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달 환경 달력 - 한 달에 한 번 지구를 생각하는 환경 기념일, 개정판
임정은 글, 문종인 그림 / 길벗스쿨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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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나모르겠지만, 다섯살무렵 우리 아이의 장래희망은 “지구수비대”였다. 당시에는 쓰레기를 많이 줍고,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것 정도를 생각했지만, 나이를 먹으며 조금 더 구체적이 되어 “쓰레기로 에너지를 만드는 환경과학자”가 되고싶다고 한다. (물론 때때로 해리포터처럼 마법사가 되고 싶다거나, 그림책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아이에게 다양한 환경도서를 노출하는 편인데, 최근 읽은 『열두달 환경달력』은 진짜 어른들도 아이들도 모두 읽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 소개를 해보고자 한다. 

 

『열두달 환경달력』은 “이토록 불편한 플라스틱”의 임정은 작가님과 “사과가 주렁주렁”의 문종인 작가님이 함께 작업하신 책으로, 지난 2011년에 출간되었다가 갈수록 극심해지는 환경과 자연재해 등을 대비해 13년만에 다시 태어난 책이다. (작가님들께 죄송한 말이지만, 그 사이 환경이 깨끗해져 이 책이 재 출간되지 않는 세상이 더 좋지 않았을까 잠시 생각해봤다.) 『열두달 환경달력』이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지구를 생각하는 '환경기념일'을 월별로 정리해두고, 그 기념일이 어떤 의미를 지니며, 어떤 개선이 필요한지를 모두 배울 수 있다. 

 

그레타 툰베리로 이야기를 시작한 『열두달 환경달력』는 매 달 만날 수 있는 여러 환경기념일 등을 자세히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환경에 대한 올바른 개념과 개선 방안,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과제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월별로 무척 상세히 정리되어 있어, 가능하다면 새로운 달을 시작할 때마다 그 달의 환경기념일을 다시 공부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칫 딱딱하고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주제지만, 이해하기 쉬운 문장과 상세한 삽화 등으로 『열두달 환경달력』의 기념일들을 배울 수 있었다. 우리 집에서는 “알아두면 지구랑 더 친해져요”꼭지에 무척 흥미를 느꼈는데, 엄마는 인간과 환경을 모두 살리는 “적정기술”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아이는 최대의 관심사인 “세계는 지금! 플라스틱과 전쟁 중”을 가장 흥미있게 읽었다. 

 

『열두달 환경달력』은 환경에 대해 무척 폭넓은 지식을 제공할 뿐 아니라, 환경에 대한 실천을 일상의 당연한 일과로 받아들이게 만들어 준다. 개인적으로 『열두달 환경달력』이 더욱 뜻깊게 느껴지는 까닭은, “환경 교육은 일상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책이었다는 점이다. 그저 하루하루를 살며 당연하듯 환경을 생각하고, 일상에서 환경을 위해 작은 노력들을 하게 하는 것. 그것이 진짜 환경을 지키는 교육이 아닐까? 

 

플로깅도 굳이 강가, 바다 등 멀리 나가지 않고도 저녁 산책을 하며, 출근길에도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인데 모두 마음먹기 어려워한다. 빨대를 쓰지않는 것도 서너번만 해보면 익숙해진다. 비닐봉지를 최대한 적게 사용하고, 혹 사용하게 된다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사용하는 것도 무척 쉬운 일이다. 가장 쉬운 실천으로는 텀블러가지고 다니기도 있다. 설거지는 조금 귀찮지만, 텀블러에 음료를 먹으면 더 오래 따뜻하고 더 오래 시원함을 즐길 수 있다. 아이와 『열두달 환경달력』를 읽으며 더이상은 환경과 관련한 기념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했다. 동물들이 귀한 생명을 위협 받지않아 “00동물의 날”등이 생기지 않기 위해 『열두달 환경달력』을 공부하는 아이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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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김태영 지음 / 담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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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은 선불이야, 노력 없는 성공은 없어.”

