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입학한이래 건우의 일상은 처참하댜
이제 1학년인데 열한시까지 방학때조차 열시까지 계속되는 야자
이건 사는게 아니다
고3이라도 환장할일인데 하물며 열일곱 새파란 녀석이 저러고 삼년을 살란다
정말이지 대한민국은 미쳤다
아이들을 사지로 내몰며 다들 눈감고 모르는척 한다
이와중에 용케 견뎌내는 녀석을 말리지도 못하고 그저
나도 방관할뿐인채
미안하다
미안하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13-08-09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 늦게까지 일하는 워킹맘을 위해........24시간 보육원을 늘려주겠다는 집단이 집권한 나란걸요.

건우와 연우 2013-08-16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오랜만이어요^^ 아이나 어른이나 사는게 아니라 견디는 세상인게 참 서글프다지요...ㅠ,ㅠ

로드무비 2013-08-19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 연우님 건우가 고 1이군요.
주하가 중 3입니다.
이것저것 생각하면 끓어오르는 화를 참을 수가 없습니다.
어떤 말도 하기 싫고요.

반가워서 이 야밤에 님 방에 건너왔습니다.
모처럼 극장에 가시고 싶으면
<나에게서 온 편지>를 상영하는 극장은 어떨까요?

로드무비 2013-08-19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가 잘못됐는지 댓글이 안 달려요.
씨름하다보니 몇 개가 주르륵...
건우와 연우님도 아마 그러셨나봐요.

건우와 연우 2013-09-13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님 반가워요, 별일 없으신가요?
주하가 벌써 중3이라니 세월이 참...
 

150년만의 가뭄이라는데, 갑천의 물은 아직 꽤 찰랑찰랑하다.

도시에 사는 이들이야 이미 관상용으로 전락한 물줄기를 보며 그닥 목타하지 않건만 조금만 나가면 말라죽는 것 천지다.

120ml를 예상하던 빗줄기는 감질나게 뿌려 간밤에 눅눅했던 것보다 강우량은 얼마 되어 보이지 않는다.

고작 먼지나 충실히 가라앉혔다고 해야 할까?

 

토요일, 딱 걸린 일직에 출근시간에 맞추어 아침을 서두르니 간밤에 늦게 잠이든 건우녀석의 짜증이 만만치 않다.

<올핸 정말 비가 안오네, 어젠 좀 오나했더니...>

<그렇지요 엄마, 그래서 제가 축구 하기엔 좋았어요...>

<임마, 요즘같이 가물땐, 그런말도 죄로 가는 것 같다. 농사짓는 사람들 피눈물 나는 것도 생각해야지.>

<엄마, 가물면 쌀값이 오르나?>

<농민입장에서는 가물면 농사가 안돼서 손해고, 쌀값은 물가 때문에 비축미를 풀거나 수입을 해버리니 제값을 받을수 없어서 손해...대책이 없다고 해야 하나...>

<물이 부족하면 수돗물 받아다 주면 돼지>

<식수와 농업용수는 가격차이가 있고, 식수를 농업용수로 대체하면 그 비용이 올라가 경제성이 없지. 그리고 지금처럼 비가 안오면 식수부족도 금방이야.>

 

도시 아이들의 상상력의 한계란 이런 것일까?

제법 책도 읽고 신문도 본다고 생각했는데, 그저 아직 강물이 차있으니 농사짓는 이들의 고달픔과 말라죽는 식물의 관계가 잘 이해돼지 않는 모양이다.

이러다가 어른이 돼면, 가난한 이들은 다 가난할만해서 그렇다고 생각하게 되는 건 아닐까, 더럭 겁이 났다.

지금 앞도 보고 뒤도 보는 버릇을 들이지 못한다면 점점 어려워 질지도 모르는데...

기말고사 시험기간이라고 도서관에 데려다줄 생각은 하면서도 아이들을 붙잡고 오래 얘기해볼 엄두를 내기는 쉽지가 않다.

