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빛깔들의 밤
김인숙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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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역시 세월호 사건.

 

2. 시간을 두고 2차적으로 떠오른 것은 

    김영하 씨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 에서 나왔던 제이의 독서법-을

    이동진씨가 빨간책방에서 얘기하던 것.

    내용인즉 작가들은 처음과 끝에 독자를 현혹시키는 무언가를 넣는다 라는 것이었는데

    이 말대로라면 모든 빛깔들의 밤의 경우 도리어 역효과를 불러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

 

3. 가장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아무래도 희중과 조안의 이야기다.

    불시에 일어난 사고가 어떻게 그들을 무너뜨리고

    그들이 무너짐에 따라 연쇄적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지.

    사고가 사고로 끝나지 않고 사건이 되고 폭력이 되며

    결국에는 다같이 죽어버리는 꼴이 될 때까지

    감정의 증폭과정과 그에 따른 전개는 흥미를 넘어선 몰입을 끌어내기도 했다.

 

4. 모든 빛깔들의 밤 이라는 제목이 어떤 연유에서 붙여진 건지는 모른다.

    평소 습관대로 그저 책을 사고 읽을 뿐, 이에 대한 어떤 인터뷰나 평론도 찾아보질 않았으니.

    다만 짐작하는 것은 '빛깔들' 이 지칭하는 것이 사람, 혹은 삶

    그것도 아니면 감정들은 아닐런지 하는 것이다.

    여러 개의 감정이 중첩되는 밤. 혹은 여러 모습의 삶이 중첩되는 밤.

    사고가 일어났고, 여러 감정이 피어올랐다가 사라지며 여러 사람들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대충 이런 의미가 아닐까 제멋대로 추측해보는 바이다.

 

5. 희중과 조안의 이야기에서부터, 조안의 동생

    그들의 윗집에 새로 이사온 남자, 그리고 희중의 아버지까지.

    여기까지 이야기가 확장되는 것에는 별다른 이의가 없었다.

    허나 희중의 과거가 거론되면서 사고나 사건이 벌어진 것이 아닌

    피에 새겨진 유전의 결과 라는 식으로 오해하게끔 이야기가 흘러가면서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기에 불씨를 가한 것이 마지막에 등장한 그 여자 아이.

    내내 희중과 조안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던 감정이 

    갑자기 그 여자아이를 맞닥뜨리자 순식간에 식어버렸다.

    그리고 솔직하게 든 생각.

    '...심령물인가...' 

    '그래서 이 모든 것이 죄로 인해 벌 받는다는 거냐'

 

6. 작가 김인숙 씨가 무엇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었는지는 모른다.

    허나 독자된 입장에서 내 취향에 맞게 얘기해보자면 처음과 끝은 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

    '모든 빛깔들의 밤' 을 읽고 싶어진 까닭은 어디까지나 '사건이 가정에 미치는 영향' 을

    목도하고 싶었던 거지 죄의 기억과 유전에 대해 알고 싶었던 것은 아니므로.

 

7. 내내 잘 끌려다니다가 마지막에 맞은 뒤통수 한 방 때문에 별 하나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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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멀쩡한(?) 책이란 느낌. 사랑이 어쩌고저쩌고 관계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것보단 왜 그들은 이런 불확실(혹은 불건전)한 관계에 매료된건가 하는 의문. 작품을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묘사된 인물들의 모습이 `실지로 위험한` 인물이라기보단 `위험해 보이고 싶어하는` 인물처럼 보여서 심하게 말해보자면 `중 2병스러운`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중요한 점은 그 중 2병스러운 요소를 어떻게 문학으로 끌어올렸느냐 하는 거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만화 `바람과 나무의 시` 나 `토마의 심장` 을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음. 내용이나 인물적으로 따지고 들자면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쯤 되려나

조금만 삐끗해도 그저 그런 통속소설이나 성장소설이 될 법한 요소를 균형을 맞춰가며 잘 다루었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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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앨런 튜링에 대해 읽고 싶었지 앨런 튜링으로 인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코렐 경관에 대해 읽고 싶었던 게 아니었음. 퀴어 에 이어 또 낚여버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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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생각 중인 이야기가 있어 혹 실마리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반쯤 충동구매한 책. 허나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 덕에 역시 책은 무언가를 얻으려는 목적성을 두고 읽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다시금 새기게 되었음. 전체적인 내용은 작업의 정석 쯤 되려나. 작업의 의미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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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다 제쳐두고 일차적으로 떠오르는 의문. 이런 류의 이야기를 이런 톤으로 말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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