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덥다.

 

매미소리가 땡볕처럼 느껴지는 월요일아침 출근을 해보니 다른부서의 직원이 업무지원을 나와 있다.

그가 입사한지야 꽤 되었지만, 우리 일이라는게 늘상 옆에서 보던 사람도 막상 닥치면 제대로 할수 없는일인데 그는 우리쪽 일에대해서는 한번도 해본적없는 생판 초짜다.

팀장은 무조건 그에게 일정업무 이상을 시킬것을 지시하고, 아침부터 나는 우리회사 창립이래 어떤 경우에도 일정기간의 교육없이 실제작업을 시킨적은 없었노라고 맞섰다.

모든 일은 본인이 책임지겠노라고 말하는 팀장앞에서 원론적인 반대는 의미가 없었다.

이쯤에서 내가 할수 있는 일은 팀장과 윗선의 지시내용대로 작업을 분배하고  사고에 대비하여 지시내용을 정확하게 기록하여 다른직원이 애매한 덤터기를 쓰는 일을 막는것뿐이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된들 그건 결국 그때가서 전체가 뒤집어 쓸 일이고, 설사 우리 모두의 발등을 찍는 일이 된다 하여도 더 이상 내가 멜수 있는 총대는 없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내 역량이고 한계다...입안이 몹시 쓰다...

 

 

2. 시를 읽을때.

 

책을 읽을때 특히 시집을 읽을때, 나는 종종 작가의 시점을 벗어나 그 반대편에서 혼자 슬프고 혹은 혼자 작가가 괘씸해지곤 한다.

남들은 다 좋다고 하는 시집의 아름다운 내용을 읽으며, 이 시인이 이글을 쓰기위해 보낸 시간동안 그의 주변은 또 그로 인하여 외롭진 않았을지, 고통스러운 일은 없었을지가 더 마음쓰이곤 하는 것이다.

정작 시인의 시보다는 얼핏 비치는 다른 주변인이 더 가슴아프게 느껴지는것은 혹 내가 내 삶의 주변인이 되어 있는 탓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드는것은 왜일까?

이미 기억이 까마득한 가수 김광석의 자살소식을 뉴스로 들었을때, 나는사람들이 그를 애도하는 말을 들으며 가수의 아내가 살아서나 죽어서나 남편과의 삶에서 소외당하고나 있지는 않았는지, 알지도 못하는 그녀가 갑자기 눈물겹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두고두고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면 그 아내였던 여자의 삶이 쓸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도대체가 무엇이 문제일까,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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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8-07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이 많으신 님~~

해리포터7 2006-08-07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처럼 생각하는 분도 있어야 이세상이 균형잡아 살아가는게 아니겠어요? 건우와 연우님...님의 말씀에 공감하며..

건우와 연우 2006-08-07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가끔씩 울컥울컥하는게 촌스러워서, 이젠 안그래야지 하는데 잘 안고쳐져요... 정이라고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해리포터님/ 전 제가 판단기준이 삐딱한것 같아 사람들속에서 가끔 이상한 기분을 느껴요..ㅠ.ㅠ

Mephistopheles 2006-08-07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센티멘탈 로맨티스트라서 그런 겁니다...^^

달콤한책 2006-08-07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저도 2번에 절대 공감이에요...스스로 삐딱선 타기라고 부르지요...알라디너님들이 재미있게 보신 공지영의 산문집을 읽으면서 제가 지금 또 삐딱선을 타네요^^;;

물만두 2006-08-07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있는걸요 ㅠ.ㅠ;;;

건우와 연우 2006-08-07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정말 반가워요.. 앗싸 만두님이 그러하시다니...^^
달콤한책님/ 알라딘에 저랑 같은 생각을 보여주시는 분들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요...^^
메피스토님/ 우와! 그렇게 해석해주시다니, 룰루랄라~
따우님/ 흠, 님도 종종 삐딱하신거 안다구요 ...^^

또또유스또 2006-08-07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비도 안오는데....

님께서 우울한것 같아요...음...

늘 약자편 당하는 편에 서서 생각하시기 때문 아닐까요?

있는 사람 가진 사람 힘있는 사람이 가져야 할 덕목인데...

