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마인드셋 - 세계 최고 대가들의 인생을 바꾼 결정적 순간
루이스 하우즈 지음, 정지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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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당신은 의미 있는 사명의 방향으로 성장을 가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가꿈의 과정은 자기 주도이고 개방적인 여정이다. 의식적으로 자신의 길을 선택해야 하지만 새로운 방향을 탐색할 분비도 되어 있어야 한다. (p.227)

 

 

사실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 엄청난 기대를 하고 읽는 편은 아니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좋은 말”이 가득하지만, 그것을 소화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레이트 마인드셋』은 약간의, 기대를 품고 펼쳤다. 책으로 만나며 나에게 감명을 주었던 이들의 인생 정수를 정리한 책이라는 기대감이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레이트 마인드셋』에는 수많은 '인생 조언'들이 등장한다. 물론 그것도 독자 스스로 소화하냐 그렇지 못하냐에 따라 뼈 때리는 조언과 '쓸데없는 말'로 바뀌게 되겠지만, 스스로의 위대한 순간을 목적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만나보았으면 좋겠다. 『그레이트 마인드셋』은 나 자신의 결정적인 순간을 준비하면서 기다리게 돕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레이트 마인드셋』은 개개인이 자신의 위대함에 도달할 수 있게 단계적으로 이끌어주는 책이다. 혹시 '위대함'이라는 단어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더라도 일단 이 책을 읽는 몇 시간 동안만 “나는 위대해질 수 있다”라고 해보기로 하자. 그것이 자만이라도 좋다. '나'는 내가 주인이지 않나. 몇 시간쯤 위대하다고 생각해도 되잖아? 그리고 대부분은 『그레이트 마인드셋』을 읽다 보면 그 위대함이 멀고 거북스러운 무엇인가가 아닌, 내 안에 존재하는 어떤 힘임을 깨닫게 될 테니, 그저 조금 미리 사용한 것뿐임을 알게 될 것이다. 

 

실제 『그레이트 마인드셋』은 내 안의 위대함을 꿈꾸고 선택하는 것을 제일 먼저 돕는다. 그것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그것을 어렵게 하는 것들, 가로막는 것들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부분을 읽으며 마음이 찡한 순간이 여러 번이었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는 순간들, 나 스스로 포기했던 순간들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가장 깊게 닿은 부분은, 3단계 『그레이트 마인드셋』. 내 정체성을 찾고 그것을 향해 계획하고 나아가게 하는 방안들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내 안에 가득하지만 나 스스로 믿지 못해 꺼내놓지 못했던 것들을 들여다보고, 객관화하는 기분이었달까. 

 

혹시 무엇을 바라는지 명확히 알지 못하거나, 스스로 실패한 기분이 드는 사람이라면 첫 페이지부터 꼼꼼히 이 책을 읽어보신다면 내 안의 이야기 실마리를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반대로 자신의 목표를 향해 첫발을 내디딘 경우라면 4단계의 '플랜'을 따라 조금 더 명확한 설계와 실천을 경험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아니, 다 떠나서 그저 내 안의 위대함을 믿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어쩌면 우리 안의 위대함 자체를 모르지 않나. 부디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응원이 될 수 있기를, 스스로의 위대함을 발견하는 열쇠가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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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전 시집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윤동주가 사랑하고 존경한 시인 전 시집
백석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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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은 그 무슨 이야기라도 다 할 것 같다.

우리들은 서로 미덥고 정답고 그리고 서로 좋구나. (p.95) 

 

 

돌아보면 부끄럽지만, 나는 학창시절 내내 시를 쓰던 사람이었다. 단어 하나에 그 어떤 문학보다 깊은 뜻이 담기는 것이, 우리가 알던 단어가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아무래도 시를 쓰다 보니 시를 많이 읽었고, 수많은 시인의 시를 읽어왔는데 그 시절 매번 실패한 시인이 '백석'이었다. 남들은 그렇게 좋다는데, 시인의 시인이라는데 나는 그의 언어를 감히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마 스타북스의 『백석 전 시집 -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가 아니었다면 나는 백석을 다시 만날 엄두를 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의 문장 자체가 나에게 어려운 것인지, 내가 그를 '남들처럼' 이해하지 못하는 바보인 탓인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시간이 흐르다 보니 점점 못 읽는 책이 되었달까. 