어느 책에서 읽은 구절이다. 힘들다고 도망가는 대신 연말정산을 깔끔하게 끝내고 만난 이 문구가 반가웠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낸 결과는 새로운 도전 앞에 '역시 난 안 돼'보다 '봐, 하면 되잖아'라는 태도를 갖게 해 주었다. “이봐, 해 보기나 했어?”라는 말이 생각난다. 이 말은 도망치고 싶은 나의 마음을 되돌리는 마법 같은 말이 되었다. (p.146)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조선족'만큼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된 외국인이 있을까. 보이스피싱의 주축으로, 사기꾼의 주축으로 묘사되며 나쁜 이미지만 잔뜩 쌓여있다. 하지만 내가 만났던 유일한 조선족(어쩌면 더 많았을지 모르지만, 내가 조선족이라고 인식한)은 무척이나 성실히 자신의 일을 하시던 분이었다. 근무하던 회사 급식소에서 일을 하셨는데 무거운 식판을 산더미처럼 안고와 척, 하며 올리고 빙긋 웃던 분. 몇마디 채 나눠보지도 않았지만 내가 복사를 해드리거나, 아주 간단한 휴대폰 조작 등을 도와주면 여러번 반복해 감사를 전하던 분. 그래서일까.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를 읽는 내내 그분 얼굴이 떠올랐다. 어쩌면 말이 없는 게 아니라, 한국에서 살아가며 입을 닫아버렸던 것은 아닌지 이제서야 걱정이 되더라. 김태영 작가님처럼 부디 한국에서의 삶이 편안해지셨기를 잠시 바랐다.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는 조선족 여성, 김태영 작가님의 “잘 살아온 여정”을 담은 책이다. 어스름한 새벽, 조금만 읽어볼까 하고 펼쳤다가 회사도 지각할 뻔할만큼 흡입력있는 에세이다.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를 읽으며, 어떤 페이지에서는 한번도 겪지 못한 편견에 놀라기도 하고, 어떤 페이지에서는 '여자'로 공감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가 좋았던 것은 스스로에게 '조선족'이라는 패널티(?)를 매기지 않고 자신의 삶을 차곡차곡 쌓아올린 흔적들을 수없이 만났기 때문이다. 작가 스스로도 “나를 사랑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이라고 표현하듯, 스스로를 차곡히 담아낸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나와 다른 사람'이 아닌, 나처럼 '하루를 부지런히 사는 사람'의 이야기라는 생각만 들었다. 

 

아이가 겪는 차별에 같이 속상해하기도 하고, 송편빚는 솜씨와 상관없이 예쁜 딸을 낳았다는 얘기에는 피식 웃기도 했다. 내가 편견을 가지지 않았다고 해서,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이 고단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일이 없는데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를 읽는 내내 나의 무심함 조차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는 타국살이를 하며 느끼는 감정 뿐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살아가며 서로에게 상처를 입고 입히는 세상 모두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또 나의 언행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조금 더 조심하고, 조금 더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는 세상의 편견에, 서로 다름에 대해 상처받고 좌절하기보다, 스스로를 연마하고자 노력하는 모든 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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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에이스가 되는 『슬램덩크』의 말 - 강백호처럼 달리고, 서태웅처럼 던져라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소담 옮김 / 자음과모음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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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코트를 가르며 너에게 가고 있어! 우리 함께한 맹세 위해 모든 걸 걸 수 있어.

힘든 시간들이지만 난 웃을 수 있어, 언제까지나 나를 믿고 사랑할 네가 있잖아.

 

안 따라부른 사람 손? 아마 나와 비슷한 또래라면 첫 구절에서부터 이게 무슨 노래인지를 눈치챘을 것이다. 맞다. 그 시절 우리를 방구석에서 농구코트를 뛰게 했던 만화, 서태웅과 강백호, 정대만과 채치수 등 수많은 “멋진 오빠들” 사이에서 방황했던 만화 “슬램덩크”의 OST다. 최근 극장판이 개봉하며 MZ들의 마음까지 접수했다는 슬램덩크는 멋짐도 멋짐이지만 사실 주옥같은 멘트로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멘트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니! 심지어 이것을 바탕으로 우리도 우리 삶을 더 지혜롭게 사는 비법을 배울 수 있다면? 

 

세상 재미있는, 한 장 한 장이 설렘으로 가득한 자기계발서, 『삶의 에이스가 되는 슬램덩크의 말』을 소개한다. 슬램덩크를 보며 우리를 설레게 했던 문장들을 가득 만날 수 있고, 이에 대한 풀이도 무척 도움 되는 문장이 많으니 추억여행을 하듯 꼭 한 번 만나볼 것. 심지어 한 단락의 분량이 적당해 필사하며 읽기에도 무척 좋으니, 왕년에 슬램덩크를 사랑했던 이들이라면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 역시 『삶의 에이스가 되는 슬램덩크의 말』을 읽는 내내 어느 장면에서 등장했던 말인지를 떠올려보기도 하고, 신나서 옮겨적어 보기도 했다. 그야말로 첫 장부터 끝까지, 추억을 맛보고 배움도 얻는 시간이 아니었나. 