 

시간에 쫓겨 출근을 서두르는 길,

비는 여전히 감질나게 찔끔거리고, 나도 자꾸 갈증이 난다.

후두둑거리며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가 그립다. 오래 못 본 친구처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hnine 2012-06-30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갑천 말씀하시는 걸 보니 저랑 같은 도시에 사시는 것 같아 반가와서 인사드립니다.
비가 하루 종일 오나 했더니 지금 잠깐 그친 것 같네요. 퇴근 길의 갑천은 어떨까요? 제 아들도 오늘 친구들이랑 하루 종일 놀기로 약속 잡아 놓고 어제 밤 비 조금만 오길 기도하더라고요 ㅠㅠ

건우와 연우 2012-07-01 0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나인님 예상대로 같은도시 맞네요^^ 아마도 산책길 옆을 스쳐갔을지도 ㅎㅎㅎ
비가 그친듯하니 천변에 나가보면 푸드득대는 잉어들을 볼수 있겠군요. 비온뒷날은 제법 공기도 상큼하네요^^
 

아이들 학원비 결제가 밀려 낮에 잠시 학원에 들렀다.

두아이 학원비를 내고 나니 잠시 등허리가 뻐적지근했다.

달랑 수학학원이 어쩌자고 두달분이 180만원 가까이 나오는 것인지....

 

이걸 계속 보내야 하나, 갈등이 밀려오는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건우 아빠였다.

<애들 한우 부지런히 먹여야겠더라>

<왜, 뜬금없이?>

<너무 심각해서.... 축산농민들이 소를 청와대로 보낸다네. 네가 키워보라고...>

<목장 근처에도 안가본 나도 송아지값이 만원이라는 기사를 보니 피눈물이 나겠더만....

근데 쇠고기값은 여전히 비싸거든...>

<큰일이네...>

<근데 피눈물 이전에 제발 투표나 잘하라고 해.>

 

농민들의 피눈물이 안타깝고 분해서, 농민들의 생존권을 갉아먹는 극우에 표를 주는 농민들의 투표행위가 더 화가났다.

그래서 아침나절 송아지값 만원이라는 기사에 가카와 정치인들한테 보낸 분노만큼 늙고 허리 휜 할아버지들한테도 울컥했었다.

그런데 학원비를 내자마자 애들 한우먹여야겠다는 전화라니....

순간 대상도 없이 울컥했다.

도대체 왜 이놈의 대한민국은 외환위기에도 서민만 금붙이를 팔아가며 애틋해야 하고, 송아지만원기사에 FTA를 앞장서 체결하고 쇠고기시장 개방에 열올리며, 구제역에 무방비와 무식으로 대처한 정부는 저리 뻔뻔한데, 또 우리만 안달해야 하는 것일까?

 

등골이 휠 것같은 사교육비를 과감히 잘라낼 용기도 없으면서, 만원에도 팔리지 않을 송아지에 나를 투영시켜 놓고 분노를 다스리지 못한채 전화기만 노려 보았다.

송아지는 만원인데, 고기값이 싸야 고기라도 맘껏 사주지.

도대체 이 빌어먹을 유통구조는 어떻게 된거야.....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2-01-04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우와 연우 2012-01-15 04:38   좋아요 0 | URL
속삭님 님의 글이 종종 올라올것을 기대해도 돼지요?
그동안 뜸하셔서 서운했어요^^
이제 알라딘이 좀 따순것 같아요...^^

2012-01-04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우와 연우 2012-01-15 0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그래서 올해는 손놓고 있지 말고 뭐든 좀 해보려고요...
제가 뭘 할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님도 올해 행복하세요~
 

이른 새벽, 덜그럭거리며 서울로 강의하러갈 준비를 하는 건우아빠의 아침을 준비하다가 김근태 선생의 임종소식을 들었다.

갑자기 가슴한켠이 시큰했다.