 

『백석 전 시집 -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을 만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나는 그가 왜 천재인지를 영영 모른 채 살았을 것 아닌가! 『백석 전 시집 -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는 어쩌면 내가 지금의 나이가 되어 읽어 더 깊이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또 출판사에서 그의 시를 꽤 입체적으로 나누어 구성한 점도 그의 시를 더욱 매력적으로 느끼게 만든 것도 있고. 

 

어쩌면 부담과 불편함이 가득했던 『백석 전 시집 -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이기에, 이 책은 가장 '혹독한 독자'를 만난 셈인지도 모르겠다. 자, 가장 혹독한 독자의 평을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백석의 시를 가장 완벽하게, 가장 아름답게 만나게 한 책이었다. 군더더기가 전혀 없는 페이지 편집도, 시기별로 나누어진 구성도, 깔끔하면서도 충분히 담긴 주석도 그의 시를 읽는 완벽한 호흡을 만들어냈다. 이해하기 위해 수없이 읽었던 그의 문장들이 이제야 제대로 읽히는 것은 책 덕분인가, 내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인가 알 수 없지만 『백석 전 시집 -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는 내가 온전히 백석을 즐기게 만든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나는 『백석 전 시집 -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이 아니었다면 여전히 백석의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백석 전 시집 -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를 읽었기에 이제 나도 그의 천재성을 알 것 같다고, 왜 다들 그를 천재라 부르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로소 나는 그의 침묵에, 윤동주가 필사까지 하며 사랑한 그의 시에, 김자야와의 사랑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나에게는 체증같이 남아있던 '백석' 시인이 비로소 보석처럼 느껴지게 만들어준 책, 『백석 전 시집 -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 다른 그 누구보다 나에게 깊고 짙은 책으로 다가왔던 이 책이 너무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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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친구 지구 지식샘 시리즈
마이아 브라미 지음, 카린 데제 그림, 이재원 옮김 / 샘터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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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에게는 낯선 말이겠지만, 내 또래의 부모라면 모두가 아는 말, “지구촌 한 가족”. 

『안녕, 내 친구 지구』을 읽는 대 그 말이 마음에 맴돌더라. 그래서 문득 생각했다. 모두 다른 모습, 다른 곳에 살아가도 각자의 자리에서 꿈을 꾸고, 서로 눈치채지 못해도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지구촌 한 가족'임을 알려주어야겠다고. 

 

『안녕, 내 친구 지구』는 코로나팬더믹이 성행하던 시기, 두 작가님이 세계 곳곳에서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희망'을 모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안녕, 내 친구 지구』에서는 인도, 바하마, 가나, 모로코, 스페인, 포르투갈 등 전 세계의 다양한 생활과 문화를 만나볼 수 있는 책으로 정보 면에서나 일러스트 면에서나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먼저 『안녕, 내 친구 지구』의 내용을 소개하자면, 세계 각국의 어린이들이 자신이 사는 지역을 소개하고 문화 등을 이야기하는 형태로 이어진다. 아이들의 이야기는 큰 글씨로, 설명은 조금 더 작은 글씨로 이어지기 때문에 나누어 읽기에도 좋고, 아이들 스스로 내용을 분류하기에도 너무 좋다. 또 세계 각국의 문화를 배울 수 있기에 교과 활동과도 연계하기 좋다. 

 

그뿐인가! 일러스트는 또 어찌나 매력적인지. 증명사진처럼 아이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해놓은 일러스트도, 풍경을 표현한 일러스트도 너무 매력적이라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리스본이 클라라 얼굴이 신비해서, 밀라노의 거리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자꾸만 바라보았다. 우리 아이는 『안녕, 내 친구 지구』에 나오는 아마존의 풍경을, 암스테르담의 에밀리가 그렇게 아름답다고 했다. 또 지구를 사랑하는 녀석답게 위험에 처한 알래스카의 아기 새들 이야기에 특히나 마음 아파하고 궁금해하며 더 많은 이야기를 궁금해했다. 