 

혹자는 만화인 슬램덩크로 무슨 자기계발서를 만드나,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삶의 에이스가 되는 슬램덩크의 말』을 만나면 그런 마음은 쏙 사라질 것이다. 이 책은 슬램덩크에 등장하는 멋진 멘트들과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키워드와 깨달음을 고루 기록하고 있어, 추억과 배움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책이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슬램덩크에 나오는 대사들도 다시 읽으며 좋았지만, 키워드들을 정리해 풀어준 내용이 더 좋았던 것 같다. 한 줄 한 줄이 더 의미 있게 다가왔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가을은 원래 책 읽는 계절 아닌가. 살찌는 것은 말에게나 미뤄주고, 우리는 책을 읽으며 마음에 양식을 쌓아보면 어떨까. 꼭 어려운 책이 아니라도 좋다. 『삶의 에이스가 되는 슬램덩크의 말』처럼 흥미만으로도 도전할 수 있는 책에서도 배울 것은 충분하니까. “인생은 언제나 리바운드”란다. 인생이란 토대 위에 나만의 재능을 쌓아가기 위해, 오늘 『삶의 에이스가 되는 슬램덩크의 말』로 우리만의 코드를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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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아들러의 말
알프레드 아들러 지음, 이와이 도시노리 엮음, 박재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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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오늘을 제대로 살고 싶은가?”

 

당신은 이 물음에 무엇이라 답하겠는가. 아마 많은 사람이 “당연하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다고 대답만 할 뿐, 가진 것이 없어서, 많이 배우지 못해서, 시간이 없어서 등의 핑계만을 늘어놓을 것이다. 하지만 『초역 아들러의 말』을 통해 아들러는 “무엇을 가지고 태어났는지 중요하지 않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덥다고 불평하는 사이 성큼 다가온 2024년의 끝자락을 조금 더 의미 있게 맺기 위해, '오늘'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초역 아들러의 말』은 '미움받을 용기'의 알프레드 아들러의 여러 말들을 모아놓은 아포리즘이다. 사실 심리학의 대가로 불리지만, 아들러 자체가 그리 쉬운 편도 아니고, '그의 말'이 아닌 그의 말들이 워낙 많고 번역이 어려워 “어려운 책”으로 낙인찍혀있던 그의 말을, 보다 현대적으로, 더욱 이해하기 쉽게 발췌하여 번역했다. 그래서 보다 쉽게, 또 더욱 편하게 그의 말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필사하며 읽기 아주 좋은 책이 아닐까 한다. 

 

나 역시 『초역 아들러의 말』을 필사하며 읽었는데, 그래서인지 마음에 깊이 남는 문장들이 많았다. 솔직히 몇 번 아들러에 도전했지만, 이렇다 할 문장이 마음에 남은 것은 없었는데, 이번 필사 읽기로 만난 『초역 아들러의 말』 덕분에 아들러의 문장을 이해하게 되기도 했다. 몇몇 인상 깊었던 문장들을 곱씹어보자면 “시기하는 사람은 남 탓을 한다.”나 “실천했을 때 비로소 습득한다” 등의 문장이 마음에 깊이 닿았다. 

 

아무래도 초역이다 보니 원문의 뜻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을 수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려워 펼쳐보는 이가 드문 상태보다는, 쉽게 풀이해 많은 사람이 펼쳐볼 수 있는 학문이 학문으로서의 가치는 더욱 높은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 이렇게 필요한 부분을 발췌하여 번역해놓은 책들을 읽고, 원문을 다시 읽고 싶어 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말이다. 나 역시 한번도 제대로 도전해보지 못했던 아들러를 『초역 아들러의 말』을 통해 만나며 다른 문장들도 더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초역 아들러의 말』을 읽으며 깔끔하게 번역된 문장이나, 잘 정돈된 편집에 막힘없이 술술 아들러를 읽어볼 수 있었다, 또 필사하기에도 분량이 적당하다 느껴져, 한줄 한줄 옮겨적으며 마음에 더욱 깊이 담아둘 수 있어 좋았다. 불안감과 열등감. 현대인들에게서 분리하기 어려운 두 감정을 어떻게 풀어가고, 어떻게 변화하는 것이 좋은지 배우기 좋은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에 깊이 닿았던 아들러의 문장으로 감상평을 마무리한다. 부디 당신에게도 좋은 문장들이 가 닿을 수 있기를 바라며. 