손한번 잡아본적없는 사람이건만, 한순간 문득 우리 모두 그의 죽음 앞에 자유로와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전 어느 신문이었던가, 이근안의 인터뷰기사를 읽었었다.

자신이 고문형사로 낙인찍혀 가족이 매우 힘들었다는 것과 지금은 목사로 살고 있으며 과거 자신의 고문을 예술과 애국주의로 정당화하는 내용이었다.

그 글을 읽으며 죽일놈이라고 속엣말을 했지만 그렇게 지나가버렸다.

 

오늘 김근태선생의 임종을 들으며,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이근안 기사를 읽어치운 나를 반성한다.

그렇게 별다른 분노없이 욕한마디로 지나친 나의 비겁을 반성한다.

아직은 잊어서는 안되는 건데, 잊을수 없는 일인데, 그 야만의 증거가 버젓이 활보하고 자신을 정당화할 수 있게 이 시대가 썩을때까지 비겁하게 숨어다니기만 하였다니....

 

오늘 하루, 우리는 우리를 용서해서는 안되는 날이다.

타인의 용기와 헌신뒤에 숨어 안전하게 큰소리치는 우리의 비겁을 오늘만은 용서하면 안될 일이다.

그리하여 발톱을 세우는 야만을 눈 부릅뜨고 지켜라도 볼 일이다.

행동할 용기가 없다면 시대의 증인이라도 될 일이다.

그리하여 비겁하고 무심했던 나를 벼릴 일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조선인 2011-12-30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다 스쳐지나간 정도의 만남만 있었지만, 어제 옆지기는 밤을 새러 갔습니다. 나이에 비해 너무 이른 죽음, 너무 많은 고통.... 그분이 영면하실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겠습니다.

. 2011-12-30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누구보다 치열하게,의미있는 삶을 사신 분이 마지막까지 고통스러웠다는 게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 이젠 어떤 고통도, 아픔도 없는 곳으로 가셔서 평안하셨으면 좋겠어요.

우렁각시 2011-12-30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운 분들이 먼저 가시네요~~~

건우와 연우 2012-01-03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는 두번의 기회가 있다고 마지막까지 힘주어 말했을 김근태 선생을 생각하며, 올해는 좀 달라지고 싶다고 마음 먹었어요.
우렁각시님, 새해에는 함께 조금씩 움직여 보아요.
이름을 밝히지 않으시는 님, 그분을 평안하게 할 몫이 이제 우리에게 넘어온것 같아요. 조금씩 같이 해 보아요. 작은것부터 찾아서...
 

어깨위로 내려 앉은 어둠을 털어내며 집안으로 들어설라치면 얼굴보다 먼저 연우의 목소리가 냉큼 달려나온다

<엄마, 배고파요>

이제 곧 열세살이 될 연우는 어지간해서는 제 손으로 저녁 요기를 하는 법이 없다.

방학이면 종종 혼자 점심을 차려먹기도 하건만 저녁은 마치 쌀 떨어진 흥부네 자식마냥 손가락을 빨고 기다릴 뿐이다.

어느날인가는 인사보다 먼저 나오는 배고프다는 말에 울컥 짜증이 나기도 했다.

 

그날은 아마 짜증이 턱밑까지 차 올랐던 날이었을 것이다. 현관문의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를 듣고 달려나온 연우의 얼굴에서 시장끼를 읽은 순간 갑자기 삶이 한없이 무거워졌다.

그 무게를 털어내기라도 하듯 열두살짜리 아이를 밀쳐내며 말했다.

<연우야, 너는 내가 엄마가 아니라 밥으로 보이니?>

짧은 순간 미안함이 아이의 얼굴에 스쳐지나가는 것을 보며 괜히 어깃장을 부리는 노인네처럼 심술궂은 마음이 되었다,

피곤은 때로 열두살 아이를 상대로도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고약해지는 심사를 숨기지 못하게 하곤 한다.

채 다스리지 못한 피곤에 얼굴을 쌩하게 하고는 주방으로 갔다.