아뭏든  님은 삐딱선이 아니라 바른 선입니당 ^^


춤추는인생. 2006-08-07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것을 포용력이 넓은 마음씀씀이로 생각해요.^^
그런 님이 전 따뜻하고
그래서 좋아요...

waits 2006-08-07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로서로 님처럼만 생각한다면, 세상이 이렇게 팍팍하지 않을 것 같아요.
대부분 그렇지 않다고 님의 그런 마음을 문제라고 할 순 없겠지요...^^

건우와 연우 2006-08-08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구장이 바람처럼 여기저기 서재의 우울을 날려버리시는 또또님...늘 님의 위로를 받네요... 살짝 우울했지만 괜찮아요, 이제. 제가 이래뵈도 무적의 대한민국 아줌마 아닙니까?...^^또또님도 좋은하루되세요~
춤추는 인생님/ 다른사람을 그렇게 따뜻한 마음으로 들여다봐주고 기억해주곤 하는 님의 따뜻한 마음도 제가 얼마나 좋아라한다구요...^^ 아시지요?
나어릴때님/ 아이엠에프이후쯤부턴가봐요... 살기가 다들 팍팍해진건지, 점점 야박해지는것도 같고 그리고 다들 많이 비겁해져가고 있어요. 그래도 내가 살고 우리 아이가 살아가야 할 사횐데 조금이라도 살만한 사회를 남겨주고 싶어요..아이들이 살며 외롭지 않게요.
아마도 나어릴때님같은 분들이 있어 마냥 어려운 일만은 아니겠지요...^^저는 님과 같은 분들의 서재를 들여다보면 가슴이 아프지만 한편으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씩씩하니 2006-08-08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연우님..저 님 매력에 확 끌렸는대..어쩐대여???책임지세요~~~~
정의감 투철, 글구 따뜻한 가슴.....어??? 글구 보니 어디서 많이 보던 사람과 닮은걸요?.........ㅋㅋㅋ 저말에여~~~(살짝 잘난척!!)

건우와 연우 2006-08-08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이렇게 붕붕 띄어주시다니...씩씩하니님 함께 시원하게 올라탈까요, 님이 보내주신 신나는 구름에...^^

비자림 2006-08-08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 연우님, 여기 처음 와 봤어요.
님의 글을 읽게 되어 반갑습니다.
두 번째 글은 저도 공감이 많이 되요. 나이 들어 가면서 인생의 이면이 점점 세밀하게 보이는 게 슬프기도 하지만 그걸 볼 수 있어서 스스로가 대견스럽기도 하답니다.
타인의 슬픔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님의 깊은 눈동자가 참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건우와 연우 2006-08-08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님 서재를 종종 들렀다지요..인사도 없이..^^
이렇게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게 아니라고 말씀해주셔서 더욱...^^

건우와 연우 2006-08-08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게작게님 님의 페퍼를 보거나 님의 댓글을 보면 님의 진정도 느껴지고 조금은 저랑 비슷한 님의 속앓이도 느껴지고..저는 그래서 님의 서재를 들여다보는 일이 큰 즐거움중의 하나랍니다.
고마워요....그리고 님도 상처받지 마시고, 세상이 늘 공정한 룰이 통한다면 참 좋을텐데 말이지요...^^

2006-08-09 0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우와 연우 2006-08-09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올여름 잘보내시고 좋은 소식 가지고 돌아오세요.
님이 올려주시는 글을 읽으며 그래도 아직 같이 고민해주고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있어 기뻤답니다.
더위에 기운 잃지 마시구요..^^ 돌아오시면 많은 이야기 들려주세요...

내이름은김삼순 2006-08-10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 연우님, 저 왔어요, 너무 오랜만에 찾아뵈었죠??
님이 모르는 님의 문제,,
많은 분들이 벌써 다녀가셔서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네요,
님의 마음이 결코 가볍지 않고 남을 우습게 여기지도 않고 속이 깊으셔서 그러시는 거예요, 그건 문제가 아니라 장점으로 보이는걸요? 좋은 밤 되세요,,^^

건우와 연우 2006-08-11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순님/ 이렇게 다들 좋게 말씀해주시니 제가 서재에 넋두리를 하게 돼나봐요...^^
오늘밤은 더위가 한풀 꺽이는 것 같아요. 그래도 계절은 절기따라 간다더니...
삼순님도 조카들 보내고 좀 쉬셔야할텐데요...^^
나침반님/ 남들이 아는(좋아하는)사람의 주변을 지킨다는게 때로는 굉장히 외로운 일인것 같아요. 김광석은 그나름의 고민속에 자살을 선택했다지만 그의 아내는 남편의 자살속에 내동댕이 쳐진 거 같았을거예요. 그리고 아마도 특히나 예민했을 것으로 보여지는 남자 옆에서 살뜰했으면 그런대로 그렇지 않았다면 더욱 더 많은 상처를 받았겠지요...나침반님도 그리 생각하고 계셨다니...^^
님도 더위에 건강하세요.^^

내이름은김삼순 2006-08-12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알라딘 하며 푸욱 잘 쉬고 있답니다^^
정말 알라딘 들어오면 가족이나 친구한테도 하지 않았던 일들도 늘어놓게 되는 것 같아요, 같이 웃어주고 같이 울어주는 고마운 님들이 너무 많으셔서,, 아침에 신문을 보니 광복절 지나서 비가 좀 내리고 그때서야 더위가 좀 꺽인다나봐요,, 빨리 더위 탈출 했음 좋겠어요~~~~으앙~~! 건우와 연우님,즐거운 주말 보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