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중 막간의 시간을 이용하여 건우와 연우의 영어수업교재를 사러 나갔다.
두아이의 교재비만 9만원이다.
도대체 왠 영어학원교재비가 이리도 비싼건지 투덜거리며 걸어오는데 아침에 연우가 콜록거리며 목이아프다던 생각이 났다.
서두르면 퇴근후에 동네 병원에 갈수 있으리라 속셈을 하며 병원진찰후엔 택견을 보내야하니 오늘 하루쯤은 김밥을 사서 과일하고 먹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사무실옆 김밥집에 들러 아이들 먹을수 있게 가늘게 싸달라고 세번쯤 힘주어 말하고 잠시 멍하니 있는데 김밥을 싸던 아저씨가 세줄을 한꺼번에 쌀까요?한다
무심코 네하고 대답을 하다 순간적으로 연우만 병원에 데려가고 건우는 집으로 곧장 보내도 되겠다 싶어 얼른 두줄, 한줄로 나누어 싸주세요 했더니 아저씨가 땀을 흘리며 연신 투덜댄다.
호일을 세줄 쌀걸로 잘랐는데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느니 낭비라느니 하는데 짧은시간이었지만 민망하기도 하고 저정도는 보관했다 쓸수도 있는데 아저씨 반응이 과한것 같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짧은 일이초의 시간에 그 아저씨 참 손도 빠르시지...
속에서 올라오는 짜증을 누르며 미안하다고 말하는데 아저씨가 순간 어른용의 굵직한 김밥 세줄을 들어 도마에 척 올리는 모습이 보였다.
나: 아저씨, 그거 혹시 제가 말씀드린 세줄인가요?
아저씨: 네
나: 저는 아이들 먹기 좋게 가늘게 세줄 싸달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아저씨: 아, 진작 말해주셔야지. 이제와 말하면 이거 저리 또 옮겨야 되잖아요. 투덜투덜...
살집이 좋아 순박하고 선량한 아줌마의 모습을 하고 순진하게 네네하고 있으니 사람을 만만하게 대하는구나 싶은 생각에 이 더운날 머리속에서 김이 났다.
나: 아저씨, 어린아이 먹기좋게 가늘게 싸달라고 말씀드린게 들어오면서부터 세번이거든요.
아저씨: 네?
나: 굉장히 바쁘시고 날도 더워 힘드신가본데 제가 말씀드린건 안싸셔도 됩니다.
아저씨: ...
나: 김밥전문점이지만 두세줄은 파는게 별로 안내키시나 보네요. 죄송합니다. 까다롭게 굴어서. 제가 다른곳으로 가보죠.
말끝을 천천히 씹어가며 눈을 맞추며 말을 마치니 아저씨 얼굴이 불그레해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말을 마치고 고개를 쌩하니 돌리고 걸어 나왔다.
덜지난 여름이 기세를 올리는 거리를 꺽어지는데, 이리 참을성이 없어지는건 나이탓일까 날씨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