에서는 욕심많은 오너를 살짝 비틀며 퇴직을 바라는 소시민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되게 된다.그것도 이렇게 되면 정말 좋겠다 싶게~~ 어쩌면 요즘도 많이 볼수도, 들을 수도 있는 이야기인지라 예전 비틀림에도  시원함을 느끼게된다.


추리 소설의 단편이라도 마지막에 왠지  음울한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도 있지만 미미 여사의 단편은 역시나 있을 법한 사건, 그 안에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할만한 이야기들로 사건은 역시나 인간들의 욕심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알려주고 있지않나 한다. 미미 여사가 처음엔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했구나 싶어 반가워지고, 그래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우리 이웃의 범죄",   다음엔 어떤 이야기가 나오게 될지 언제나 궁금하게 만드는 미미여사의 초기작 중 하나를 이제야 만났다는 생각때문인지 살짝  젊은 미미여사가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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