덜그럭거리며 아침에 덜 씻은 그릇들을 헹구어 내고 압력밥솥에 두컵이 조금 넘게 쌀을 씻어 가스불에 올린 후 베란다에 걸려 있는 빨래들을 거둬 들이려니 어느집에선가 김치찌개며 생선굽는 냄새가 솔솔 올라온다.

연우가 베란다가 가까운 거실에서 책을 읽었던 것일까? 아이가 읽다가 둔 듯한 책이 거실 한켠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물끄러미 책을 보고 있자니 연우가 냉큼 달려와 책을 정리하며 씨익 웃는다. 아이는 아마도 여기쯤에서 이웃집의 찌개 끓는 냄새며, 생선이 익어가는 냄새를 맡고 있었으리라.

어둑어둑해져가는 창밖을 보며 연우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창너머 이웃집의 음식이 익어가는 냄새에 배가 고프다고 느꼈던건 허기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열두살 연우도 세상이 주는 생채기에 혹시 위로가 필요한건 아니었을까?

 

연인과 이별한 여자가 입술을 앙다물고 눈물을 찔금거릴때 그 여자의 선배가 사주는 국밥을 먹으며 받은 위로에 대해 써 놓은 글을 읽으며 나도 누군가의 밥일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구차한 설명을 주고 받지 않고 그저 숟가락을 쥐어 주며, 밥먹으라는 눈짓을 보낼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근사해 보이던지...

맨밥은 목이 메이니 국물과 함께 먹으라는 말을 덧붙인 구절에서 국밥이 참으로 그럴싸한 음식으로 보여 이왕이면 나도 국밥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책일 뿐이다.

우아한 골드미스의 단출한 생활의 레시피가 어찌 애 둘딸린 아줌마의 생활과 일치하겠는가마는 열두살 딸래미의 허기도 다 채워주지 못하면서 짐짓 누구의 허기를 채워주고 싶다고 생각하였던 것일까?

 

<연우야, 우리 무국에 밥 말아 먹을까?> 

부모자식지간 이어서일까? 언제 무안했냐는듯 말개진 얼굴을 한 연우가 얼른 대답을 했다.

<네. 생선도 구워요, 엄마>

숟가락, 젓가락을 챙겨 놓으며 부지런을 떠는 아이를 앉히고 막 뜸이 든 밥과 김이 나는 무국을 챙겨 식탁에 마주 앉았다.

갈치를 튀겨 아이앞에 밀어주니 연우는 잘 먹지 않던 김치에도 부지런히 젓가락질을 하며 열심히 생선을 발라 내었다.

<목 메니까 국물도 떠 먹어.>

<네, 근데 좀 뜨거워요.>

막 끓여낸 국물을 숟가락으로 떠 먹으며, 아이가 연신 후후 하고 입바람을 불었다.

아이가 떠 먹는 국물은 그저 무국이 아닐수도 있으리라. 한술의 따끈한 위로가 되어 밥과 섞여 위 속으로 넘어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 위로가 살이 되고 뼈가 되고 때로는 무국의 뽀얀 김처럼 추억이 될 수 있다면 몇 번이고 국을 끓이고 밥을 할 일이다. 그리하여 그것이 우리의 살아가는 힘이 되기를, 내가 너의 밥이 될 수 있기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조선인 2011-12-20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건 너무나...
저도 마로에게 똑같은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넌 엄마가 밥으로 보이니?
그런데 난 아이가 혼자 집에서 남의 집 밥냄새를 맡으며 절 기다리고 있을 거란 생각은 못 했어요. 갑자기 딸에게 너무 미안해집니다...

건우와 연우 2011-12-20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날씨가 차가운데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지는 않았나요?
일하는 엄마를 둔 아이들이 저녁이면 더 허기를 느끼는게 아닐까 싶어요.
집에 간식거리가 많아도 아이들이 저녁이면 유난히 그러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