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는 없지만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50
백유연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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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림체만으로도 어떤 작가님의 그림책인지 모두 눈치챌 것 같다. 우리 아이 역시 토담이 귀만으로도 “백유연 작가님이다!” 외쳤듯 말이다. 맞다. 언제나 사랑스러운 동물들의 따뜻한 숲속 생활을 담아내는 백유연 작가님의 신간, 『날개는 없지만』을 소개한다. 그동안 『벚꽃 팝콘』이나 『사탕 트리』등 숲속의 계절에서 우리의 흔적들을 찾아내며 빙그레 웃음 짓게 했던 백유연 작가님의 새 그림책 『날개는 없지만』은 한층 깊어진 스토리와 따뜻함으로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우리 아이는 『날개는 없지만』를 읽고 “지금까지 중에 제일 좋아”하며 토담이를 안아주더라. 나 역시 백유연 작가님의 모든 그림책을 다 읽었지만, 이번 『날개는 없지만』이 제일 따뜻하게 느껴졌다. 

 

『날개는 없지만』은 캐러멜색 귀여운 토끼, 토담이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 그림책이다. 하지만, 작가님의 책에서 언제나 그랬듯, 토담이 만이 주인공인 책은 아니다. 토담이의 이야기가 담겼지만 모든 친구의 사랑과 우정을 함께 엮은 책이기 때문. 우리 토담이는 우연히 길을 가다 풀벌레가 먹고 있는 사과를 발견한다. 토담이가 먹고 싶어 하자 풀벌레는 자신은 충분히 먹었으니 네가 먹어도 된다며 선뜻 양보하고, 토담이 키가 닿지 않자 새는 토담이를 위해 사과를 떨어뜨려 준다. 그런데! 그 귀한 사과가 떼굴떼굴 굴러가자, 토담이는 풀벌레가 다칠까 봐 재빨리 사과를 뒤쫓다 그만 구덩이에 빠지고 만다. 함께 구덩이에 빠졌던 새와 풀벌레가 떠나고 혼자 남은 줄 알았던 토담이는 자신을 구하러 온 친구들 덕분에 위험을 벗어나고, 그 따뜻한 마음을 갚고자 더 큰마음을 심어 구덩이를 메운다. 

 

혹시 줄거리에서 눈치챘나 모르겠지만, 『날개는 없지만』에는 수많은 따뜻함이 등장한다. 자신이 맛있게 먹던 사과를 기꺼이 내주는 풀벌레, 자신이 먹을 수도 있지만 망설임도 없이 사과를 떨어뜨려 준 새, 굴러가는 사과보다 풀벌레가 다칠 것을 걱정하는 토담이, 재빨리 코를 내려준 친구, 또 친구들이 다칠까 봐 사과 씨를 심고 물을 주며 구덩이를 메운 토담이 마음까지. 작가님의 마지막 말처럼, 토담이 에겐 날개는 없지만 소중한 씨앗도, 따뜻한 우정도 있었던 것.

 

우리 아이는 『날개는 없지만』를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한다. 자신도 백유연 작가님처럼 세상을 아름답게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고 한다. 물론 세상이 언제나 꽃길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우리 아이들이 그림책을 읽던 힘을 마음속 씨앗으로 고이 간직해, 토담이가 구덩이에 빠진 것처럼 힘든 날, 꺼내어 싹을 틔울 수 있기를 바란다. 아마 백유연 작가님께서 토담이의 소중한 씨앗을 소개해주신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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