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쪽에서 대형사고를 쳤다.
사고라는게 일을 하다보면 발생하는 실수이거나 아니면 부득이한 경우에 발생한다.
사정이 그러하니 어쩌겠는가, 고의가 아니니 수습을 해야하고 결국 업무의 최종책임을 맡고있고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일은 당연히 우리쪽 일이 되었다.
죽을죄를 지은 표정으로 계속 서있는 협력업체 직원을 내려보내고, 업무를 분담하고 수습을 하는데 그간 멀쩡히 해당업무를 해왔던 둘이 작업을 못하겠다고 틀었다.
이런일이 처음이 아니고 그간의 방식이 모두에게 가장 수월하고 빠른일임을 서로가 뻔히 알면서 소속부서장이 그일을 제대로 모르는것을 기회삼아 조금이라도 귀찮은 일은 다른사람들에게 떠넘기려는 뻔한 태도에 울화가 치밀었다.
몇번을 설명하고 분담을 시도해도 부서장이 업무를 이해못하니 그들은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실실거렸다.
몇시간을 지루한 반복이 계속되고 한여름 반나절이 지날무렵 속된말로 나는 그만 꼭지가 돌아버렸다.
어디한번 해봐. 이거 오늘중으로 안끝나면 어차피 이부분에 대해 나야 보고하면 끝이고 최종책임자야 그쪽 부서장이야. 그리고 앞으로 내가 해줄 업무협의는 없어. 누가 답답한지 해보자. 등등의 말을 하며 기세등등하게 굴었다.
최근 몇년동안, 남의 업무에 대해 알아도 아는척하지 않고 남들 듣기싫어하는 말해가며 일처리해주고 욕먹는 악순환은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던 결심히 무참히 무너져 내렸다.
결국 몇몇이 나서 일은 해결됐고, 그와중에 나와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온갖궂은 일을 말없이 수행해주는 것으로 도와주었다.
퇴근무렵이 되어 작업은 정리가 되었지만 한여름 낮의 패악으로 한밤중까지 마음은 찜찜하였다.
오늘 아침 출근하니 어제 일과 연관되었던 이들이 뻘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하는데 나는 영 표정관리가 되질 않았다. 이러니 좀더 정치적이어야한다는 충고를 들었던 것일까?
언제쯤이면 모든건 더위탓이야하는 표정으로 웃어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