 

『안녕, 내 친구 지구』는 꽤 분량도 많고, 이야기도 묵직한 편이라 아주 어린 아이들이 읽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양도 거뜬히 읽을 수 있는 아이들도 이 책을 한꺼번에 읽기보다는 천천히 나누어, 한 줄 한 줄 곱씹으며 만나보면 좋겠다. 세계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섬세하게 만나보며 우리가 모르는 아름다움을 느끼면 좋겠다. 

 

우리 집에서는 『안녕, 내 친구 지구』를 읽고 난 후 “안녕 나는 한국에 사는 찹쌀이야”로 이야기를 이어봤다. 사실 우리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깜짝 놀란 것이 우리 아이가 우리나라에 대해 어쩌면 나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점이 아름다운지, 어떤 음식이 맛있는지, 우리나라의 사계절이 얼마나 멋진지-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우리 아이의 마음이 멋지고 뿌듯하게 느껴졌다. 

 

다른 가정에서도 『안녕, 내 친구 지구』를 읽으시며 우리나라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멋있는 곳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면 좋겠다. 아이들의 마음에 우리나라가 얼마나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있는지를 느끼게 될 테니! 

 

『안녕, 내 친구 지구』는 온 세상의 아름다움을,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따듯함을 온 마음을 다해 느낄 수 있는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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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꾸의 날 내일의 숲 4
문이소 지음 / 씨드북(주)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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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미처 이해하지 못했지만, 어른이 되어 가득히 공감하는 노래 하나.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당신만 쉴 곳이 없으면 다행이지, 내 마음 안에는 내가, 잡생각이, 온갖 마음이 너무 많아 나의 쉴 곳도 없다. 그런데 이렇게 속이 시끄러운(?) 남의 이야기는 왜 이렇게 재미있는 거야? 살짝 들여다보는 유민이의 다이어리. 재미있게 훔쳐보고 우리의 아들딸들을 제대로 이해해보면 어떨까? 아! 아이들이 읽기에도 진짜 재미있으니 아들, 딸에게 선물하는 것도 강추! 

 

사실 이 책을 열자마자 미친 듯이 공감을 한 것. “인생에는 양보해서는 안 되는 원칙이 있다. 볼펜은 1.0mm, 연습장은 A4용지, 샤프는 0.7mm에 2B, 라면에는 김치, 짜장면엔 단무지, 떡볶이엔 어묵 국물, 다이어리는 양장본 만년형, 꾸미기는 색연필, 스티커보다는 손 그림.(P.7)”이란다. 그렇지. 너 다이어리 좀 치는구나! 왕년의 다꾸왕이었던 나는 이 멘트부터 공감하며 책을 펼쳐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책에 대한 사전정보가 전혀 없었던 터라, 다꾸의 기술 같은 것을 알려주는 실용서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진한 이야기가 들어있어 빠져들어 읽었더랬다. 

 

『다꾸의 날』은 『마지막히치하이커』 문미소작가의 신간 소설로, 너무나 다르지만, 사실은 자신의 모든 모습을 만나는 유민의 이야기를 담는다. 스무 살 정도의 나, 반백의 단발머리 나, 색동저고리를 입은 나. 모두 다른 모습, 다른 나이대인데도 스스로의 모습이다 보니 한눈에 '나'라는 것을 유민은 알아차린다. 가장 섬뜩(?)한 것은 킬러인 나. 킬러 버전의 나는 다른 유민이들을 없애려고 한다. (물론 청소년소설답게 유민은 다른 '나'들과 합심하여 킬러를 소멸시키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 과정에서 현재의 소중함도, 나의 다양한 모습들도, 가족애도 다양하게 느끼고 깨닫게 된다.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스스로가 사랑하는 자신의 모습도, 스스로가 사랑하지 않는 자신의 모습도 결국에는 '나'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또 『다꾸의 날』 군데군데 묻어나는 섬세한 감정 표현은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라라 생각했다.