 

“성공했을 때 비로소 습득한다.”

인간을 깊이 이해하는 것은 책이나 교과서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이 아니다. 실전해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다. 경험하고 체득하여 사람들의 기쁨과 불안을 공유한다. 그것은 뛰어난 화가가 인물화를 그릴 때 그 사람을 사진처럼 그대로 옮겨 그리는 게 아니라, 그가 느낀 인상이나 분위기를 그리는 것과 같다.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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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는 없지만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50
백유연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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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림체만으로도 어떤 작가님의 그림책인지 모두 눈치챌 것 같다. 우리 아이 역시 토담이 귀만으로도 “백유연 작가님이다!” 외쳤듯 말이다. 맞다. 언제나 사랑스러운 동물들의 따뜻한 숲속 생활을 담아내는 백유연 작가님의 신간, 『날개는 없지만』을 소개한다. 그동안 『벚꽃 팝콘』이나 『사탕 트리』등 숲속의 계절에서 우리의 흔적들을 찾아내며 빙그레 웃음 짓게 했던 백유연 작가님의 새 그림책 『날개는 없지만』은 한층 깊어진 스토리와 따뜻함으로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우리 아이는 『날개는 없지만』를 읽고 “지금까지 중에 제일 좋아”하며 토담이를 안아주더라. 나 역시 백유연 작가님의 모든 그림책을 다 읽었지만, 이번 『날개는 없지만』이 제일 따뜻하게 느껴졌다. 

 

『날개는 없지만』은 캐러멜색 귀여운 토끼, 토담이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 그림책이다. 하지만, 작가님의 책에서 언제나 그랬듯, 토담이 만이 주인공인 책은 아니다. 토담이의 이야기가 담겼지만 모든 친구의 사랑과 우정을 함께 엮은 책이기 때문. 우리 토담이는 우연히 길을 가다 풀벌레가 먹고 있는 사과를 발견한다. 토담이가 먹고 싶어 하자 풀벌레는 자신은 충분히 먹었으니 네가 먹어도 된다며 선뜻 양보하고, 토담이 키가 닿지 않자 새는 토담이를 위해 사과를 떨어뜨려 준다. 그런데! 그 귀한 사과가 떼굴떼굴 굴러가자, 토담이는 풀벌레가 다칠까 봐 재빨리 사과를 뒤쫓다 그만 구덩이에 빠지고 만다. 함께 구덩이에 빠졌던 새와 풀벌레가 떠나고 혼자 남은 줄 알았던 토담이는 자신을 구하러 온 친구들 덕분에 위험을 벗어나고, 그 따뜻한 마음을 갚고자 더 큰마음을 심어 구덩이를 메운다. 

 

혹시 줄거리에서 눈치챘나 모르겠지만, 『날개는 없지만』에는 수많은 따뜻함이 등장한다. 자신이 맛있게 먹던 사과를 기꺼이 내주는 풀벌레, 자신이 먹을 수도 있지만 망설임도 없이 사과를 떨어뜨려 준 새, 굴러가는 사과보다 풀벌레가 다칠 것을 걱정하는 토담이, 재빨리 코를 내려준 친구, 또 친구들이 다칠까 봐 사과 씨를 심고 물을 주며 구덩이를 메운 토담이 마음까지. 작가님의 마지막 말처럼, 토담이 에겐 날개는 없지만 소중한 씨앗도, 따뜻한 우정도 있었던 것.

 

우리 아이는 『날개는 없지만』를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한다. 자신도 백유연 작가님처럼 세상을 아름답게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고 한다. 물론 세상이 언제나 꽃길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우리 아이들이 그림책을 읽던 힘을 마음속 씨앗으로 고이 간직해, 토담이가 구덩이에 빠진 것처럼 힘든 날, 꺼내어 싹을 틔울 수 있기를 바란다. 아마 백유연 작가님께서 토담이의 소중한 씨앗을 소개해주신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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