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을 무리한 업무끝에 편두통이 시작됐다.
우리부서업무에 최근 무리한 과부하가 발생했고 순리대로 풀었어야하는데, 돈한푼안들이고 해결보고자하는 윗분들과 신경전을 벌여왔다. 근 2주간.
오늘은 거의 빼도박도 못할 상황에서 또다시 열심히 잔머리를 굴리시는 윗분들.
나도 잔머리를 굴려주기로 했다. 그런데 표안나게 잔머리굴리기도 쉽지가 않아서 아까부터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건우가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건우: 엄마 수학시험이 1주일 뒤로 밀렸어요.
나: 근데?
건우: 그래서 우울해요. 인생이 좋은일이 별로 없어요.
나: 그래? 그럼 지금부터 어떻게하면 좋은일이 있을수 있나 잘생각해보고 저녁에 알려줘?
녀석도 잔머리를 굴리는 중이다. 수학시험을 잘보면 며칠전부터 조르던 유희왕카드를 한셋트 사주겠다고 꼬셔놨는데 이게 밀리니 애가 좀 탄 모양이다. 게다가 요즘 초등학교 수학시험이 왜그렇게 쓸데없이 어렵게 나오는지 녀석은 시험자체에도 썩 자신이 없는것 같다.
엄마의 동정심을 유발하고자 목소리를 한껏 낮춘 전화기 저편 건우의 목소리를 나는 짐짓 모른척 무시해 버렸다.
모자지간에 한껏 꾀가난 화요일 오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