 

청소년 대상의 소설이지만, 청소년기를 지나온 까닭인지, 여전히 나는 많은 나와 함께 살아가기 때문인지 이상하게도 『다꾸의 날』을 읽는 내내 학창시절의 나를 돌아보게 되기도 하고, 우리 아이가 훗날 사춘기를 겪을 때, 나는 아이에게 어떤 모습의 엄마가 되어줄 수 있을지 생각해보기도 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작가님이 기록해놓으신 故 신해철 님의 “나에게 쓰는 편지”를 오랜만에 찾아 듣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방황하는 줄 알았던 시절이 사실은 꿈꾸던 시절임을 이제야 안다. 그래서 많은 아이가 『다꾸의 날』을 만나보면 좋겠다. 여러 모습의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도록, 그 모든 모습이 자신임을 알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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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바위 뒤에서 신나는 새싹 201
엘로디 부에덱 지음, 김주경 옮김 / 씨드북(주)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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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수영장이나 해수욕장 등이 성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여름 하면 응당 물놀이지만, 걱정이 많은 나는 사람들이 신나게 놀고 난 자연에는 또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남게 될까, 생각해보게 된다. 그래서일까, 아이와 읽은 『그해 여름, 바위 뒤에서』는 두고두고 마음에 남는 그림책. 즐거운 여름과 따끔한 교훈을 느끼게 하는 『그해 여름, 바위 뒤에서』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해 여름, 바위 뒤에서』는 씨드북의 신간 그림책으로, 파리 국립 장식 미술학교를 졸업한 일러스트레이터의 빼어난 일러스트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모래를 그래픽 도구로 사용하는 작가답게 진짜 바다 같은 느낌의 다양한 배경을 만나볼 수 있어 예술적으로도 빼어날 뿐 아니라, 잔잔하고도 명확한 스토리가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진한' 그림책이랄까. 

 

먼저 『그해 여름, 바위 뒤에서』의 일러스트는 진짜 '사람 비율'의 등장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일까. 등장인물들의 모습이나 표정 때문에 한결 더 사실적이고, 선명하게 내용을 표현해주는 느낌이 든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일러스트 위의 모레 느낌. 여러 페이지에서 모래의 질감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입체감을 높여준다. 특색있는 물고기들, 화려한 배경에 풍덩 빠져 책장을 넘기다 보면, 『그해 여름, 바위 뒤에서』의 진짜 메시지를 만나게 된다. 아이에게 아무런 설명 없이 『그해 여름, 바위 뒤에서』 속 전시회를 보여 주었는데, 아이는 막내처럼 의아해하기도 하고 속상해하기도 하며 천천히 작품(?)을 바라보았다. 바다거북이 사진을 본 후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우리 아이는, 이 책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러다가 “그림을 너무 잘 그리셔서, 얼핏 보면 진짜 작품 같아서 가슴이 아플 지경이야”라고 말하더라. 

 

맞다. 『그해 여름, 바위 뒤에서』는 얼핏 보면 그저 아름다운 바다 여행기일지도 모른다. 실제 이 책 어디에도 전시회에 사용된 물건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무엇인지 말해주지 않는다. 텍스트 역시 표면적인 이야기만 읽자면, 그저 한 가족의 여름 여행 중 아무도 모르게 아이들만 경험한 신비로운 모험담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일러스트 없이 텍스트만 읽으면 정말 모험담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이 이야기는, 그래서 더 가슴이 아픈 이야기다. '나'의 말처럼, 문어 여왕님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그 물건들이 어디에 쓰이는 물건인지, 왜 바다에 오게 되는지도 모른 채 그것들과 함께 살아야 하지 않나. 진짜 현실을 그대로 느끼게 하는 이야기 같아서 마음이 아픈 그림책이었다. 

 

아이들과 『그해 여름, 바위 뒤에서』를 읽으신다면 바닷속 전시회 소재에 대해서, 그 전시회가 정말 아름다운 것인지 아닌지, 우리가 환경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여러 가지 방향으로 이야기를 나눠 보시면 좋겠다. 분명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남기는 것이 많은 책이니 말이다. 

 

그리고 부디, 우리가 다녀온 여행지에서는 그런 슬픈 전시회가 열리지 않도록- 머문 자리도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로 하자. 우리는 아이의 거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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